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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49. ‘9.30사태’의 전말(顚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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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환의 주간포커스
작성자 jktbizdaily1 댓글 0건 조회 5,452회 작성일 2014-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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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부 최후통첩
 
할림지역을 제외한 모든 요충지에서 군사력을 장악한 수하르또 진영은 혁명군에게 10월 1일 저녁 7시까지 투항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냈으나, 혁명군 진영에 머물고 있는 대통령의 신변을 염려하여 공격시간을 미루고 있었다. 시한을 두 시간 넘긴 저녁 8시 50분, 수하르또는 라디오 방송을 통해, ‘9.30 운동’은 정부전복 쿠데타이며, 다수의 육군수뇌부 장성들이 납치되었기에, 본인이 육군의 지휘권을 잠정적으로 장악하고 있음을 발표하였다. 이 시각 오마르 다니 공군참모총장은 대통령과 그 일행을 피신시키기 위해 두 대의 수송기와 수하르또 진영을 공격할 무스탕 전투기의 발진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정보를 입수한 수하르또는 전략사령부 지휘부를 스나얀(Senayan) 체육관 쪽으로 급히 이전하게 된다. 한편 혁명군 내부에서도 대통령의 피신처를 어디로 정할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었다. 오마르 다니 장군과 수빠르조 준장은 대통령이 중부자와 족자카르타, 또는 동부자와 마디운으로 피신하기를 강력히 건의하였으나, 저녁 8시경 레이메나 제2부수상과 수찝또 경찰청장이 대통령의 침실에 들어가 반대방향인 보고르로 피신할 것을 권유하였다. 이 순간, 데위 부인이 들어와 대통령과 포옹을 한 뒤 대통령의 소매를 끌어당기며 단둘이 밀담을 나누는 것이었다. 데위 부인도 보고르궁으로 가는 것이 안전하다고 귀뜸하고 있었다. 데위 부인의 의도를 눈치 챈 오마르 다니 장군은 아이딧과 교감한대로, 대통령을 마디운으로 유도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이제 목적지가 어디가 되었든, 할림지역을 떠나야 하는 시각이 임박해 오고 있었다. 오마르 다니 장군의 강요를 받은 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대통령이 집밖으로 나서는 순간, 레이메나 제2부수상이 미리 대기시켜 놓은 승용차에 대통령을 밀어 넣었다. 이 차는 대통령 부관인 밤방에 의해 보고르로 가도록 계획되어 있는 차량이었다. 수하르또 진영은 밤방에게 절대로 대통령을 오마르 다니 장군이 제공하는 항공기를 타지 말도록 사전에 회유해 놓은 상태였다. 만약 대통령이 오마르 다니 장군이 제공한 항공기를 타면 필히 족자카르타로 날아갈 것이며, 그곳에서 아이딧이 세울 공산당 망명정부의 인질이 될 것이 뻔하였기 때문이었다. 족자카르타 행을 끈질기게 시도하다 주도권을 빼앗긴 오마르 다니 장군이 대통령 일행의 차량에 동승하고자 시도하였으나, 더 이상 빈 자리가 없다는 구실로 이마저 거절당하고 말았다. 두 대의 차량에 분승한 대통령 일행은 밤 10시 반에 할림을 출발하여 자정시간이 되어 보고르 대통령궁에 도착하였다.
 
아이딧은 나수띠온, 수하르또 연합인, 소위 ‘NATO군’이 장악하고 있는 수도 자카르타와 서부자와 지역을 피해 오마르 다니 장군이 제공한 다코타 소형 비행기에 탑승하여 10월 2일 새벽 1시 30분, 두 명의 비서를 대동하고 족자카르타로 날아간다. 아이딧이 족자카르타로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오마르 다니 장군도 허큘리스 수송기로 이륙하여 자와 상공을 선회하면서, 만약 수하르또군이 할림지역을 공격하면 내전이 발생할 것임을 경고하라는 지시를 지상에 있는 공군본부 상황실에 하달하면서, 무려 6시간을 선회한 후에야 마디운 공항에 착륙하였다. 대통령 일행이 보고르에 무사히 도착하였다는 보고를 받은 수하르또 장군은 10월 2일 새벽 3시 특전사령관인 사르워 에디 위보워 대령과 실리왕이 사단 참모장 다르소노 준장에게 할림 소탕작전을 위한 공격명령을 내렸다. 아침 7시에 혁명군 주력부대인 재 454대대가 항복하자, 수하르또는 이날 오후 2시 부로 쿠데타 진압작전이 종료되었음을 선언하였다. 야니 육군참모총장 등 6명의 장성들이 실종된 데 대해 누구보다도 큰 충격을 받은 사르워 에디 위보워 대령은 금번 사태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다음 날 아침 공군본부 작전국장 헤르람방 소장과 함께 헬리콥터에 동승하여 보고르로 날아가 대통령을 직접 면담한다. 우선 대통령에게 할림지역에 아직 남아있는 제454대대 잔류병들을 중부자와로 원대 복귀시키는 명령을 내려줄 것을 요구하는 한편, 납치된 장성들의 소재에 대해 캐묻자, 대통령은 “혁명완수 과정에서 희생은 당연히 따르게 된다.”며 퉁명스럽게 반응하였다. 사르워 에디 위보워 대령이 격분한 채 대통령을 만나고 돌아간 뒤, 대통령은 수하르또 장군에게 작금의 상황을 자신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지시한다. 오후 4시경 육로로 보고르에 도착한 수하르또는 먼저 쿠데타 가담자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내려줄 것을 요청하였으며, 특히 오마르 다니 공군참모총장에게는 직접적인 책임을 물을 것을 건의하였다. 그러나 대통령은 분명한 답변을 회피하며, “모든 것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겠네.”라는 거친 답변을 내뱉고 있었다. 향후 국가의 운명을 180도 바꾸게 되는, ‘수까르노-수하르또 양자대결’ 드라마의 서막은 이미 올려진 셈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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