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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란 [영화] 악령은 사라지고 괴물들이 지배한 <이블 데드>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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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026-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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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은 사라지고 괴물들이 지배한 <이블 데드> 시리즈


배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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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무서울 거라 생각하고 단단히 마음의 준비를 하고서 보러 간 <이블 데드 번>.
충분히 강력하고 충격적이었지만 아주 무섭진 않았던 이유는 귀신이 등장하는 호러영화의 기본, 즉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지의 존재가 휘두르는 감당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재앙.....이라는 종래의 문법에서 그 공포를 시각화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무서운 귀신과 괴물들, 빙의된 인간들을 실감나게 보여주지만, 그 비주얼이 그 존재가 모습을 드러내기 전 관객들 마음 속에 형성되었던 공포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문제가 종종 벌어지는데, 그게 <이블 데드 번>에서도 그랬다.

물론 거의 모든 귀신 영화, 외계인 영화가 그렇다. 귀신과 외계인이 화면에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순간 영화의 텐션이 크게 떨어진다. 아직 인도네시아에 개봉하지 않았지만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 평이 그렇고 외계인들이 전면에 나오는 <인디펜던스 데이>, <화성침공> 같은 영화들이 그렇다. 그 순간부터 영화는 호러 영화가 아니라 크리쳐물이 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파묘>. 친일파의 귀신이 어스름하게 보이며 맹위를 떨치던 전반부의 텐션이 후반부 일본 오니 장군이 등장하면서 크리쳐물로 변했고, 공포 속에서 치솟던 아드레날린이 도끼질의 도파민으로 대체되었다. 물론, 그게 어느 정도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관객들은 절대 실망까지 가지 않는다.

역시 선입견, 전편의 영향 등이 문제다. 이 영화 자체만 두고 본다면 좀 더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그래서 7 17일 개봉한 후 거의 일주일이 지나면서 겨우 인도네시아에서 30만 관객을 넘어서고 있다. <토이스토리 5>는 그 정도 시점에 거의 200만 관객에 육박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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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들도 쟁쟁했는데 <이블 데드>를 리부팅한 페데 알바레즈 감독은 <에일리언: 로물루스>, <맨인더다크>를 만든 유명 감독인데도 해당 영화는 그리 큰 감흥을 불러 일으키지 못했다. 어린 시절 <이블 데드> 원작을 보았던 사람들은, 그 원작을 지금 보면 형편없다고 느껴지겠지만, 당시의 공포와 충격을 기대했지만 거기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후속편인 <이블 데드 라이즈> <리 크로닌의 미이라>를 만든 리 크로닌 감독의 작품이다. 헌신적인 어머니의 잔혹한 변신이 충분히 충격적이어서 전편보다 훨씬 나았다.

이번 <이블 데드 번>은 고어 비주얼에서는 전편에 못지 않은, 또는 훌쩍 뛰어넘는 충격적인 장면들을 연출했지만 기술의 발달로 인해, 과거엔 그런 뉘앙스와 분위기만 풍겼던 무섭고 고어한 장면들을 화면 가득히 선명하게 담아낸 것이 고대 악령의 호러 영화를 크리쳐물로 만들었다. 분명한 다운그레이드.

이번에도 세바스찬 베니섹 감독으로 새로 바뀌었지만 대체로 전편의 문법을 따라가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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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애로운 어머니 대신 아들의 죽음을 애도하던 아버지를 악령에게 빙의시킨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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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을 타던 악령 빙의자가 이번엔 지붕을 기어다닌다든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편을 살짝 뒤트는 전개, 그리고 여러 충격적인 장면들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어딘가 조금 엉성하다.

직접 보러갈 사람들을 위해 스포는 위험하지만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이블 데드> 시리즈의 재앙은 늘 누군가, 스스로 그게 뭔지 자각도 하지 못한 채, 금지된 주문을 읽으면서 시작된다.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는 악령 스스로 그 주문을 외우면서 시작.... 호러영화에서 논리와 과학을 따지는 것이 우스운 일이지만 이건 매우 이상한 일이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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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전편들이나 이런 류의 다른 영화들을 보지 않고 이 영화를 처음 보았다면 우린 아마도 로메로 감독의 첫 좀비영화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The Return of Living Dead)>에서 도파민을 들끓게 했던 전율과 해방감을 느꼈을 것 같다.

좀비영화의 특징은 머리를 쏴야 죽는다든가 물리면 전염된다는 식의 전형적인 문법이 거의 정형화되었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친족살해의 정당화'라는 것이다. 가족들을 건드리면 가해자들을 잔혹하게 징벌하는 아버지, 어머니들이 활약하는 영화들이 넘쳐나지만 좀비 영화는 그런 아버지 어머니라도 좀비에게 물려 전염되면 아들 딸이 나서 찌르고 자르고 부셔 죽이는 것이 당연한 정당방위이자 정의라는 논리.

그 부분이 잔혹하고 치가 떨리도록 무섭지만 한편으로는 인류의 생활규범을 파괴하면서도 스스로에게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것이 더할 수 없는 해방감을 선사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물론 많이들 부인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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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이블 데드> 시리즈가 줄줄이 속편을 낳는 이유일 것이고 <이블 데드 번>이 그만큼 불편함을 유발하는 이유일 것이다.

며느리를 찔러 죽이고 여동생 머리를 박살내 죽이고, 시부모를 여러 토막 절단내 죽이고, 전남편의 두개골을 깨뜨리고.....

그래서 애들을 가라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이 영화에 '17세 이상 관람 가'도 아니고 '21세 이상 관람 가'를 달았다.

*배동선 작가 

- 2018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저자

- 2019년 소설 '막스 하벨라르' 공동 번역

- 2022 '판데르베익호의 침몰' 번역

- 2026 '시가렛 걸'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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