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폭력피해 여성에 대한 공정한 피해 배상 및 보호시스템 촉구 사회∙종교 편집부 2023-12-04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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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27일,발리 덴빠사르에서 열린 16일간의 여성 대상 폭력 반대 캠페인에서 여성 대상 폭력 종식을 촉구하는 피켓을 든 캠페인 참가자들 (사진=안따라/Nyoman Hendra Wibowo)
인도네시아에서 보고된 여성에 대한 폭력 사건 신고건수가 매년 늘어나고 있고 수천 건에 달하는 젠더 폭력사건들의 수사가 정체된 상황에서 활동가들이 피해자 권리회복에 중점을 둔 사법시스템 마련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고 자카르타포스트가 2일 보도했다.
여성대상폭력위원회(Komnas Perempuan)가 지난 3월 발간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7,029건 있었던 여성 대상 폭력사건 신고건수가 지난해 9,806건으로 증가했다. 이 수치는 경찰, 병원, 재단, 시민사회 단체에 접수된 관련 신고들을 모두 합산한 것이다.
하지만 그중 기소로 이어진 것은 372건 뿐이며 2,000건 가까운 사건들은 수사진행 자체가 지지부진하다.
여성대상폭력위원회는 젠더폭력 사건에서 정의를 바로 세우는 데에는 여러가지 문제들이 방해 요소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피해자가 주변사람들, 특히 가해자의 압박에 굴복해 신고를 취하하거나 국가가 인정하지 않는 비공식 관습혼 상태 등이 대표적인 방해 요소이며 범행을 충분히 입증할 증거가 부족한 경우도 적지 않다.
여성대상폭력위원회 시띠 아미나 따르디 위원장은 가정폭력 방지법을 언급하며 해당 법에 따라 피해자의 발언이 의료기록 같은 증거로 합법적으로 뒷받침될 경우 증인의 증언과 똑같은 효력을 가지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관들이나 검사들이 아직도 거의 예외 없이 다른 증인이 있는지 피해자에게 묻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를 위한 인도네시아 여성연합 법무지원재단(LBH APIK)의 꼬띠문 수딴띠는 그렇지 않아도 사건을 입증할 충분한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해당 증거 수집 의무를 경찰이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경우가 많아 많은 사건들의 수사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는 경찰이 사건 해결을 위한 열의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폭력이 실제로 발생했음을 입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므로 경찰이나 검찰로서는 사건을 파헤쳐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나 증거 확보 책임은 법집행 기관에 있으므로 이를 함부로 피해자에게 떠넘겨서는 안된다고 코띠문은 강조했다.
잘못된 접근법
법집행 기관 측에서 회복적 사법을 남발하는 것 역시 정의실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원인 중 하나다.
회복적 사법이란 해당 사건을 법원에 회부하지 않고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지역사회가 함께 해결법을 모색하는 것으로 치유와 배상, 사회 재편입, 향후 재발 방지에 방점을 둔 접근법이다.
회복적 사법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가해자가 반성하고 사과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피해자 동의 하에 피해자의 이해와 필요를 감안한 최선의 배상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하지만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의 권력 관계를 충분히 주목하지 않은 채 무작정 화해를 유도해 실패한 회복적 사법의 케이스도 이미 여러 건이다. 그 결과 회복적 사법이란 이름을 내걸고 가해자만 처벌을 피하는 일들이 발생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집행 공무원들이 회복적 사법 취지의 중재 방안을 선호하는 이유는 가정폭력 예방법의 주요 목표 중 하나가 ‘가정의 화목’이기 때문이다.
시띠 위원장은 일견 여성에 대한 공격처럼 보이지 않았던 가정폭력이 결국 여성의 사망으로 끝난 브까시 사건을 언급했다. 서부자바 브까시에 살던 24세의 메가 수리야디 데위는 두 아이의 엄마였는데 경찰에 가정폭력을 신고했지만 경찰이 제대로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는 사이 남편에게 살해당하고 말았다.
당시 경찰은 그들이 싸우긴 했지만 곧 화해했고 아내도 집에 돌아왔다는 남편의 말을 믿고 메가의 신고를 그냥 넘겨버렸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브까시 경찰은 메가의 신고를 각하했다는 의혹에강력히 반발했다. 그들은 신고를 받은 후 조사를 위해 메가를 소환했지만 메가가 이에 응하지 않았다며 모든 것을 사망한 피해자 탓으로 돌렸다.
법집행 문제들
꼬띠문은 경찰 등 법집행 공무원들이 여성 대상 폭력 신고에 응분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 사례가 소셜미디어 등에 수없이 업로드되고 있으며 이는 국가적 형사정의 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크게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시띠 위원장 역시 여성대상 폭력사건에 대한 체계적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경찰과 검사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국회에 법안이 상정된 지 10년 만인 지난 2022년 4월 국회를 통과해 마침내 시행된 성폭력방지법은 성폭력 사건을 어떻게 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법적인 기본 틀을 제공한다. 또한 이 법은 피해자에 대한 금전적 배상, 가해자에 대한 제한명령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된 지 이미 1년이 지났고 여러 성폭력 사건 가해자들이 이 법에 의거해 기소되었지만 정작 법집행 공무원들은 해당 법이 규정하고 있는 피해배상청구권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꼬띠문이 지적했다.
꼬띠문과 시띠 위원장 모두 정부가 성폭력 피해자들의 권리보호를 강화하는 성폭력방지법의 시행령을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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