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수마트라 호랑이로 인한 인명피해 속출 - 인간과 자연의 공존 딜레마 사건∙사고 편집부 2024-03-19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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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4일, 서수마뜨라 빠사만 군에서 포획된 암컷 호랑이가 마취총을 맞고 우리 안에서 자고 있다. (사진=안따라/Iggoy el Fitra)
수마뜨라에서 인간과 호랑이의 갈등으로 급기야 마을 주민들이 당국과 충돌하는 상황까지 벌어지면서 환경론자들은 인간과 야생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고 예방할 것인지 정부가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 줄 것을 촉구했다.
람뿡 주 서람뿡군 반다르 느그리 수오 지역의 주민 수백 명이 3월 11일(월) 남부 부낏
바리산 국립공원(TNBBS)으로 몰려가 관리사무소를 불태우는 사건이 벌어졌다.
주민들은 최근 호랑이 공격으로 인명피해가
늘어나는데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당국에 분통을 터트린 것인데 가장 최근엔 수까마르가 마을에 사는 41세의
사마란(남)이 자기 논에서 일하던 중 호랑이 공격을 받아
중상을 입고 급히 인근 보건소로 옮겨진 사건도 벌어졌다.
사마란은 지난 2개월 사이 호랑이에게 당한 세 번째 희생자다. 지난 달에도 두 명의 농부가 논에서 일하다가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다.
그러나 당국은 국립공원 삼림을 침범해 만들어진 농토에서 이런 사건들이 벌어졌다는 말을 하며 해당 지역에 농지를 개간한 농민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무분별한 삼림 벌채로 야생동물들을 위험에 빠뜨린 결과 호랑이들의 공격을
초래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수까마르가 마을의 자이민 이장은 인명피해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호랑이 포획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상황에 격분한 마을
주민들이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에 불을 지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 정치인도 나섰다. 투쟁민주당(PDIP)의
서람뿡 지역의회 의원인 수겅 하리 역시 주민들을 공격한 호랑이에 대해 당국이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수마뜨라 호랑이는 세계 생물다양성 기구인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에서 심각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현재 약 600마리 이하의 개체가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호랑이들은 인도네시아에서도 법으로 보호되고 있지만 비싼 값을 호가하는 특정 신체부위를 노린 사냥꾼들의 밀렵도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환경삼림부 천연자원생태계 국장 스띠야완 뿌디앗모코는 대중 안전의 엄중함과 이에 대한 분노를 이해한다면서도 당국이 다른 관계자들과 협력해
인간과 야생동물 사이 갈등문제의 빠른 해결을 도모하고 있는 만큼 폭력을 자제하고 자중해 달라고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실제로 스띠야완의 부서가 지난달 남부 부킷 바리산 국립공원관리소, 지자체 산하 천연자원
보존국(BKSDA) 등과 합동팀을 구성해 해당 지역을 순찰하며 문제의 호랑이를 추적했다.
현지 지차체 당국은 카메라를 설치한 덫과 우리 함정들을 설치해 호랑이들을 포획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주민들에게는 추가적인 호랑이 공격에
대비하여 긴장을 놓지 말 것을 요구했다. 스띠아완은 덫을 놓은 것만으로 충분치 않을 경우 수색과 마취총
사용 등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호랑이 포획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근본적인 문제
활동가들은 인간과 야생동물 사이의 갈등을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당국에 촉구했다.
그린피스 인도네시아 지부의 산림 캠페인 매니저 아리 롬빠스는 정부가 작금의 상황을 신중히 처리하지 못할 경우 주민들이 당국을 신뢰하지
않고 자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인명피해를 입힌 호랑이를 추적하고 필요하다면 부득이 제거해야 하는 상황을 납득하면서도 당국이 현재 갈등의 근본 원인이 되고 있는
호랑이 서식지 파괴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작금의 문제는 정부가 수마뜨라의 대규모 팜유
회사의 삼림훼손을 허가해 그 결과 서식지가 파괴된 호랑이들이 인가로 내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팜농장들이 야생 동물들이 지나는 통로나 서식지들 사이의 연결지형을 파괴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며 그 지역에 서식하는 호랑이는 인가와
도로로 사방이 막히고 잘려버린 좁은 지역에 갇히게 된다.
결국 먹이가 부족해진 호랑이들이 부득이 인근
인가까지 내려와 먹이활동을 하게 된 것인 것 그런 일이 없다면 숲 속에서 활동하는 호랑이들이 굳이 벌판으로 나와 논밭의 인간들을 덮칠 리 없다는
것이다. 아리는 기업들이 이미 파악된 야생 동물 통행로를 파괴하고 개간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인도네시아 환경 포럼(Walhi) 람뿡 지부 역시 람뿡주에서 인간과 코끼리들의 갈등을 해결한
것처럼 인간과 호랑이들의 갈등도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관리해 줄 것을 당국에 촉구했다. 이를 위해
가능한 전략적 방안 중 하나는 당국이 호랑이의 목에 GPS 목걸이를 장착해 호랑이들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환경 포럼 람뿡 지부장 이르판 뜨리 무스리는 당국이 이러한 GPS 장치를 이용해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면 주민들도 스스로를 보호하기 용이하고 당국에서도 호랑이가 마을이나 농지로 내려오는 것을 미리 감지해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고양이 목에 방울, 아니 호랑이 목에 GPS를
다는 것이 관건인데 이를 위해 해당 지역 호랑이들을 일단 전량 포획해야 한다는 문제와 그렇게 해서 설령 모든 호랑이에게 GPS를 성공적으로 장착한다 해도 새로 태어나는 새끼들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하므로 이는 적지 않은 인력과 비용이
소요되는 문제다.[자카르타포스트/기사 제공=배동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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