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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한국 네티즌들 인종차별 공격에 ‘동남아 형제들’ 결집 공동 대응 사회∙종교 편집부 2026-02-21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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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2023년 자카르타 공연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사진=한인 김태호 제공)

동남아시아 네티즌들이 이른바한국 네티즌(K-netz)’으로부터 쏟아지는 인종차별적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 온라인상에서 유례없는 연대를 구축하고 있다. ‘동남아시아(SEA)’형제(Siblings)’를 합성한 신조어인시블링스(Seablings)’라는 이름 아래, 이들은 한국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발생하는 배타적인 민족주의와 혐오 발언에 공동으로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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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신문에 실린 한국 네티즌의 공격 발언과 어마어마한 조회수 (출처=@Geamadefucku X 계정)


사건의 발단은 2026 1 31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밴드 데이식스(DAY6)의 공연이었다. 현지 팬들 사이에서 일부 한국 관객들이 공연 규정을 위반했다는 불만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대형 카메라 장비 반입이나 관람 시야를 방해하는 촬영 행위가 문제로 지적됐고, 공연 직후 현장 상황을 담은 게시물들이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처음만 해도 이는 어느 공연장에서나 벌어질 수 있는 관람 매너 논쟁에 가까웠다.

문제를 키운 것은 공연을 비판한 현지 팬들의 게시물에 강하게 반발한 일부 한국 온라인 이용자들이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등장한 표현들이었다. 동남아 국가들을 경제 수준이나 피부색으로 비하하는 댓글, K-팝 산업에 의존한다는 식의 조롱성 발언들이 온라인 공간에 확산되면서 논쟁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때부터 논쟁은공연 매너가 아니라인종 문제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동남아 이용자들은 해당 발언을 단순한 개인 의견이 아니라 지역 전체를 향한 모욕으로 인식했다. 분노는 빠르게 국경을 넘었다.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여러 나라의 네티즌들이 동시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표현이 바로 ‘SEAbl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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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케이팝 팬들을 얕보는 한국 네티즌 비난하는 현지 유튜브 방송 (출처=@KitaTidakSerumpun의 유튜브 계정)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권의 이용자들이 해시태그를 공유하며 인종차별 발언을 캡처해 비판하고, 문제 계정을 신고하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SNS상에서 동남아시아인들의 외모를 비하하거나, 그들의 경제적 상황 및 문화를 낮잡아 보는 한국 네티즌들은 그 동안도 특정 연예인에 대한 팬덤 싸움이나 문화적 논쟁이 발생할 때마다 일부 한국 네티즌들이동남아로 돌아가라거나동남아인들은 피부가 검고 가난하다는 식의 원색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았는데 그런 불만이 쌓이고 쌓인 끝에 이번에 폭발한 것이다.

논쟁의 주 무대는 SNS 플랫폼 X였다. 게시물은 실시간으로 번역되고 재확산되면서 갈등의 속도를 더욱 높였다. 몇 시간 사이 수십만 건의 게시물이 생성됐고, 일부 해시태그는 지역 트렌드를 장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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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포스트에 실린 한 한국 네티즌의 동남아 비하 포스팅 (출처=@umparum3 X 계정)


분노한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의 네티즌들은 각기 다른 언어와 국적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동남아시아인이라는 공통된 정체성으로 뭉치기 시작했다. 이들은 #SeablingsUnite, #CancelKorea, #StopRacism 등의 해시태그를 통해 한국 네티즌들의 차별적 발언을 박제(캡처하여 공유)하고, 이에 대한 논리적인 반박과 함께 동남아시아의 풍부한 문화적 유산과 성취를 공유하며 맞대응하고 있다.

이번 연대 운동의 특징은 단순히 한국을 비방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블링스참여자들은 동남아시아 각국의 전통 의상, 예술, 현대적 발전상을 공유하며우리는 한국 문화(K-culture)를 즐기지만, 우리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여러 국가의 이용자들은 문제 발언을 신고하거나 반박 자료를 공유했고, 동남아 문화와 경제 성장 사례를 소개하며 자신들의 존재감을 강조했다. 일부 온라인 공간에서는 한국 관광이나 콘텐츠 소비를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등장했다.

인도네시아의 한 디지털 활동가는 기사 인터뷰에서우리는 오랫동안 한국의 콘텐츠를 사랑해왔지만, 일부 한국인들이 우리를 열등하게 여기는 태도에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며이번 시블링스 운동은 동남아시아인들이 스스로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목소리를 내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문화 비평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한국 문화의 글로벌 확산에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동남아시아는 한국 대중문화의 충성도 높은 큰 시장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한국 네티즌들의 배타적인 태도가 지속될 경우, 동남아 내에서안티 코리아정서가 고착화될 위험이 크다진정한 문화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타 문화에 대한 포용력과 존중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시블링(SEAblings) 현상은 인터넷이 단순한 소통 공간을 넘어 정치·문화적 정체성을 표현하는 장으로 변했음을 보여준다. 동남아 이용자들에게 이번 대응은 단순한 감정 싸움이 아니라존중을 요구하는 행동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디지털 세계에서 여론의 흐름은 이제 더 이상 한 나라의 통제 안에 머물지 않는다.

동남아시아는 K-팝 산업에서 중요한 시장이다. 콘서트 관객 동원력과 음반 구매, 스트리밍 소비에서 인도네시아와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팬들의 비중은 매우 크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한국 이용자들의 조롱성 발언은 단순한 온라인 언쟁이 아니라누가 K-팝을 함께 성장시켰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동남아 팬들은 자신들이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글로벌 팬덤을 형성해 온 공동 참여자라는 인식을 강하게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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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국가들에게 빌런 마인 부우로 표현된 한국

(출처= ASEAN - Eastern Culture 문화센터의 페이스북 계정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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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번 갈등의 배경에 한국 대중문화의 세계적 성공이 만든문화적 위계 의식을 지목한다. BTS의 세계적 인기와 <오징어게임> 같은 콘텐츠의 성공 이후 한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온라인 공간에서는 그것이 경쟁적 우월감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있다는 분석이다. 익명성이 강한 인터넷 환경에서 과격한 표현이 쉽게 등장하고, 소수의 극단적인 목소리가 전체 여론처럼 보이는 구조 역시 갈등을 키웠다.

실제로 많은 한국 이용자들이 인종차별적 표현을 비판하거나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이러한 반응은 분노하고 있는 동남아 네티즌들의 주목을 끌지 못했다.

빠르게 성장한 한국 대중문화와 그것을 적극적으로 소비해 온 동남아시아 팬덤 사이엔 분명 존중과 상호성의 자각이 필요하다. 동시에 이는 글로벌 문화 산업이 더 이상 일방적인 관계로 유지될 수 없음을 시사한다. 세상은 인지상정과 역지사지로 돌아가야 마땅한 곳이다. [자카르타포스트/기사 제공=배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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