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비즈니스 다보스의 서사와 국내의 현실: 갈라진 인도네시아 이야기 경제∙일반 편집부 2026-01-29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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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이 2026년 1월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 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 대통령비서실 공보국/Muchlis J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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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자카르타포스트 1월 26일자에 게재된 ‘Omong-Omong Media’의 편집장 Abdul Khalik의
의견입니다.
지난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이 한 연설은 선의로 가득 찬 감정적인 퍼포먼스였다. 그는 자신감과 온기, 그리고 세계를 안심시키려는 듯한 수많은 수치 자료와 함께 연단에 섰다. 측근들이 ‘쁘라보워노믹스(Prabowonomics)’라 이름 붙인 이 연설에서 그는 평화와 안정이 번영의 토대이며, 5%를 웃도는 견조한 경제성장, 통제된 물가, 법정 한도 아래에 있는 재정적자를 강조했다. 효율성, 재분배, 산업화, 그리고 존엄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스위스 회의장에서 이 연설을 듣는 사람들은 인도네시아가 유능하고 자비로운 국가 운영의 새로운 시대로 접어든 것으로 믿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사실이기만 했다면. 선의만으로 2억 8천만 명이 넘는 국가를 다스릴 수 있다면. 야망이 잘 짜여진 연구 기반한 정책으로 자동적으로 이어지고, 유능한 제도와 인적 자원이 이를 효율적으로 집행하며, 납세자의 돈을 낭비하지 않고 민주적 안전장치를 훼손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쁘라보워 대통령은 5%를 넘는 경제성장을 성과의 증거로 자랑스럽게 제시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에서 5% 성장은 결코 특별한 성과가 아니다. 2000년대 초반 이후 거의 모든 대통령이 비슷하거나 더 높은 성장률을 경험하며 국정을 운영해왔다. 오히려 쁘라보워 본인은 대선 기간 동안 5% 성장은 부족하다며, 연 8% 성장이 없이는 인도네시아가 “도약하지 못할 것”이라고 거듭 주장한 바 있다.
성장률이라는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장의 질이다. 인도네시아의 성장은 오랫동안 안정적인 일자리로 이어지지 못했다. 여전히 약 9천만 명의 인도네시아인이 안정성과 사회적 보호가 없는 비공식 부문에서 일하고 있다.
우리는 과연 같은 인도네시아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일까? 쁘라보워 대통령과 우리는 같은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일까? 이 글은 단순히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니다. 대통령의 측근들이 그에게 전하고 있는 현실과는 다른, 수백만 인도네시아 국민이 매일 경험하고 있는 현실을 제시하려는 것이다.
다보스에서 쁘라보워 대통령은 무료 영양급식(MBG) 프로그램이 하루 약 6천만 끼의 식사를 제공하고 있으며, 규모 면에서 곧 맥도날드를 넘어설 것이라고 자랑했다. 이 비교는 박수를 받았지만, 동시에 실질적인 검토 대신 보여주기식 홍보에 그치는 현실을 드러냈다. 단가 비용, 조달 과정의 투명성, 영양 기준, 장기 재원 조달 계획에 대한 투명한 검토없이 단순히 끼니 수를 세는 것만으로는 성공을 논할 수 없다.
대통령은 이같은 ‘풍족한’ 제공량을 효율성 증대의 결과라고 포장했다. 낭비를 줄여 수백억 달러를 절감했고, 이를 사회 지출로 돌렸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독립적인 감사나 제도 개혁 없이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효율성’은 구조적 해법을 대신하는 수사적 표현에 그칠 위험이 크다. 인도네시아의 조세수입비율은 여전히 낮고, 최근 몇 달간 세수는 급격히 감소했다. 국내총생산(GDP)의 3%라는 헌법상 한도에 이미 근접한 재정적자는 더 이상 실수를 용납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
쁘라보워 대통령은 자산 규모 1조 달러에 달한다고 소개한 국부펀드 다난따라(Danantara)를 통해, 인도네시아가 이제 글로벌 자본과 대등한 파트너로서 산업화, 사회 프로그램, 국가적 자립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부펀드는 돈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자산을 재배치할 뿐이며, 그 자산들 중 상당수는 유동성이 낮고 이미 여러 제약에 묶여 있다.
다난따라가 국가 역량의 상징으로 칭송받는 바로 이 시점에, 루피아화는 달러당 1만7천 루피아 선까지 약세를 보이며 수년 만에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세계 무대에서 외치는 ‘자립’은, 외부 자금 조달과 환율 압력에 점점 더 취약해지는 개발 모델과 상충되는 양상을 보인다.
쁘라보워 대통령은 빈곤의 악순환을 끊는 열쇠로 교육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수만 개의 학교를 개보수하고, 오지의 아이들도 국가의 존재를 느낄 수 있도록 대형 인터랙티브 패널을 교실에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크린,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유지 보수, 교사 연수에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 동시에 교육·사회 부문 예산의 상당 부분이 무료 급식 프로그램 재원으로 전용되고 있다.
이러한 재정 압박은 인도네시아의 늘어나는 부채 부담으로 더욱 가중된다. 정부 부채는 9천조 루피아를 넘어섰고, 그중 상당 부분이 외화 표시 부채다. 쁘라보워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인도네시아가 단 한 번도 채무불이행을 한 적이 없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상기시켰다. 이는 사실이다. 그러나 빚을 갚는 것과 빚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관리하는 것은 다르다. 세입이 약화되고 루피아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부채 상환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보건, 교육, 사회 보호를 위한 재정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
쁘라보워 대통령은 또한 수마뜨라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로 1천명 이상이 사망한 이후 환경 규제를 위반한 28개 플랜테이션 및 산림 기업의 허가를 취소한 사례를 들며 법치주의의 수호자임을 자처했다. 그러나 법 집행의 방식은 더 불편한 현실을 드러낸다. 주요 대기업과 연계된 사업권이 취소된 것은 당연한 조치였지만, 아쩨 지역에서 약 10만 헥타르에 달하는 농장을 소유하고 쁘라보워 대통령과도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뚜삼 후따니 레스따리(Tusam Hutani Lestari)는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다.
이러한 모순은 동부로 갈수록 더 심화된다. 수마뜨라에서는 환경 규제 집행이 모범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파푸아에서는 국가 식량 및 에너지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대규모 산림 벌채가 계속되고 있다. 강력한 사업 이익집단의 지원을 받으며 수백만 헥타르가 개간되고, 원주민 공동체는 강제 이주당하며 저항은 범죄로 취급되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은 민주주의 규범의 점진적 침식과 동시에 진행된다. 해외에서는 존엄을 말하면서도, 국내에서는 군 출신 인사들을 민간 요직에 더 많이 배치하고, 지방 직선제를 약화시키려 하며, 자신의 조카를 중앙은행의 핵심 요직에 앉히는 등 정치적 세습을 강화하고 있다. 이 조치는 즉각 시장을 흔들었고, 루피아 약세를 더욱 심화시켰다.
다보스는 낙관주의, 자신감, 거대한 서사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정책의 결과 속에서 살아간다. 이 두 세계 사이에 진정한 리더십의 시험대가 놓여 있다. 그것은 국제 무대에서 얼마나 설득력 있게 국가를 포장하느냐가 아니라, 국내에서 얼마나 정직하고 공정하며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통치할 수 있느냐다.
국가는 연설만으로 운영될 수 없다. 숲을 보존하고, 아이들을 교육하고,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은 화려한 쇼와 편파적인 정책으로는 할 수 없다. 다보스에서 찬양받는 인도네시아가 국민이 실제로 살아가는 인도네시아와 같아질 때까지, 이 나라는 세계를 향해 유려하게 전달되는 인도네시아와 국내에서 조용히 견뎌야 하는 인도네시아라는 두 개의 세상 속에 계속 존재하게 될 것이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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