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계수나무 한그루 기르며 - 심계 이용하(心桂 李龍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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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계수나무 한그루 기르며 - 심계 이용하(心桂 李龍河)
아호(雅號)란 글자의 의미 그대로 고상한 의미로 부르는 호칭입니다.
이름(名)이나 자(字) 이외에 편하게 부를 호칭이면서 아호의 소유자에게는 겸손의 의미, 부르는 사람에게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의미이니 별칭으로서는 이 아니 좋을 수 없습니다.
저는 평생 필묵 외길을 걷습니다. 창작은 물론 필묵 예술 안내도 겸하면서요.
응당, 아호를 많이 접하고 또 작호했는데요. 작호 후엔 소위 작호기를 많이 썼는바, 작호의 바탕과 과정, 완성 이야기들을 한편씩 정리하여 선연의 특별함을 새겨보고자 합니다.
心桂(심계), 이 두 자는 李龍河 회원의 아호입니다.
▲ 심계
▲ 이용하 인
자필묵연(自筆墨緣, <자카르타에서 필묵으로 인연> 또는 <필묵으로부터 인연>)의 지역반 중 땅그랑 서당 일원인 심계 회원은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출생(1955년)입니다.
심계 거사의 출생지 충정로가 구한말 충신 민영환(閔泳煥)의 시호인 충정(忠正)을 따서 지어진 이름이라는 것은 여러 문헌의 기록인데요.
충정로의 유래를 찾다가 1991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 발행한 한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소상히 기록된 민영환의 생애를 살피게 된 것도 큰 소득이었습니다.
이쯤이면 心桂 거사의 아호가 출생지 충정로, 아니 구한말 충신 민영환을 근거로 지은 소처이호(所處以號)임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일단 心은 忠正의 忠의 파자 中과 心에서 心을 취했습니다.
忠의 본질이 바로 속마음이며 그것은 바로 인격의 주체이기 때문에 파자를 하고 心을 취한 다음 어깨를 으쓱하기도 했네요.
다음 桂를 살펴보겠습니다.
桂는 달의 상상속 나무 월계수를 뜻하는 글자입니다.
민영환의 아호 계정(桂庭)의 桂이기도 해서 매우 흥미로웠고요. 결정적으로는 여행을 좋아하고 감사하고 긍정적인 삶을 지향한다고 밝힌 심계 거사의 성정과도 어울리는 글자지요.
그러니까 이 글자로만 보면 아호 心桂는 바라는 바를 주제로 삼은 소지이호(所志以號)로 분류할 수도 있겠습니다.
각설, 아호는 경명, 즉 이름 존중하는 의미가 매우 강하지요. 성가한 어른의 이름을 아이 부르듯 함부로 부를 수 없다는 정서가 그 바탕입니다. 그러면서 동도들과는 연대감 넘치는 정겹게 나눌 호칭입니다.
예전에는 아호가 서화가나 문인, 학자 등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누구나 원한다면 다 아호를 소유할 수 있습니다.
心桂, 부디 자주 쓰고 많이 부르면서 그야말로 고상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心桂 李龍河 거사께서 활발한 필묵 활동으로 이 아호를 빛내시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만인이 우러르는 월계수처럼 마음 안에 건강하고 행복한 나무 하나 가꾸실 것을 믿습니다.
▲ 위 작품은 심계 이용하 거사의 처녀작 <盡人事待天命>,
'사람이 할 바를 다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리다'입니다.
을사년 빛 좋은 맑은 날 산나루 북창 아래에서
인재 손인식 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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