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수감자 갈취혐의 KPK 직원들 공개사과..."솜방망이 처벌" 비난 쏟아져 정치 편집부 2024-03-05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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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K 유치장 수감자 갈취 혐의로 윤리 위반 확정 판결을 받은 KPK 직원 78명이 2024년 2월 26일(월) KPK 본부 건물에서 공개 사과하는 행사를 가졌다. (사진=안따라/HO-KPK)
2018년부터 2023년까지 부패척결위원회(KPK) 유치장 수감자들에게 특혜를 주는 대가로 수감자 본인 또는 그 가족들로부터 불법적으로 금품을 요구한 혐의로 감독위원회로부터 윤리강령 위반 유죄판결을 받은 KPK 직원 수십 명이 지난 2월 26일(월) 알렉산더 마르와따 KPK 부위원장, 짜햐하레파 사무총장 그리고 다른 감독위원회 위원들 앞에 도열해 단체 사과하는 행사를 가졌다.
하지만 KPK가 공개한 해당 영상을 본 활동가들은 자기 직원들의 엄중한 범죄행위를 ‘단체 사과’라는 솜방망이 처벌로 무마하려는 KPK의 행태를 더욱 거세게 비난하며 지나치게 관대한 처벌을 거두고 그 대신 윤리강령 위반자들을 해임하고 형사범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짜햐 사무총장은 스스로 KPK 일원으로서 청렴성, 정의, 전문성 원칙을 벗어난 비윤리적 행위를 한 이들 직원들을 징계하게 된 현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직원들 규정 위반에 대한 후속 조사와 추가 징계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규정 위반이 드러날 경우 최고 수위징계는 물론 파면이다.
KPK 대변인 알리 피크리는 KPK 감찰국에서 사건에 연루된 직원들 여러 명을 이미 심문했으며 나머지도 모두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면서도 그 결과 반드시 파면 결정이 나는 것은 아니라는 애매한 뉘앙스의 게시물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는 KPK 수사관들이 조사하고 있는 불법 갈취 행위가 부패행위로 분류되어 형사 처리될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말로 포스팅을 마무리하여 오히려 형사적으로 처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여지를 남겼다.
인도네시아 부패감시단(ICW)의 디끼 아난다야는 KPK 직원들이 저지른 부패범죄에 비해 공개 사과라는 징계가 너무 가볍고 불충분하기 짝이 없으며 그렇게 자기들끼리 감싸주는 관대함은 KPK에 대한 대중의 불신을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지난 2월 28일 말했다.
KPK는 이미 2019년부터 다양한 스캔들에 휘말려 왔고 가장 최근에는 피를리 바후리 전 KPK 위원장이 샤룰 야신 림뽀 전 농업부 장관을 갈취한 혐의로 위원장직에서 해임되는 초유의 사건도 벌어졌다. 치안정감에 해당하는 경찰 3성 장군 출신 피를리를 입건한 경찰은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 별다른 수사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어 경찰 역시 제 식구 감싸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디끼는 현행 규정상 감독위원회가 공개사과보다 더 강력한 제재를 내릴 권한이 없으므로 부득이 윤리강령 위반자들에게 공개사과를 명한 것이므로 해당 솜방망이 처벌에 대해 굳이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고 전제하면서도, 이들 윤리위반 직원들의 규정위반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KPK 사무총장 차원에서는 반드시 연루 직원 전원을 해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78명의 직원이 갈취 혐의를 인정하고 공개사과까지 한 마당에 이들의 규정위반 혐의에 대한 판단이 아직도 나오지 않은 것은 KPK가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을 하며 이들의 처분 수위에 대한 다른 생각을 품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2021년에 만들어진 KPK 감독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실제로 윤리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KPK 직원에게 부과할 수 있는 최대치의 징계가 공개 사과라고 되어 있는 것은 맞다. 부패를 척결해야 하는 공조직이 자기 직원들에 대해서는 그렇게 느슨한 처벌규정을 두어 안으로부터 썩어 들어가도록 스스로 조장한 셈이다.
가자마다대학교 반부패 연구센터(Pukat UGM)의 자에누르 로만 연구원도 유죄가 판명된 KPK 직원들을 해고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리위반 판결과 법적 조치를 포함한 징계조치를 윤리위원회와 사무국 두 군데로 나누어 놓은 2019년 KPK 개정안을 다시 개정해 단일 기관이 이 두 개의 절차를 통합해 관할하도록 할 것을 촉구했다.
윤리 위반을 담당하는 감독위원회와 규정 위반에 대한 법적 징계를 담당하는 사무국을 나누어 놓게 되면 두 기관이 서로 다른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어 이상적이지도, 효율적이지도 않다는 것이다.
즉 이번 윤리강령 위반으로 공개사과를 한 78명에 대해 KPK 사무국에서는 파면될 정도로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에누르는 경찰이 이런 상황에서 손놓고 있지 말고 KPK 유치장 구금자들과 그 가족들로부터 불법적인 갈취 행위를 벌인 KPK 직원들을 당장 입건해 경찰청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수사를 개시한다는 선택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KPK 유치장 수감자 갈취 스캔들은 지난해 6월 감독위원회가 KPK 유치장 직원의 성추행 혐의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를 조사한 KPK 감독위원회는 2018년부터 2023년 사이에 KPK 유치장에 근무했거나 아직도 근무하고 있던 수십 명의 직원들이 각각 100만 루피아(약 8만3,000원)에서 4억 2500만 루피아(약 3,500만 원) 사이의 돈을 수감자들로부터 뜯어내는 방식으로 총 60억 루피아(약 5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갈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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