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란 <좀비딸>의 인도네시아 대박을 감히 전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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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딸>의 인도네시아 대박을 감히 전망하며
배동선
필감성 감독 조정석, 이정은, 최유리, 조여정, 윤경호
등이 출연한 <좀비딸>이 <My Daughter is a Zombie>라는 제목으로 8월 8일(금) 인도네시아에서
개봉했다. 이윤창 작가의 웹툰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을 각색한 작품이다.
이번엔 큰 마음 먹고 플릭스 상영관에서 일요일 오후 1시15분
타임 티켓을 끊었다.
약 150명 규모 스튜디오에 거의 100명 쯤
관객이 찼다. 주말이란 점도 있지만 한국 영화에 이 정도 관객이 찬 것은 <파묘> 이후 처음이 아닌가 싶다.
내 영화평은 이렇다. 영화 자체보다 관객 측면에 방점을 두었다.
1. 13세 관람가인데 얼핏 보기에도 13세 미만인 학생들이 많이 보였다. 일요일이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아이들끼리 온 팀이 많아 의외로 초등-청소년들이
많이 보러 왔다. 이게 희망적인 것은 이 영화를 보고 난 친구들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면 입소문이 빠르게
확산되는 나이 층이기 때문이다.
2. 의외로 영화 속의 유머 장치들이 하나도 빠지지 않고 제대로 작동하며 관객들 사이에 웃음이 터졌다. 이게 매우 중요하다. 이게 되는 순간 영화에 대한 관객들이 호감도가
상승한다. 더욱이 한 두 번 웃기고 마는 게 아니라 영화 전반에 설치된 유머 장면들이 모두 주효했으니
현지 관객들과 통했다는 점에서 크게 흥행할 것이라 예상된다.
3. 물론 조정석, 이정은, 최유리 등 배우들의
열연이 빛났다. 셋 중 최고를 뽑으라면 단연 이정은이다. 한편
최유리 배우는 좀비가 되고서도 풋풋한 매력을 충분히 발산했다는 점이 청소년 관객들에게 크게 어필했을 것 같다. 조여정
배우는 등장하면서부터 영화속에서 반짝반짝 빛을 발했다. 이 정도면 최강라인이라 아니할 수 없다. -- 물론 이 영화 속 연기력의 압권은 음복리 학교의 여학생 듀오다.
▲좀비가 된 수아의 할머니를 분한 이정은 배우. 이분은 기생충에도 나오셨다.
4. 극 후반의 신파도 주효했다. 라이너나 거의없다 같은 영화평론가들은 신파에 기겁을 하며
손사레를 치는데 이 영화의 감동적인 부분을 신파라고 폄하하는 것은 지나치다. 고전적 의미의 '신파란 영화 속의 없는 감정까지 모두 쥐어 짜 관객들의 눈물을 짜내려는 억지'라
하겠지만 이 영화 속의 소위 신파 장면은 충분히 공감이 간다. 이게 왜 문제란 말인가? 오히려 인도네시아 관객들에게는 충분히 먹혔다.
대략 이렇다.
최근 <괴기열차>는 서서히 스크린에서
내려오는 중이고 기대를 모았던 <전지적 독자시점>도
상영관이 줄고 있다. CGV에서만 상영했다면 3-4만 명
정도에 그쳤을, 그러나 Cinema XXI이 걸어주고 홍보도
꽤 노력한 것이라 대략 20만 명 전후 정도가 들 것이라 보인다.
그런데 <좀비딸>은 시작부터 다르다. Cinema XXI에서 처음부터 20개 상영관 넘게 스크린을 할애했기
때문이다. 이는 <괴기열차>나 <전지적 독자시점>의
두 배에 가깝다. 더욱이 <괴기열차>는 Cinema XXI이 직접 수입한 것이나 다름 없는 것인데 <좀비딸>을 대하는 태도가 그 두 배 이상 정중한 것이니
그만큼 Cinema XXI도 흥행을 기대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Cinema XXI 홈페이지에 들어가 해당 영화의 영화관 정보를 보면
자카르타에서는 6개관이 이 영화에 동원되었다.
그런데 전국적으로는 8월 8일(금) 개봉하던 날 확인한 바로는 위에 쓴 것처럼 20개 도시에 걸려 있었지만 오늘(8월 10일) 다시 확인해 보니 54개
도시로 늘었다. 이는 Cinema XXI에서 이틀 틀어보니
관객 상황이 심상치 않아 급격히 상영관수를 늘렸다는 의미다. Cinema XXI이 대박을 예상한 것이다.
Cinema XXI의 프라임 픽쳐스와 계약한 한국측 계약사는 NEW다. 지난 1월 <검은수녀들>로 조용히 현지 관객 100만을 찍었던 곳이다. 그런데 <좀비딸>의 초기 관객 반응은 <검은수녀들>보다 훨씬 좋고 확장성도 있어 보인다. 이제 SNS에서 팬들의 관람 인증이나 관람 후기가 올라오기 시작하면
불이 붙을 것 같다.
난, 이 영화 정말 재미있게 보았다.
유치하다고?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
까먹을 뻔 했다. 고양이의 연기도 뛰어났다.

확실히 조정석 배우는 연기 잘한다.
*배동선 작가
- 2018년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저자
- 2019년 소설 '막스 하벨라르' 공동 번역
- 2022년 '판데르베익호의 침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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