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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APEC, ASEAN, EAS 그리고 자유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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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욱의 수요진단
작성자 jktbizdaily1 댓글 0건 조회 9,016회 작성일 2013-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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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는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에 중요한 정상회담이 집중적으로 개최되느라 바쁘다고 한다. 우선 7~8일에는 제21차 APEC(아시아태평양경제개발협력) 정상회의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하고, 9~10일은 제16차 아세안(ASEAN) 정상회의와 아세안 +3(한,중,일) 정상회의, 그리고 제8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가 브루나이에서 열린다. 대한민국 대통령도 6박8일의 일정으로 현재 순방 중이다. 해외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 중 한 사람으로서 한국의 국위나 경제협력에 좋은 결실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아시아 국제정세를 중요시하던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참석예정 이였으나 현 미연방정부 폐쇄(셧다운)로 인해 참석일정을 모두 취소하였다. 공화당 하원의원들에게 압박무기로 쓸 만큼 이들 아시아 순방 정상회담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중국 시진핑 주석은 이번 정상회담 시 리커창 총리와 함께 참석하며 리커창 총리는 15일까지 추가로 태국, 베트남 공식방문이 연이어 있음을 볼 때 중국의 “21세기 신(新) 해상실크로드 구상” 구체화에 총력과 독무대가 될 것이란 예상도 되는 상황이다.  
 이들 정상회담을 간략히 알아보면 우선 APEC의 회원국은 환태평양인근에 접한 21개국이다. 인구수로는 30억 명이고 GDP는 전세계 규모의 55%를 차지하며 교역량은 전세계 44%를 차지한다. 회원국가들의 정책과 협력을 위한 정부 각료회의나 민간참여 포럼 수준에서 출발하였으나 1993년부터 미국 주도로 정삼회담 수준으로 승격되었다. ASEAN은 1967년 설립된 동남아 10개국들의 협력기구이다. 2015년까지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 등 3개 분야에 대해 EU와 비등한 공동체를 만들자고 하는 핵심 목표를 갖고 있다. 인구는 6억 명, GDP는 2조 달러 이상의 거대시장이 예상되기에 관심이 많을 수 밖에 없다. ASEAN +3은 ASEAN에 한국과 중국, 일본이 추가된 회의체다. 1997년 아세안 창설 30주년을 맞아 한, 중, 일 3개국 초청으로 발족되었다. 마지막으로 EAS는 아세안 +3에 호주, 인도, 뉴질랜드, 미국, 러시아 등이 가입된 18개국들의 회의체이다. 2005년에 출범한 비교적 후발 정상회담이지만 미국과 러시아의 동아시아 국제정세 가담을 위한 전략적 전시성 포럼이라는 정체성의 이슈가 있는 회의체다.
 이런 국제 정상회담들은 나름 외교상 단중기 및 현안이슈가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자유무역체제 구축이 핵심이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오랫동안 이슈가 되어온 국가간 정치 경제적 이슈 중 하나가 자유무역과 보호무역간의 대립일 것이다. 자유무역주의는 18세기 후반 리카르도의 비교우위론에서 기원한다. 저렴한 비교 생산비의 원리를 근거로 국가 상호간 무역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자유무역이 경제적으로 자국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국제경제로도 도움이 된다는 이론이다. 보호무역주의는 이와 반대로 경제발전이 뒤늦은 나라에서 자유무역이 실행 될 경우 국내산업 또는 장래 개발가능 산업이 외국과의 경쟁에 의해 위협 또는 성장 기회를 상실하게 되므로 국내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제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마르크스의 공산주의가 지금은 거의 쇠퇴되고 탈공산화된 이론임에 반해 보호무역의 경우 아직 찬반의 이슈는 있지만 그래도 2차 세계대전 이후 균형무역주의와 90년대 글로벌화 이후 국가간 상호융합이 필요하다고 이슈화되는 시절인 현재로선 정말 많이 발전한 세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리카르도의 비교우위론은 겉으로는 쉬워 보이는 이론인 것 같으나 실제로는 참 어려운 이론이라고 한다. 경제학자들 중에는 정치가들 중에 리카르도의 비교우위론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지적하는 이도 많다. 결과론이지만 자유무역보다 무분별한 수입쿼터, 관세정책, 그리고 수많은 무역전쟁들이 그간 역사에서 난무했기 때문이다. 이는 현실을 감안해야 하는 정치와 먼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 차이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같은 사람이 루돌프 사슴을 타고 빵, 쿠키 그리고 옷을 거의 마진 없이 전세계로 다니면서 판다고 해보자. 수입된 저가 제품들이 생계를 침해한다는 자국기업들의 압력과 정치세력들이 합세할 경우 자유무역론자들은 굴복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리카르도는 이렇듯 교역 상대국이 경제적으로 앞서 있든 그렇지 않든 결과적으로 미래에는 상대국 둘 다 모두 이롭다는 걸 보여주고자 했다. 보호무역이 심화되면 겉으로는 자국기업들이 보호되고 발전할 것 같으나 실제로는 무역장벽에 의해 국제 교역이 줄어들어 기업들 성장을 가로막는 일이 발생기 때문이다. 이는 모든 사람들이 더 많이 저축을 하고 절약을 하면 경제성장이 위축이 되는 “절약의 역설”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당시 시대적으로 영국 “곡물법”에 대한 반대를 하고 싶었을 것이다. 당시 영국은 곡물법을 유지해 외국물품 유입을 차단한 고립된 섬나라로 갈지, 외국물품의 자유로운 유입을 허용하면서 “세계의 공장”이 될지 첨예하게 논쟁이 심한 상황이였다. 리카르도는 영국이 세계의 공장이 되길 바라면서 비교우위론으로 설명하고자 하였으나, 곡물가격 하락에 민감한 지주계급과 정치인들에 의해 맹렬한 비판을 받은 것이다. 그래도 곡물법은 결국 폐기되고 영국은 전세계의 공장으로 자리매김을 하게 된다.
자유무역이 좋지만 아직 갈 길은 쉽지 않다. 그러나 예전보다 국제적 화합을 위한 정상회의가 많아지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달러 양적완화 문제 등 전세계가 같이 풀어가야 할 이슈들로 얽혀 있다는게 오히려 좋은 계기일 수도 있다. 이를 위해 우선 고정관념부터 풀기를 바라는 생각이다. 최근 고정관념을 깨 줄만한 좋은 예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최근 신작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스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가 있다. 이 소설의 내용과 배경은 참 일상적이고 평범하다. 공상과학이나 역사소설가들에게 필요한 지적 배경은 거의 필요하지 않는 느낌이다. 이러한 비판 속에서도 왜 인기가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다자키 스쿠루라는 주인공의 고민과 번뇌를 다루는 이 소설은 주인공만이 이름에 색깔을 나타내는 글자가 없고 다른 인물들은 모두 아오(靑), 아까(赤), 시로(白), 구로(黑)처럼 색깔이 들어간다. 절친의 이들 고등학교 친구들로부터 절교를 당한 이유가 주인공 자신만 색깔이 없는 이름 때문일지 모른다는 암시로 시작한다. 저자의 제목부터 암시를 줬다. 그러나 소설은 이름의 색깔과는 전혀 상관없는 반전으로 끝난다. 고정관념을 없애는 것부터가 창조경제로 가는 첫걸음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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