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비즈니스 인니 석탄발전소 폐쇄 번복…흔들리는 인도네시아 에너지 전환 에너지∙자원 편집부 2026-02-19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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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자바 브까시 주거 지역 인근에 위치한 바블란 캡티브 석탄화력발전소/2025.(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인도네시아 서부 자바 찌르본의 작은 어촌 마을 주민 수쁘리얀또(32)는 마을 위로 흰 연기를 내뿜는 대형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해 이야기하며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18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그가 사는 지역 인근에 위치한 660메가와트(MW) 규모의 찌르본-1 석탄화력발전소(Cirebon-1 coal plant)는 당초 2035년 초 조기 폐쇄될 예정이었다. 이는 인도네시아가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 석탄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에너지 전환 계획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정부가 폐쇄 방침을 번복하면서, 발전소로 인한 환경 및 건강 피해를 호소해온 주민들의 기대는 크게 꺾였다.
수쁘리얀또는 녹색 홍합을 유통하는 상인이다. 과거에는 인근 어민들이 연안에서 채취한 홍합을 공급받았지만, 최근에는 어획량이 거의 사라졌다고 말한다. 주민들은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온배수와 폐수가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예전에는 우리 마을에서 잡힌 홍합이 있었지만 이제는 없다”며 “왜 발전소가 꼭 이곳에 있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주민 사르줌(46) 역시 발전소 가동 이후 어획량이 줄어 생계를 바꿔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발전소에서 뜨거운 물이 배출돼 물고기가 오지 않는다”며 생계에 타격을 입었다고 토로했다.
찌르본-1 발전소는 2012년 30년 계약으로 가동을 시작했으며, 2023년에는 1,000MW 규모의 2호기까지 추가로 운영에 들어갔다. 발전소 운영 컨소시엄은 정부 규정을 준수하고 있으며, 폐수는 “해수와 동일한 온도의 깨끗한 상태”로 배출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200억 달러 규모 국제 지원…그러나 ‘교착’
찌르본-1은 200억 달러 규모의 국제 에너지 전환 지원 협약인 ‘공정에너지전환파트너십(JETP)’의 대표적 조기 폐쇄 대상 사업이었다. 2022년 출범한 JETP는 선진국이 신흥국의 석탄 감축과 친환경 전력망 구축을 지원하는 틀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진전은 더디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JETP 재원은 218억 달러로 늘었지만, 인도네시아 정부에 따르면 실제로 지원된 금액은 약 34억 달러에 불과하다. 미국은 지난해 협약에서 철수했고, 독일이 일본과 함께 공동 주도국 역할을 맡았다.
인도네시아 싱크탱크 경제법률연구센터의 비마 유디스띠라 아디느가라 소장은 현재 JETP가 사실상 “교착 상태”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아시아 제로에미션 공동체(AZEC)’처럼 각국이 별도의 에너지 전환 구상을 추진하면서 JETP에 대한 우선순위가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협약을 지역사회 중심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부의 ‘엇갈린 신호’
2024년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은 향후 15년간 화석연료 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 정부는 찌르본-1을 계속 가동하겠다고 발표했다. 발전소의 잠재적 수명이 길고, 기존 설비보다 효율이 높은 ‘초임계(supercritical)’ 기술을 사용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대신 더 오래되고 비효율적인 발전소를 우선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 싱크탱크 필수서비스개혁연구소(IESR)의 파비 뚜미와 소장은 대체 발전 설비 구축을 위한 자금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기요금 인상을 우려한 결정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전력의 약 70%는 석탄에 의존하고 있다.
에너지 및 청정공기 연구센터(CREA)에 따르면, 국영 전력회사 PLN은 2034년까지 16.6기가와트(GW)의 신규 석탄·가스 발전 설비를 추가할 계획이다. 여기에 산업단지에 전력을 공급하는 자가 석탄 발전소(캡티브 석탄발전소) 31GW가 더해질 전망이다.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의 디니따 스띠아와띠 아시아 담당 애널리스트는 이번 결정이 정부의 에너지 전환 의지에 “엇갈린 신호”를 보낸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력 수요를 충족할 청정 대체 설비 구축을 위한 재원 확보가 시급하며, 전력 유통 규제 완화와 보조금 정책을 포함한 시장 중심 전환 전략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두 번째로 ‘공정에너지전환파트너십(JETP)’에 서명한 국가이며, 이후 베트남과 세네갈에도 적용됐다. 그러나 해당 재원이 실제로는 접근이 어렵거나, 시중 금리 수준의 대출 형태로 제공돼 수혜국에 부채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건강 문제와 지역사회 갈등
찌르본-1 인근 주민들은 발전소 가동 이후 호흡기 질환이 늘었다고 주장한다. CREA 연구는 해당 발전소의 대기오염 배출이 연간 400명 이상의 사망과 연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발전소 측은 배출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폐쇄 번복 결정 이후 주민들의 불신은 깊어지고 있다.
발전소 폐쇄 활동을 벌여온 지역 활동가 모함마드 아안 안와루딘은 “이제 정부의 말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찌르본-1 폐쇄 계획은 발전소에서 일하는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엇갈린다. 경비원으로 일하는 소삐안 수뿌뜨라는 “나는 위선자가 아니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이곳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사르줌은 자녀와 손주 세대의 건강을 우려하며 발전소 폐쇄 운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발전소가 찌르본 사람들을 서서히 죽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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