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아쩨 주민들, 백기에 이어 분리주의 깃발까지…정부의 늦어지는 재난 대응에 분노 > 정치∙사회

본문 바로가기

팝업레이어 알림

팝업레이어 알림이 없습니다.
사이트 내 전체검색

정치∙사회 인니 아쩨 주민들, 백기에 이어 분리주의 깃발까지…정부의 늦어지는 재난 대응에 분노 사건∙사고 편집부 2025-12-30 목록

본문

2025년 12월 22일, 아쩨의 로꼽 지역 주민들이 홍수에 휩쓸린 집 가재도구를 정리하고 있다.(사진=안따라/Irwansyah Putra)

 

강력한 홍수가 아쩨 지역을 강타한 지 거의 5주가 지난 지금, 정부의 미온적인 재난 대응에 대한 분노가 계속 커지면서 거리 시위와 일부 지역에서 주민들이 과거 분리주의 반란군 자유아쩨운동(GAM)의 깃발까지 내걸리고 있다.

 

29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주민들은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에게 국가 비상사태 선포와 해외원조 수용을 요구하고 있다. 중앙정부가 외국원조 없이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재민들의 상황은 날로 더욱 피폐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이클론 세냐르로 인해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는 지난 11월 말 수마트라 북부 3개 주를 강타하여 최소 1,140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17만 채 이상의 가옥과 1,200여 개의 공공 기반 시설을 파괴했다. 12 28() 기준 약 40만 명이 여전히 이재민 상태이며 163명이 실종 상태다.

 

이번 사이클론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아쩨에서 전체 사망자의 절반 가량이 발생했고 가장 많은 이재민이 나왔다. 많은 이재민들이 임시 대피소에서 깨끗한 물, 식량, 전기, 의료 용품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질병에 취약한 상태다.

 

지난주 아쪠 주민들은 시위 현장과 수해 지역에 구호품을 전달하는 차량에까지 붉은 초승달과 별이 그려진 과거 반란군 깃발을 펼쳐 정부의 미흡한 재난 대응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며 지원을 호소했다.

 

이 깃발은 과거 30년간 인도네시아와 분리주의 투쟁을 벌였던 반군 자유아쩨운동(GAM)이 사용했던 것으로, 2005년 헬싱키 평화 협정 체결로 GAM이 해산하고 아쩨는 광범위한 자치권을 누리는 특별 자치주로 거듭났다.

 

지난 25() 록수꼰에 있는 북아쩨 군수 사무실 앞에서 열린 시위에서 시위대가 붉은 분리주의 깃발과 흰 깃발을 흔들며 중앙 정부에 이번 사태를 국가재난사태로 선포하여 긴급 자금을 지원하고 효율적인 구호 활동을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아쩨 주민이자 과거 GAM 전투원들의 정당인 아쩨당 소속인 누르자흐리는 중앙 정부가 아쩨 주민들의 국가 재난 선포 요구에 응답하지 않은 것이 시위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몇 주 동안 아쩨 주민들은 아쩨 따미앙, 비레우엔, 북아쩨, 삐디에 자야 등 재난 피해 지역과 주도인 반다 아쩨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중앙 정부의 미온적인 재난 대응에 항의하고 추가 지원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고 이때는 주로 백기가 사용됐었다.

 

쁘라보워 대통령은 수마뜨라 홍수를 국가 재난으로 선포하라는 요구를 계속 거부하고 외국 지원 제안도 거절하며 상황이 순조롭게 통제되고 있다고 강변했다. 그는 인도네시아가 자체적으로 재난을 수습할 능력이 있다고 줄곧 주장하고 있다.

 

지난 25일 아쩨 전역에서 모인 시위대와 자원봉사자들의 차량 행렬이 아쩨 따미앙에 구호 물자를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록수마웨(Lhokseumawe)에서 군과 충돌했다. 당시 시위대가 항의의 표시로 차량에 분리주의 깃발을 달고 있었던 것이 빌미가 됐다.

 

제복을 입은 군인들이 시위대를 해산시키고 깃발을 빼앗으려 하면서 손발과 소총 개머리판으로 시위대를 때리는 모습이 찍힌 동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져 나갔지만 군이 해당 영상의 진위여부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에 여러 인권 단체들이 민간인에 대한 군의 과도한 무력 사용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특히 재난 상황에서 국가가 시민 활동에 군사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중단해야 하며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을 공격하고 구호품 전달을 막는 것은 시민을 보호하고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전달되도록 보장해야 할 국가와 군이 그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라고 국제사면위원회 인도네시아 지부장 우스만 하미드도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군은 27 X플랫폼에 게재한 성명에서, 분리주의 깃발 게양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으며, 군은 추가적인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군이 충분히 납득할 만한 합법적인 방식으로 신중한 해산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공공정책 전문가 아구스 빰바지오는 해당 깃발이 쁘라보워 대통령에게 재난 대응 개선을 촉구하는 경고로 작용해야 하는데 이를 방치할 경우 불신이 심화되고 분리주의 운동에 불을 지펴 전면적인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쁘라보워 대통령이 재난 대응을 총괄하고 조정할 책임자를 임명해야 한다면서 2004년 아쪠 쓰나미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꾼또로 망꾸수브로또와 도니 모나르도 같은 인물들이 재난 대응을 조직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사례를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체 과정을 총괄하는 책임자가 없어 대응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그 결과 구호 노력과 구호품 분배가 제대로 조율되지 않아 이재민들의 좌절감을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이미 많은 책임을 과중하게 지고 있으므로 그런 조율 역할까지 그 어깨에 지워서는 안 된다며 다른 이가 나서 수마뜨라 재해 구호를 진두지휘해 줄 것을 요구했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 © PT. Inko Sinar Media.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