정치∙사회 조코위 대통령 재임 중 부패척결위원회가 무력화됐다는 평가 정치 편집부 2023-12-06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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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명의 학생들이 자카르타의 인도네시아 하원 앞에서 인도네시아 법전과 부패방지법 개정을 취소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2019.9.23(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부패척결위원회(KPK) 위원을 역임한 부시로 무코다스 무함마디야 법인권축복위원회 위원장은 조코 위도도 정권이 다양한 전략을
사용해 마침내 반부패기관인 KPK를 완전히 무력화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4일 국제투명성위원회 인도네시아 지부(TII)가 자카르타에서 개최한 ‘깊어 가는 황혼(Senja Kala Penguatan)’이란 제목의 토론회에서 “약화시킨 게 아니라 완전히 마비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SBY) 대통령 시절 KPK 위원이 되었을 당시에도 법개정을 통해 KPK를 무력화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이에 대항해 끝내 KPK의 정체성을 지켜낸 경험담을 나눴다.
당시 KPK가 시민사회의 탄탄한 지지와 응원에 힘입어 끝내 이겨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당시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던 유도요노 대통령으로부터 KPK법 개정 시도를 멈추겠다는 약속을 얻어냈고 그는 임기 중 그 약속을 지켰다.
하지만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마침내 KPK무력화에 성공했다고 부시로는 평가했다.
그 첫 번째 시도는 KPK법 개정이었다. 2002년 기본법 30호로 제정된 KPK법을 2019년 기본법 19호로 개정한 것이다. 해당 개정안으로 KPK는 고유의 독립성을 잃고 말았다. 부시로는 “그 상황에서 더 이상 뭘 기대할 수 있겠냐?”고 한탄했다.
또한 조코위 정부는 두 번째 조치로 KPK 직원들의 위상을 정식 공무원으로 강제 전환했다. 일견 KPK 직원들의 고용 상태를 보장하는 시도처럼 보인 이 정책은 사실 내무부 또는 관련 부처가 KPK 인원 인사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결국 KPK 직원들의 독립성을 박탈한 셈이다.
부패범들을 잡아들이는 법집행 기관의 공무원들 중 독립적 위상을 가진 이들이 일부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전의 KPK 직원들은 그 위상 자체가 달랐다.
세 번째 시도는 KPK의 모든 직원들에게 이른바 시민상식테스트(TWK)를 받게 한 것이다. 그 결과 일단의 유능한 KPK 수사관들과 직원들이 대량 해고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시민상식테스트란 결과적으로 KPK 무력화에 반발하는 직원들을 추방하기 위한 함정이었다. 이들에 대한 해고는 나름 절차를 지키는 모양새를 띄었으나 사실은 투명성 원칙을 모두 저버린 비윤리적 조치였다고 부시로는 강변했다.
그렇게 KPK가 망가진 후 벌어진 일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현재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사건, 즉 피를리 바후리가 샤룰 야신 림뽀 전 농업부 장관을 갈취한 혐의로 메트로자야 지방경찰청에 의해 피의자로 입건되어, 비록 ‘임시’리는 꼬리표가 달렸지만 KPK 위원장직에서 해임된 사태다.
거기에 더해 전자신분증(e-KTP) 관련 부패사건을 조사하던 당시 조코위 대통령이 개입하려 했다는 증언이 당시 KPK 위원장을 역임했던 아구스 라하르조의 입에서 나와 정치권과 시민사회에 일파만파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꼼빠스TV의 ‘로시’ 프로그램에 출연한 아구스는 2017년 7월 17일 스띠아 노반또 당시 국회의장을 해당 부패사건의 피의자로 입건한 직후 자신이 대통령궁에 소환되었다고 밝혔다. 거기서 조코위 대통령이 스띠아 노반또에 대한 수사를 즉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당시 스띠아 노반또 국회의장은 골까르당 소속 정치인이었고 골까르당은 조코위를 지지하며 연정에 참여한 주요 정당 중 하나였다.
하지만 당시 KPK는 수사중지명령서(SP3)를 발행할 권한이 없었으므로 아구스는 해당 수사를 중단할 수 없다고 답변했는데 이에 조코위 대통령은 격노했고 대통령과 KPK의 관계가 경직되어 이후 대통령은 KPK 위원장을 다시는 독대하지 않았다.
아구스는 이 사건이 조코위 정부가 KPK법 개정안을 무모하게 추진하게 된 계기가 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후 KPK법 개정안이 준비되고 있다는 소식에 개정안 초안을 요청하는 과정에서도야손나 하모낭안 라올리 법무인권부 장관을 만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고 아구스는 전했다.
이에 쁘라띡노 국무장관은 조코위 대통령이 노반또 당시 국회의장 문제로 아구스를 만난 사실이 없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대통령 특별보좌관 아리 드위빠야나 역시 노반또가
결국 e-KTP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되어 15년 징역형을
받지 않았냐며 조코위 대통령이 해당 사건에 개입했다는 주장을 적극 부인했다. [꼼빠스닷컴/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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