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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18|엄마, 아빠 지갑에서 허락없이 돈을 가져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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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고민상담실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5,020회 작성일 2018-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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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장 거짓말과 도벽이 있는 아이
 
 
<사례 1 > 엄마, 아빠 지갑에서 허락없이 돈을 가져갑니다.
 
 
저는 6학년 남자 아이와 5학년 여자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우리 딸아이가 어렸을 때 친구 집에서 장난감을 몰래 가져오는 일이 있어서 혼을 내주고 남의 물건을 가져 오는 것은 나쁜 일이라고 꾸중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학교에 입학한 후 학습이 부진한 편이면서도 남다르게 학용품에 굉장히 욕심을 부리더라고요. 서랍을 보면 쓰지도 않으면서 왜 그리 많은 학용품이 있는 건지.
 
문제는 3학년 때 아이가 엄마 지갑에서 돈을 3만원이나 꺼내 갔습니다.그 당시 용돈을 주어서 아이 지갑에는 2만원 정도 있었습니다. 아이한테  왜 돈을 가져갔는지 물었더니 ‘그냥’이라고 해서 아주 따끔하게 혼내주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는데 얼마 전 5학년이 된 후 아빠 지갑에서 십만원짜리 수표 한 장이 없어졌습니다. 처음에는 아빠가 돈이 없어졌다며 이상해 했고, 저는 딸아이가 가져간 것 같은데 물증이 없어서 그냥 두고 있던 차에 어느 날 딸아이 지갑에 문제의 수표가 용돈과 함께 들어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이 돈은 어디서 난건지 물었더니 아빠 지갑에서 뺐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왜 그런 것이냐고 물었더니 그냥 한번 써 보고 싶어서 그랬다고 합니다. 어떡하면 좋을까요?
 
참고로 저희 부부는 맞벌이를 하고 있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은 아닙니다. 그래도 애들이 무엇인가 큰 것을 요구하면 저는 저희 집 수입과 지출이 어느 정도이고 어떻게 써야 엄마, 아빠가 늙어서 경제적 수입이 없을 때 우리 가족들이 어느 정도 쓸 수 있을 것이니 지금은 절약을 하고 저금을 많이 해야 해서 못 사준다고 달래고 넘어가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저는 틈틈이 애들 공부도 봐주고 집안 일도 남에게 맡기지 않고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를 잘 안 해서 한 달간의 공부와 할 일에 대한 할당량을 주고 그것을 다하면 성과 몫으로 용돈을 주기도 합니다. 또 우리 딸아이가 친구를 넓게 사귀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린나이에는 종종 소유 개념이 불분명하거나, 호기심이나 자기 욕구를 통제하기 어려워 친구의 물건을 허락없이 가져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소유 개념을 분명히 해주고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면 문제행동이 저절로 사라지게 됩니다. 하지만 소유개념을 분명히 알고 있고 주인의 허락없이 남의 것을 가져오는 행동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는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가 도벽 행동을 보였을 때에는 그런 행동을 하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어야 그에 맞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아이들의 도벽 행동은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 나타날 수 있는데, 아이의 경우 돈을 가져갈 당시에 본인의 용돈이 있었다는 점이나 돈을 가져가고도 쓰지 않고 가지고 있었다는 점으로 보아, 용돈이 궁하거나 특별히 쓸 용도 (예를 들어, 친구의 환심을 사려고 무엇인가를 살 돈이 필요해서)가 있어서 그랬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 보다는 아이가 부모님께 직접 표현하기 어려운 어떤 욕구나 심리 상태 때문인 것으로 짐작됩니다. 아이들은 부모님의 관심을 받고 싶은데 적절한 방법으로 관심을 끌 수 없을 때 부적절한 방식으로라도 관심을 받으려 합니다. 어머님이 보내주신 글만으로는 구체적인 원인을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만, 특별한 동기없이 다른 사람의 돈에는 손을 대지 않으면서 부모님의 돈에만 손을 대었다는 점이나 학업이 부진하고 친구관계가 원만하지 않아 부모님이나 친구들에게 인정받을 기회가 적을 수 있다는 점이 그러한 심증을 뒷받침해 줍니다. 
 
아이가 부모님의 지갑에 손을 대었던 것이 혹 부모님께 무엇인가를 원하거나 표현하고 싶어서 그랬던 것은 아닐까요? 예를 들어, 부모님께서 맞벌이를 하는 경우에는 아무래도 아이와 함께 할 시간이 적고 부모님도 직장 일로 힘 드시다보니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에도 서로의 마음을 여유롭게 나누고 정서적으로 접촉하기 힘들 때가 많지요. 그러다 보면 부모님의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도 아이는 심리적으로 허전해지거나 외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부모님의 돈을 가져가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나 학용품에 욕심이 굉장히 많다는 것도 이런 허전함과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요? 아이가 친구를 넓게 시귀지 못하는 것 같다고 하셨는데, 만약 친구관계에서 소외감 같은 것을
느끼고 있다면 더 그럴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욕구나 생각을 잘 표현하고 있는지, 부모님께 인정받고 사랑받고 있다고 충분히 느끼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친구를 넓게 사귀지 못한다는 점도 자세히 살펴보셔야 합니다.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일상생활에서 만족감을 느끼고 있는지, 친구들과 어울리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아닌지, 마음을 나누고 우정을 쌓아 온 친구가 있는지 등등을 살펴보십시오.
 
부모님께서 아이의 행동 속에 담겨있는 심리적인 배경을 이해하기 어렵거나, 이해하더라도 어떻게 도와주는 것이 좋을지 그 방법을 찾기 어려울 때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이가 몸이 아프면 소아과에 가서 어디가 아픈지 알고 그에 맞는 처방을 받는 것과 같은 이치이니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가까운 곳에 있는 상담전문기관 (상담이 가능한 소아정신과)을 방문하셔서 심리평가나 상담을 받아보시고 아이의 심리상태나 특성을 이해하고 적절한 도움을 주시는 것이 유익할 것 같습니다. 

* 가톨릭대학교 아동∙청소년∙가족상담센터 http://www.catholic.ac.kr/~childf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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