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트리아 데와: 가똣까차> 관람을 위한 사전지식 (1/2) > 자유기고란

본문 바로가기

팝업레이어 알림

팝업레이어 알림이 없습니다.
사이트 내 전체검색

자유기고란 영화 <사트리아 데와: 가똣까차> 관람을 위한 사전지식 (1/2)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7,886회 작성일 2022-06-19 00:00

본문

영화 <사트리아 데와: 가똣까차> 관람을 위한 사전지식 (1/2)
 
배동선
 
▲어딘가 <스타워즈>스러운 가똣까차 영화 포스터

최근 수입영화, 국산영화를 막론하고 모든 최고관객기록을 갈아치운 <무용수마을의 대학생 봉사활동(KKN di Desa Penari)>가 천만 관객을 달성할지 여부를 모니터링하느라 매일 확인하던 관련 사이트에 <사트리아 데와: 가똣까차(Satria DewaL Gatotkaca)>라는 영화가 며칠 전 흥행순위 15위로 진입했다.
 
▲2022년 6월 17일 현재 인도네시아 로컬영화 순위
 
6월 9일(목) 개봉한 이 영화는 9일 만인 6월 17일 현재 관객수 15만 명. 6월에 개봉한 영화들 중에서는 가장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지만 그보다 대력 보름 전인 5월 26일 스크린에 오른 <인형 3(The Dall 3)>가 22일 만에 160만 명을 넘은 것과 비교하면 그 속도가 느린 편이다.

그간 이 영화에 주목한 것은 2019년 인도네시아 토종 수퍼히어로 영화 <군달라(Gundala)>를 만들어 나름 흥행에 성공한 부미랑잇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겨루겠다며 와양 그림자극 속의 영웅들을 현실세계의 수퍼히어로로 소환한 사트리아 데와 유니버스의 첫 영화이기 때문이다. 원래 2020년 개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덮치면서 개봉이 장기간 연기되었다가 올해 6월이 되어서야 공개되었다.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는 인도네시아 차세대 감독 선두주자로 손꼽히는 두 감독의 경합이었다. <군달라>의 조코 안와르 감독은 2017년 최대흥행작 <사탄의 숭배자(Pengabdi Setan)>, 2021년 아카데미 영화제 출품작인 <지옥의 여인(Perempuan Tanah Jahanam)> 등 공포영화, 슬래시 영화는 물론 다양한 장르에서 고른 성과를 보이며 각광받고 있다.
 
한편 <사트리아 데와: 가똣까차>를 만든 하눙 브라만티요(Hanung Bramantyo)는2017년 <까르티니(Kartini)>, 2019년 <인간의 대지(Bumi Manusia)> 및 하비비 전기영화 트리올로지 등 줄곧 중량감 있는 영화를 찍어 네임밸류 면에서 조코 안와르 감독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가 영화인들의 산실인 자카르타 예술대학(IKJ) 출신 엘리트란 점도 반둥공대 출신 조코 안와르 감독과 비교된다.
 
 
▲부미랑잇 유니버스의 <군달라>는 2019년 170만 관객으로 로컬영화 흥행 10위에 올랐다.

부미랑잇과 사트리아 데와는 헐리우드의 마블과 DC의 위상과 관계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부미랑잇은 마블, DC처럼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부미랑잇 회사 자체는 2003년에 세워졌지만 이 회사가 판권을 가지고 있는 만화들은 1954년작부터여서 마블, DC에 비해 역사가 결코 짧지 않다. 앞서 언급한 <군달라>도 ‘Gundala Putra Petir’(군달라 벼락의 아들)이란 제목의 1969년 만화가 원작이다. https://bumilangit.com/id/shopid/comics/ 에서 부미랑잇이 보유한 여러 만화들을 찾아볼 수 있다.
 

부미랑잇은 <스리아시(Sri Asih)>, <피르고와 스파클링스(Virgo and Sparklings)> 등 후속 영화들의 제작발표회가 2020년 초에 있었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한 후 후속 진행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부미랑잇 유니버스의 수퍼히어로들
 

한편 사트리아 데와는 매우 오래된 마하바라타 신화 속 영웅들을 차용하지만 스토리 자체는 현재 만들어지는 중이다. 마블이나 DC, 부미랑잇 등은 이미 완성된 만화들을 영화로 각색한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처음부터 기대할 수 있지만 사트리아 데와의 경우에는 시나리오 작가와 감독의 역량에 결과물이 크게 좌우된다는 문제가 있다.

사트리아 데와는 2020년 기획 당시 매년 한 편씩 총 일곱 편을 만들기로 계획했는데 그 첫 영화가 가똣까차, 그 다음으로는 아르주나, 유디스트라, 바라타유다, 비마, 나꿀라 & 사데와, 스리깐디, 꾸루세르타 등으로 진행된다. 모두 등장인물들의 이름이고 마지막 꾸르세르타는 마하바라타 최후의 대전쟁을 뜻하는 제목이다.
▲사트리아 데와 유니버스의 수퍼히어로들
 
선입견이지만 사트리아 데와 유니버스의 수퍼히어로들 시각 디자인이 비록 인도네시아 전통 색상과 이미지를 어느 정도 포함시켰다고 하지만 전체적으로 파워레인저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어쨌든 그 첫 영화 <사트리아 데와: 가똣까차>가 세상에 나온 마당에 혹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 원조 전설의 내용을 조금 알고 보러 가는 것이 영화를 이해하는 데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은 영화의 줄거리가 아니라 마하바라타 신화와 자바의 와양 그림자극에 등장하는 가똣까차 원조 전설의 대강이다.

가똣까차는 누구?
가똣까차(Gatotkaca)는 힌두 신화 마하바라타(Mahabharata)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Ghatotkacha라고도 표기한다. 인도네시아에서 가똣까차는 와양 인형극의 인물로 인기를 모았다. 자바에서는 가똣꼬초라고도 불린다. 그는 날개도 없이 공중을 날 수 있고 ‘철사 힘줄과 무쇠 근육’을 가진 것으로 묘사된다.

산스크리트어로 가똣까차(Ghaṭotkaca -घटोत्कच)라는 말은 ‘항아리 같은 대머리’를 뜻한다. 그는 애당초 그런 머리를 하고 태어났다고 하는데 다음 그림을 보면 단번에 이 이름이 단번에 이해가 간다. 마하바라타 서사 속 가똣까차는 대머리 거인이다.
 
▲쿠룩셔르타 대전쟁에서 활약하는 가똣까차

탄생
마하바라타 버전에 따르면 가똣까차는 빤다와 가문 비마세나(Bimasena)와 거인족 여인 히딤비(Hidimbi)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묘사된다. 히딤비는 정글을 지배하는 거인으로 언니인 히담바와 함께 살았다. 히딤비는 자바의 와양 그림자극에서는 아림비(Arimbi)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고 거인족의 왕국 쁘링간다니 (Kerajaan Pringgandani)의 공주라는 설정이다.

가똣까차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는 자바의 와양 그림자극에 잘 묘사되어 있다. 그의 어릴 적 이름은 자방 떠뚜카(Jabang Tetuka)였다. 그가 한 살이 될 때까지 어떤 칼이나 날붙이를 사용해서도 탯줄을 끊을 수 없었다. 그럼 산모는 어떻게 되는 걸까? 아무튼 비마세나의 동생 아르주나(Arjuna)는 신들의 도움을 얻어 조카인 자방 떠뚜카를 돕기 위해 명상수행을 시작했다. 아르주나는 마하바르타 서사의 주인공이다.
 
▲아르주나 이미지 모음
 
그런데 같은 시기에 훗날 하스티나 왕국(Kerajaan Hastina) 군대의 총사령관이 되는 수리얏마자(Suryatmaja) 또는 카르나(Karna)라고도 불리는 이 역시 명상수행을 하고 있었다. 그는 성유물 무기를 달라고 신들에게 구했다.

신들을 대표해 바타라 나라다(Batara Narada) 신이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강림했는데 두 사람의 얼굴이 비슷해 아르주나에게 줘야 할 성유물 무기 꼰타위자야(Kontawijaya)를 카르나에게 주고 말았다. 그런 후 나라다는 아르주나를 만나면서 자신이 성유물을 잘못 전달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힌두 신화 속 신들은 신령한 듯 엄숙한 듯 어마무시하면서도 실수만발하는 캐릭터들이다.

이에 아르주나는 카르나를 추격해 꼰타를 빼앗으려 했지만 결국 칼집을 빼앗는 것에 그쳤다. 하지만 마스타바(mastaba) 목재로 제작된 칼집으로도 떠뚜카의 탯줄을 끊을 수 있었다. 탯줄을 끊는 순간 마스타바 칼집이 사라지면서 떠뚜카의 뱃속에 흡수되었다. 그 장면을 지켜본 크리슈나 신은 떠뚜카의 배속에 흡수된 마스타바 칼집의 영향으로 떠뚜카가 더 큰 힘을 갖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러나 이에 그치지 않고 언젠가 성유물 무기 꼰타를 가진 이의 손에 죽게 될 것임도 동시에 예언했다. (계속)
 
 
*배동선 작가
- 2019년 소설 '막스 하벨라르' 공동 번역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 © PT. Inko Sinar Media.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