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인니 대통령, 과격 행동 자제 촉구...폭동과 약탈에 "강력 대응"할 것 정치 편집부 2025-09-02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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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8월 31일(일)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주요 정당 지도자들과 장관들이 배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을 발표했다(사진= 인도네시아 대통령비서실홍보부/Kris)
지난 8월 31일(일)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은 국회의원 주택 수당 등 여론의 뭇매를 맞은 입법부의 일부 특혜 폐지를 포함한 양보안을 발표하면서도 지난 수년 이래 최악의 폭동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반역적’인 무정부주의적 테러 행위를 강력히 단속하도록 치안 당국에 지시하는 양가적 입장을 표했다.
국민 정서에 공감하지 못하는 일부 국회의원들의 막말과 행동, 그들의 높은 보수, 그리고 결정적으로 한 젊은이가 장갑차에 치여 숨지는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해 주말 내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했고 전국 대도시 곳곳에서도 폭동이 벌어지는 등 반정부적 정서가 전국으로 확산됐다.
1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이에 위기대처 차원에서 쁘라보워 대통령은 8월 31일(일) 대통령궁에서 의회 지도부와 원내 유일 야당인 투쟁민주당(PDI-P)을 포함한 8개 정당 지도자들과 긴밀히 회동한 후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들과 시위대의 요구에 따라 의원들이 수당들을 철회하고 외유성 해외 출장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들의 열망이 표출되는 평화로운 집회의 권리가 존중되고 보호되어야 하나 반역과 테러로 치닫는 등 불법 행위의 징후를 포착했다고 말해 현재의 시위에 반국가적 흑막 배후가 있음을 시사했다. 대통령은 공공시설 파괴와 재산약탈에 대해 법이 허락하는 한 가장 단호한 조치를 취하도록 군경에게 지시했다고도 말했다. 이는 강력한 시위진압 기조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그는 국민들이 ‘평화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면 정부와 의회가 시민들의 목소리를 경청, 기록하고 조치할 것이라며 정부를 믿고 과격한 행동을 자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자신의 행정부가 기자회견에 배석한 모든 정당들과 함께 국민과 국가의 이익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력한 시위진압이 국익에 부합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만한 발언이다.
8월 31일(일) 오후, 쁘라보워 대통령은 리스띠요 시깃 쁘라보워 경찰청장, 아구스 수비얀또 통합군 사령관, 샤프리 샴수딘 국방장관을 비롯해 내각 구성원들을 소집한 별도의 자리에서 샤프리 장관에게 군경을 지휘해 공공질서를 유지하고 폭동과 약탈에 단호히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샤프리 장관은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대통령이 재산, 공공시설, 개인 자산 파괴를 포함한 모든 범죄 행위에 대해 단호하고 법적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음을 재차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8월 31일(일) 낮부터 패트롤을 시작했고 300명 이상의 병력을 투입해 야간에도 순찰을 계속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군 역시 자카르타 지역에서 순찰을 시작했다.
상황을 악화시킨 요소들
지난 주 초 자카르타에서 학생과 노동단체들이 저임금과 의원들의 사치스러운 특혜에 항의하며 시작한 시위가 일부 소요 사태로 번졌지만 결정적으로는 8월 29일(목) 밤 온라인 오토바이탟 기사 아판 꾸르니아완이 중부 자카르타에서 시위 중 경찰 전술 차량에 치여 사망한 사건이 시민들의 분노를 끌어올려 폭동과 약탈이 발생했다. 이 사건에 자극을 받아 8월 30일(금)에는 다른 도시들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쁘라보워 대통령은 금요일 낮에 내놓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아판의 사망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약속하면서 시민들에게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 대통령은 토요일 16개 이슬람 단체 지도자들과 회동해 협조를 구했고 예정되어 있던 중국 방문 계획도 취소하며 진정성을 보이려 애썼다.
그러나 그러한 조치로는 시위대의 분노를 충분히 달래지 못해 자카르타를 비롯해 반둥(서부 자바), 마까사르(북술라웨시) 등에서는 금요일 밤 지방의회(DPRD) 건물 방화가 발생했고 일요일 새벽까지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 이후 이어진 폭동과 약탈이 동시 다발적으로 이루어져 이를 조율하고 사주한 배후가 있으리란 심증이 짙지만 분명히 밝혀진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다. 한편 마까사르에서는 방화에 휘말려 주의회 직원 한 명과 공무원 두 명 등 모두 세 명이 사망했다.
마까사르에서는 그 밖에도 온라인 오토바이택시 운전자 한 명이 8월 30일(토) 사복 경찰관으로 오인받아 폭도들에게 구타당해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자카르타에서는 스리 물야니 인드라와띠 재무장관, 현재 의원자격 정지처분을 받은 나스뎀당 소속 아흐맛 사흐로니와 나파 우르바흐, 국민수권당(PAN) 소속 수리아 우따마(우야 꾸야) 와 에꼬 헨드로 뿌르노모(에코 빠트리오)의 자택을 토요일 폭도들이 공격해 약탈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들은 ‘시위대가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사람들’이라는 등 최근 무지성 발언을 하거나 국민 불만이 들끓는 와중에 국회에서 춤추는 모습을 보이는 등 대중의 분노를 사 결국 폭도들의 표적이 되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소요
8월 31일(일)은 이전 이틀간에 비해 비교적 조용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금주 시위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자카르타 교육청은 시위가 잦은 지역 학교들에게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도록 지시했고, 자카르타 시 소유의 버스운영사 트랜스자카르타는 브까시에서 노선을 단축했다.
국제사면위원회의 우스만 하미드 인도네시아 지부장은 쁘라보워가 작금의 시위를 국가 전복세력, 또는 테러리즘과 연결지어 말하는 것을 비판했다. 시위를 폭동과 같은 것이라고 여기는 여론을 조성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억압적인 행위를 정당화할 뿐이며 약탈 행위에 대한 국가적인 조치와 단속이 당연한 일이라 해도 이를 책임감 있게 인권 원칙을 지키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위를 진압한다며 장갑차로 시위대를 치어 죽이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치 분석가 요스 끄나와스는 이번 군중 소요가 지금까지 쁘라보워가 취임 후 겪은 일들 중 가장 큰 시험이라고 평가했다. 정부가 입버릇처럼 안정과 성장을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정부가 조장하거나 방치한 불평등에 맞선 국민들의 투쟁이 일상화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극대화된 대중의 좌절감이 응축되었다가 마침내 폭발한 것이므로 빛 좋은 립서비스와 꼬리자르기식 수사, 그리고 강압적인 진압만으로 현재의 상황을 간단히 수습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강경 진압을 시사한 대통령의 대국민 성명과 군경의 패트롤을 빙자한 무력 시위가 그 응분의 효과를 발휘해 9월 1일(월) 시위가 잦아 들었지만 스나얀 국회의사당 앞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여전히 시민들이 나와 시위를 이어갔고, 경찰이 반둥 이슬람 대학교(Unisba)와 빠순단 대학교(Unpas) 캠퍼스에 최루탄을 쏘는 등 시위와 사회적 불안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자카르타 등 전국 주요 도시들에서 9월 1일(월)부터 학생들의 재택 온라인수업이 시작되었고 시위 상황이 진전되면 9월 3일(수)부터 다시 등교수업을 하게 될 예정이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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