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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39. 다이나마이트와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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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환의 주간포커스
작성자 jktbizdaily1 댓글 0건 조회 4,637회 작성일 2014-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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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업체나 광산업체는 도로건설 등을 위한 목적으로 발파작업용 다이나마이트를 사용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1980년대 중반 필자가 근무했던 남부 깔리만딴주 산림개발 현장에서도 이 폭약물을 많이 취급하였는데, 그 안전관리에 심혈을 기울였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가루다항공기 태국 돈무앙 공항 납치사건, 보로부두르사원 폭파, BCA은행 폭파 등 이슬람극단단체에 의해 폭탄테러 행위가 줄을 잇고 있는 초긴장된 상황에서 소량의 다이나마이트가 창고에서 분실된 아찔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폭약물은 인허가 절차도 까다롭지만 관할 경찰의 철저한 감독을 받는 일은 당연한 규범이었다. 정기 재고조사를 실시하는 어느 날, 분실사실이 확인되자 즉각 관할 경찰에 신고하였다. 당시 정부조직상 경찰군은 국군사령부 예하에 소속되어 있던 시절인지라, 관할경찰의 보고는 국군사령부 상부에까지 보고되지 않을 수 없었다. 만의 하나 이 분실물이 테러그룹에 들어갔을 경우, 그 책임소재를 따지기 시작하면, 회사의 존폐문제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엄청난 사건이었다. 사정기관에서는 우선 테러연관 가능성을 놓고 대대적인 수색작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다행스럽게 일주일 뒤 당국에 의해 체포된 절도범들의 신분이 인근 어부들이었고, 테러그룹과는 관련이 없음이 밝혀졌지만, 범인들이 잡히기 전까지 치른 곤욕은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잘나가던 사관학교 출신 경찰서장은 출세의 길이 막히게 되었다고 흥분하며 회사를 찾아와 기물을 내던지며 회사측의 취급부주의를 질타하기 바빴다. 경찰조서에서 어부들은 편취한 폭약물을 터뜨려 고기를 잡을 계획이었다고 실토하면서 더 이상 문제는 확대되지 않아 안도의 숨을 쉴 수 있었다. 자체 원인조사결과, 절도범들은 경비원들이 순찰을 도는 시간을 피하여 인근 숲속에 잠복하여 있다가 게릴라 식으로 창고에 접근하여 목재로 지어진 창고건물의 판자를 뜯고 들어가 절취한 후 다시 그 판자를 원상으로 복귀시켜 놓았던 것이다.
 
IMF사태 직후인 2000년대 초, 무정부 상태를 방불케 했던 극심한 혼란기에 이슬람극단주의 단체에 의해 자행된 자살 폭탄 테러가 자카르타를 비롯하여 지방도시에서 기승을 부릴 때 사용되는 무기가 주로 사제폭탄이었다. 이는 1980년대 중반 이미 노하우가 축적된 상태에서 나온 테러 목적을 위한 진일보된 양상이었다. 그래서 2004년 최초의 민선 대통령으로 출범한 유도요노 정부의 최우선 시책은 밀수근절, 도광, 도박 척결, 그리고 테러와의 전쟁이었다. 이에 따라 전 해에 경찰청장 직속부대로 기 결성된 대테러 부대를 활성화 시키기 시작했다. ’88특별분견대’라는 의미의 ‘Densus 88’은 총 202명의 사망자와 209명의 중경상자를 불러온 2002년 10월 발리 꾸따 비치(Kuta Beach) 소재 나이트클럽 폭탄테러 당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호주인 88명의 영령을 기리기 위해 호주와 미국 정부의 자금, 훈련 지원 하에 창설된 부대이다.
 
오는 10월 초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하여 오바마,시진핑 등 21개국 국가원수가 참석하는 APEC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테러청은 테러집단이 감지가 어려운 니트로 글리세린과 같은 액체 폭약물을 사용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는 시점인 지난 6월 28일, 자카르타 인근지역에서 폭약물 도난사건이 발생하여 안보정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광산회사에서 사용될 폭약, 뇌관, 암모니움 니트로겐을 실은 4대의 트럭이 서부자와 수방(Subang)에서 보고르 지역 찌구덱(Cigudeg) 에 있는 회사창고로 운송하는 도중에 마지막 트럭에 실려있던 화물 중 두 박스의 폭약이 도난 당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총 1만개의 다이나마이트를 하역지에서 검수하면서 일부 박스포장이 훼손된 것이 발견되자, 정밀 검수결과 2박스에 들어있던 250개의 다이너마이트가 분실된 것으로 판명되었다. 경찰은 테러집단에 의한 소행은 아닐 것이며, 단순 절도범에 의한 소행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Indonesia Police Watch’같은 시민단체는 이번 분실사건을 과소평가하지 말도록 경고하며, 이미 테러집단의 수중에 들어갔을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 단체는 도착비자, 밀수 및 인신매매 의제를 들고 금주 말 자카르타를 방문하는 호주 신임수상 방문과 10월 초 대규모 국제회의인 APEC 정상회담을 상기시키며 분실된 폭약물을 사용하여 사제폭탄을 제조하여 자살테러를 자행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경찰청 대변인은 이를 과장된 억측이라고 일축하지만,이번 다이나마이트 분실사건은 잊혀지고 있던 2002년 발리 폭탄테러, 2004년 자카르타 꾸닝안 지역 호주대사 폭탄테러, 2005년 두번째 발리 폭탄테러에 대한 악몽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사고이기도 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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