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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우리가 가는 길이 잘못된 길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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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역의 마케팅스펙트럼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111회 작성일 2014-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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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길을 걷는 것과 같고 때론 ‘항로’로 비유되곤 한다. 언제 어디서 어떤 사람을 만날지 모르고 어떤 문제가 닥칠지 모르며 어느 시점에 끝이 날지 역시 모른다. 우리가 나아가고 있는 길이 바른 길이고 맞는 길이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고, 내가 아는 길보다 다른 이가 더 빠르고 편한 길을 알려주는 경우도 있으니 항상 두 눈과 두 귀, 그리고 마음을 열고 긍정적인 자세로 세상을 바라보자.
 
지난 4월 미국에 계신 누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상기된 목소리로 ‘Thomas Piketty(토마스 피케티-프랑스인이라서 사실 토마 피케티로 읽는 것이 맞다)’라는 경제학자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그의 저서가 대박이 났다는 얘기였다. “경제학자가 SF소설을 써서 베스트셀러가 된건가요?”라며 빈정거리는 필자에게 누님은 “우리가 알고 있던 자본주의에 대한 상식이 틀렸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밝혀줬을 뿐만 아니라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어. 피케티 교수는 워싱턴에서 미국 재무부장관 제이콥 루와 만났고,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정책자문위원회와 국제통화기금에서 강연을 했고, 뉴욕에서 노벨 경제학 수상자들과의 대담을 하고 있다구!” 음악을 전공한 누님으로부터 경제학에 대한 뉴스를 접하는 것이 조금 자존심 상하고 괜한 경쟁심이 생겨 필자도 시시콜콜하게 받아치느라 “저도 경제학 저서는 돈 주고 사 읽은 지가 십년이 훨씬 넘어요. 늙은 노교수가 돌아가시기 전에 뭔가 좀 해보시려고 노력하신 모양인데 그래 봤자 전 세계 판매량 500부도 못 팔거라구요!”하고 말을 마치자 마자 누님의 대답이 귀를 잡아당겼다. “늙은 건 너야. 피케티는 겨우 마흔세살이고, 하버드대 출판부가 출판한 이 책은 지금 미국에서만 5만부가 넘게 팔렸어! 이 한심한 양반아!” 이런저런 사는 얘기들과 자녀들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로 통화를 마치면서 이대로 질 수 없다는 자존심에 “누나! 아까 그 토마 뭐시기 아저씨 책은 라면 받침대나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어필된 거 아닐까?”하는 필자의 멘트에 누님도 꺄르르하고 웃으셨지만 몇 분 후 메신저로 날아온 사진에는 “Capital in the 21st Century(21세기 자본론)” 책이 찍혀 있었다.
 
평범한 중산층의 주부가 고리타분한 경제학 서적을 국제전화로 소개한다? 자존심이 상하긴 했지만 토마아저씨가 만든 라면 받침대에 대해 친구들을 통해 알아본 바 피케티의 경제학은 그야말로 집중력을 가지고 파고들어야 하며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기는커녕 복잡한 그래프와 도표들로 가득 찬데다가 페이지 수는 무려 700페이지에 달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부분이 매력적이기에 그의 책이 읽히는 것일까?
 
토마 피케티 교수는 자본주의를 둘러싼 역사적 사실들을 심각하게 들여다 볼 것을 촉구한다. 또한 경제학은 경제학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며 경제 위기 이후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져볼 것을 권장하고 있다. “1950년대와 60년대 Simon Kuznets가 주장한 성숙한 자본주의 경제는 점점 더 평등한 방향으로 간다”라는 예상은 보란 듯이 빗나갔으며 자본이 가진 수익률이 전반적인 경제 성장 속도를 훨씬 앞서가고 있다는 것을 통계와 자료를 통해 보여준다. ‘부(자본)’은 개개인의 노력에 의해 배분되어지기도 하지만, 잘 사는 최상위 계층의 사람들에게 지속적이고 편향적으로 축적되어 자본주의가 성숙해감에 따라 부유층과 서민층의 불평등이 오히려 악화된다는 주장이다. ‘소득 불평등 연구의 대가’로도 불리우는 피케티 교수는 역사적으로 세금과 부의 분배에 있어서 수많은 자료들과 고서들을 연구한 끝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 시스템”이며, 정치 시스템의 올바른 결정과 방향에 따라 국가(지구)경제와 공평한 배분이 이루어지게 된다고 역설한다. 피케티는 국가(정치)의 시스템을 정비하여 부유세와 소득세를 80%까지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역설한다.(이 부분은 필자도 조금 혼란스럽다)
 
“피케티 열풍은 탈규제로 치닫는 금융시스템이 얼마나 위험한지, 빚더미의 가계가 집값 하락에 얼마나 취약한지, 세계적 금융위기가 다가 오는지를 왜 몰랐는지 하는 기존 주류 경제학자들이나 주류 경제사상에 대한 반성 그리고 대안을 향한 갈망의 산물로 볼 수 있다.”
< 노영훈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개인의 능력보다 ‘상속’이 경제적 상위계층이 되는데 더 빠르고 손쉽다는 것은 과연 정당화 될 수 있을까? 빌 게이츠나 잡스처럼 혁신을 통해 엄청난 부를 거머쥘 수도 있겠지만 사실 억만장자들의 대부분은 ‘패리스힐튼’이나 영국 프리미어리그를 게임하듯이 농락하는 ‘만수르’처럼 부모를 잘 만났거나 (석유나 자원)재벌가의 후손인 경우가 허다하다. 즉 소득의 편차보다 자산의 편차로 인한 출발점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는 셈이고 그 편중도 점점 더 심화 되어지고 있다.(우사인 볼트가 100미터를 암만 뛰어봤자 패리스 힐튼은 99미터 지점에서 출발을 하고 만수르님은 울트라슈퍼제트카로 달리는 셈이라고나 할까…) 그 차이를 아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지혜롭게 배분하여 그 격차를 줄일 수는 없는 걸까? 누구나 평등하다고 하는 민주주의 세계에서 진정한 경제적 평등이 이루어질 수 없는 걸까? 피케티 교수가 제시하는 경제적 평등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정책은 노동을 통한 부를 획득할 수 있는 능력, 즉 기술과 지식의 확산이다. 자본의 치중, 편중 또는 권력(경제적, 정치적)의 남용을 견제함과 동시에 지식과 기술을 확산시킬 방안(정치적 시스템)에 대한 냉정하고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 이제 저성장(더불어 저출산) 시대에 돌입한 한국 경제와 경제적 과도기인 인도네시아에서 내가(또는 우리가) 할 길(일)은 정해졌다. 피케티의 저서가 인도네시아까지 열풍이 불기 이전에 열심히 벌어 자녀들에게 상속할 재산들을 축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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