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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27. ‘특전사, 영웅시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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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환의 주간포커스
작성자 jktbizdaily1 댓글 0건 조회 5,393회 작성일 2014-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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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인도네시아 특전사(Kopassus)를 영국의 SAS(Special Air Service), 이스라엘의 Mossad에 비견하여 세계 3대 특수부대로 거명하기도 한다. 1950년대 창설된 특전사는 베니 무르다니 소령의 제1 대대장 시절의 성장기를 거쳐, 사르워 에디 위보워 대령 재임 당시인 1965년 10월에는 공산쿠데타를 단 하루 만에 진압하여 국난을 극복한 자랑스런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슬람국가주의자들의 발호로 인해 국가치안이 혼돈에 빠지기 시작한 1980년대 중반, ‘가루다 여객기 태국 돈무앙 공항 납치사건’, ‘딴중 쁘리옥 폭동’을 차례로 해결하여 그 명성을 국제적으로 넓혀가기도 하였다. 그리고 수하르또 장기집권 말기인 1998년 초, 운동권 학생들을 탄압한 전력에 이어, 곧이어 터진 ‘5월 사태’ 당시, 자카르타 북부지역 화교상권인 꼬따 지역이 불바다가 된 책임소재에 연루되어 인권문제 측면에서 족쇄를 차고 있는 어두운 그림자도 드리우고 있다.
 
지난 4월 1일자 본 칼럼란에서 다뤘듯이, 족자카르타 지역 쓰봉안 교도소에서 범죄 피의자 4명을 ‘즉결처형’하여 세간의 뜨거운 화두로 등장시킨 사건의 주역도 바로 인근 특전사 요원들로 알려지고 있다. 이 엄청난 사건이 일어난 직후 관할 육군 지역사령관과 경찰 책임자가 관련 조사가 착수되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자신들과는 무관한 사안임을 서둘러 변명하며 사건에 가담한 특전사 요원들의 입장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여 국민들을 의아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여론이 팽배해지자,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육군헌병사령부는 진상조사에 나서 족자카르타 주재 특전사 소속 병사 11명을 소환하여 조사를 시작하자, 중부자와 지역사령관을 포함하여 지방경찰청장은 함께 교체되었다. 그리고 중부자와 지방경찰청은 이번 사건의 빌미를 제공하였던 관내 조폭 조직에 대한 일제 검거에 나섰다. 한편 사건 피해자인 4명의 피해자 유족들은 대통령 인권담당 보좌관인 알버트 하시부안 변호사를 만나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요즘 언론 지면이 온통 ‘쓰봉안 교도소 사건’으로 넘쳐나는 와중에, 4월 11일자 모 일간지는 ‘특전사가 영웅시 되다’라는 제목을 달고 나왔다. 자카르타 와곽 지역인 찌잔뚱에 위치한 특전사 사령부 인근 주민들이 헌병대 조사를 받고 있는 특전사 병사들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는 내용이다. 만천명의 주민 지지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도 언급하였다. 시위대가 들고 있는 피켓에 쓰여진, “특전사여, 족자카르타를 안전하게 만들어 주어 고맙다. 강패들은 일소 되었다.”라는 문구들을 보노라면, 꼭 1980년대 중반 자카르타 블록엠 지역을 비롯한 전국 몇몇 대도시에서 자행된 ‘불량배 즉결처형’ 사건을 연상케 한다. 그 당시 언론상에 공식 집계된 피해자만 수백 명에 이르렀는데도 불구하고, 은밀히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이 초법적인 행동을 지지한다는 쪽으로 기울 정도로,‘무언의 지지와 소리 없는 박수’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평소 불량배들에게 갈취 당하고, 괴롭힘을 당한 소상인들은 불법적인 조치일지라도, 이들의 공포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것이다. 우범자들이 설령 입건되더라도, 그 처벌의 강도가 미약하여 금방 출옥하여 보복을 당하는 악순환이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즉결처형 가담자들의 입장을 지지하고 시위를 하는 행위는, 인권문제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불법적인 조치이지만, 법이 정의로운 심판을 내려 주지 못한다면, 종교적인 구습인 ‘공개처형’과 같은 대체 수단으로 분출될지도 모른다. 이슬람금식 기간만 되면, ‘정의의 몽둥이(?)’를 들고 설치는 이슬람 강경단체 ‘이슬람 수호전선’의 물리적인 행동이 제어되지 못하는 것이 그 좋은 예가 되고 있다.
 
법치국가에서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 사건이 터져 인도네시아 사회는 흔들리고 있다. 항간에는 2000년도부터 국군 편제에서 분리된 경찰청과 국군의 알력이 문제의 씨앗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우리가 이곳에서 사업을 영위하면서 항상 개탄하는 문제 중의 하나가 바로 ‘법의 불확실성’이었다는 점에 공감할 것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가 생업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이 나라가 법치국가로서의 존엄성이 지켜지며, 상도의가 통용되는 선진 국가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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