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란 2024년 인도네시아 영화제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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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상: 가린 누그로호(Garin Nugroho)
- <삼사라(Samsara)>
남우주연상: 링고 아구스 라흐만(Ringgo Agus Rahman)
- <영화처럼 사랑에 빠져>
여우주연상: 니리나 주비르(Nirina Zubir)
- <영화처럼 사랑에 빠져>
각본상: 얀디 라우렌스
- <영화처럼 사랑에 빠져>
각색상: 주주르 쁘라난토(Jujur Prananto), 미라 레스마나(Mira Lesmana,)
리리 리자(Riri Riza), 피라니아 무나프(Virania Munaf)
- <쉐리나의 모험 2(Petualangan Sherina 2)>
영상상: 바타라 굼빠르 I.C.S.(Batara Goempar I.C.S.)
- <삼사라>
음향상: 모하마드 익산(Mohamad Ikhsan), 안하르 모하(Anhar Moha)
- <무덤 속의 고통>
음악상: 와얀 수디라나(Wayan Sudirana), 까시민(Kasimyn)
– <삼사라>
주제가 작곡상: 도니 마울라(Donne Maula)
- <영화처럼 사랑에 빠져>
의상상: 렛노 라티 다마얀티(Retno Ratih Damayanti)
- <삼사라(Samsara)>
장편 다큐멘터리상: <달빛 아래서(누르) - Under the Moonlight (Nur)>
- 또니 뜨리마르산토(Tonny Trimarsanto) 감독
장편 애니메이션상: <주키 영화판: 원숭이 섬의 보물>
(Si Juki the Movie: Harta Pulau Monyet)
- 파자 메온(Faza Meonk) 감독과 다릴 윌슨(Daryl Wilson) 감독
단편영화상: <수인트라(Suintrah)>
영화비평상: 영화 <유니>(2021) 속의 좁은 세계관과 자기결정권
(Jagat yang Sempit dan Determinasi Diri dalam Film Yuni (2021)
– 레자 마르디안(Reza Mardian)
관객이 선택한 남자배우 라흐맛 하다잣 상:
<무덤 속의 고통>의 아프리안 아리산디(Afrian Arisandy)
관객이 선택한 여자배우 미끄 위자야 상:
<뿌스빠 인다 따만 하띠(Puspa Indah Taman Hati)의 쁘릴리 라뚜콘시나(Prilly Latuconsina)
관객이 선택한 영화 니아 아바스 상: <무덤 속의 고통>
안테마스 표창 상: <조금 달라(Agak Laen)>
수상작들을 보면서 받은 느낌은 ‘FFI의 몽니는 올해도 계속된다’는 것이었다.
기준이 도무지 이상하다 어떤 때는 내년 것을 아무도 못 봤는데 상 주고, 어떤 때는 작년
개봉한 영화에 상 주고.
작년인 2023년 작품상, 감독상 등을 휩쓴 <로떼섬의 여인들(Women From Rote Island)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2023년 10월 7일 상영되었지만 인도네시아 개봉은 2024년이었고 2021년 작품상, 감독상의
<복사기(Penyalin Cahaya)>도
2022년 1월이 되어서야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되었다. 일반 대중들이 보지도 못한 영화에 FFI 측이 상을 몰아준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2025년 영화가 아니라 2023년 11월에 이미 OTT를 통해 스트리밍 되었던 <영화처럼 사랑에 빠져(Jatuh Cinta Seperti di
Film-Film)>가 작품상을 비롯한 여러 부문을 수상했다. 심지어 남녀 주연, 남녀 조연도 모두 이 영화가 차지했다. 올해 영화도 아닌 작년 영화, 그것도 대중들은 거의 아무도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영화에 저런 상을 몰아준다는 건 과연 어떤 의미일까?
그렇게 좋은 영화라면 왜 영화계에서, 특히 FFI 조직위에서
작년부터 활발하게 이 영화 홍보를 하지 않은 것일까? 왜 작년에 상을 주지 않고 올해 소급해서 상을
줘야만 한 걸까? FFI의 기조는 “요건 몰랐지?” 뭐 이런 것일까?
감독상 등 네 개 부문을 석권한 <삼사라(Samsara)>
역시 그렇다. 가린 누그로호 감독이 문제작을 많이 만든 존경받을 만한 감독임엔 분명하지만
예술성에 몰빵한 영화가 아무리 훌륭하다 한들 관객들이 보지 못했고 볼 수는 없다면 그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차라리 인도네시아 예술영화제를 따로 만드는 게 낫지 않을까?
실제로 <삼사라>는 흑백, 무성영화로 만들어져 실제 스크린에는 오른 기록이 없다. 즉 이 역시
아무도 보지 못한 영화다. 그래서 수상 발표가 난 후 여러 매체들에 이 영화가 어떤 내용이고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취재한 기사들이 속속 실렸다. 감독상 씩이나 받은 영화를 아무도 모른다는 게 말이 안되니
뒤늦게 영화에 대한 설명을 한 것인데 참....뭐 하는 짓들인지 모르겠다.
<무덤 속의 고통>이 상을 받은 것, 특히
음향상엔 100% 동의.
<가시 돋은 안개>가
좋은 영화였음을 동의한다. 사실은 작품상이나 감독상을 받을 거라 생각했는데 하는데 의외로 시각효과상, 예술감독상, 분장상에 머물렀다. 좋은
영화인 건 맞는데 받은 상의 항목이 좀 이상하다.
맨 뒤편의 관객이 뽑은 배우, 관객이
뽑은 영화를 굳이 붙여 넣은 것은 마치 ‘니들 수준은 고작 이 정도야’라고
말하는 듯 하다.
관객상을 받은 남녀 배우들은 더욱 수긍하기 힘들다.
<무덤 속의 고통> 도입부에
잠시 나온 거의 무명의 아프리안 아리산디를 정말 관객들이 선택했을까? 이건 이럼 사람이 있다는 걸 FFI 측이 대놓고 홍보해 준 것으로 보인다.
쁘릴리 라투콘시나는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여배우이고 최근 감량에 성공해
뚱뚱한 체형을 과거 날씬한 몸매로 되돌린 것이 큰 화제가 되었지만 그녀가 출연한 <뿌스빠 인다
따만 하띠(Puspa Indah Taman Hati)>라는 영화는 들어보지도 못했다.
찾아보니 이 영화는 2023년 8월 개봉해 3만 명 조금 넘는 관객이 들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관객들이
쁘릴리를 선택했다고? 설령 그렇다 한들 왜 그해 11월 FFI 2023에서 상을 주지 않고 2024년에 상을 준 걸까?
이 정도까지 오면 '협잡'이라고 밖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FFI가 완전히 타락한 것 같다. 도대체 FFI에서 말하는 '관객'들은
어디에 사는 어떤 사람들일까?
난 이 사람들 심사기준이 도대체 뭔지 너무 궁금하다.
그나마 관객들이 많이 찾은 영화들마저 모두 외면할 수 없고 특히 조코 안와르 감독을 무시할 수는 없으니 그의 <무덤 속의 고통>에는
'관객이 뽑은 영화' 상을 하나 더 안겨 주었다.
그런데 어리버리한 신삥 감독이 B급 코미디 배우들을 기용해 만든, 그러나 가장 크게 흥행한 <조금 달라(Agak Laen)>엔 저게 뭔지 근본도 없는 상을 하나 던져 줬다. 먹고
떨어지라는 뜻일까?
FFI 영화제를 너무 고상한 사람들이 조직한다는 게 문제인 것 같다.
*배동선 작가
- 2018년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저자
- 2019년 소설 '막스 하벨라르' 공동 번역
- 2022년 '판데르베익호의 침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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