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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비즈니스 인니 술라웨시에서 진행되는 니켈 다운스트림 산업화의 잠재적 문제들 에너지∙자원 편집부 2025-08-26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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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중부 술라웨시 빨루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사진=안따라포토/BNPB) 

 

 ** 본 내용은 자카르타포스트 8 22일자에 게재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경제부 Deni Friawan 연구원의 의견입니다. 

 

지난 8 17일 중부 술라웨시 뽀소(Poso)를 강타한 규모 5.8지진은 충분히 강력했지만 그렇다고 이전 다른 재앙들만큼 파괴적이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십 명의 사상자가 나왔고 수백 채의 가옥, 공공시설이 파손됐다. 이 곳에서의 지진은 단순한 지진 그 이상의 의미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번 지진은 술라웨시 섬의 구조적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빨루-꼬로, 뽀소, 마따노 단층대가 관통하는 술라웨시의 지질 구조는 반복적인 지진 활동을 불가피하게 만든다.

 

대지진이 언제 어떻게 재발할지 예측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진이 발생하면 인명과 자산이 얼마나 위험에 노출되고 피해를 입을지 예측하고 예방하는 것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다.

 

이러한 위험은 최근 몇 년 동안 인구통계학적 추세뿐만 아니라 정부의 계획적인 다운스트림 산업 활성화 정책(이하 다운스트림 정책)으로 인해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 10년 사이 모로왈리, 북 모로왈리, 꼬나웨와 같은 술라웨시 중부와 동남부의 어촌뿐이었던 해안 지역엔 제련소, 석탄화력발전소들이 들어서며 도로가 놓이고 이주 노동자들이 붐비는 산업도시로 변모했다.

 

문제는 스테인리스강과 배터리에 대한 세계적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산업화를 서두르면서 정작 술라웨시의 취약한 지리학적 환경에는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2024년에 실시한 모로왈리(중부 술라웨시)와 중부 할마헤라(북말루꾸)의 천연자원 기반 산업화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일관된 공간계획이 심각하게 결여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모로왈리는 갑자기 번잡한 산업도시로 변모했다. 수만 명의 이주민들은 계획에 없던 빠른 성장을 촉진시켰고 그래서 일관된 도시계획도 없이 주택과 상점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변화의 속도에 압도된 지방 정부는 토지 이용이 잠재 위험성 지도를 무시하고 자본에 좌지우지되며 임시 허가를 남발했다. 환경영향평가(Amdal)와 지역공간계획(RTRW)과 같은 중요한 규제들이 과열된 산업성장 속에서 종종 간과되는 일도 벌어졌다. 그 결과, 너무 조밀하고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도시산업단지가 조성된 것이다.

 

공장과 기타 산업시설은 쓰나미가 닥치면 당장 쓸려버릴 해안 평야에 위태롭게 건설됐고 발전소와 제련소는 과거 중부 술라웨시의 마을 몇 개를 묻어버린 토양 액상화에 매우 취약한 연약지반 위에 세워졌다. 범람하기 쉬운 강둑에는 하숙집들이 빽빽하게 들어섰고, 명확한 종합계획 없이 만들어지는 정착지가 지진 발생 취약 지역까지 확장됐다.

 

성급한 다운스트림 산업 개발은 환경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위험 환경을 조성했다. 인도네시아 경제의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한 이 다운스트림 정책은 오히려 물리적으로 취약한 인구집중 지역을 만들어냈다.

 

정부는 니켈 다운스트림 정책을 수출금지, 무역 흑자, 투자 유입이라는 관점에서만 진행하며 이러한 위험성을 모두 간과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뽀소에서 발생한 지진은 개별 자연재해라기보다는 국가의 현재 산업 모델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로 해석해야 한다. 만약 그 정도의 약한 지진파가 한 지역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면, 혹시라도 더 강한 지진이 모로왈리처럼 번잡한 산업 단지에 발생한다면 어떤 사태가 벌어지게 될까?

 

니켈 다운스트림 산업화가 잠재적 재난 규모를 증폭시켰으므로 지진이 일어난다면 그 피해 규모는 엄청날 수밖에 없다. 인명 피해뿐만 아니라 수십억 달러 상당의 자산이 파괴되고 국가전략산업의 교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 다운스트림 산업화가 축적한 모든 것이 단 한 번의 격렬한 지각 활동으로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

 

이런 일은 단순한 추측이 아니며 실제 일어난 적이 있다. 2018 9, 모로왈리에서 537km 떨어진 빨루에 규모 7.4의 지진과 그에 따른 쓰나미가 닥쳤고 이후 토양 액상화가 일어나 4,300명 이상이 쓰나미에 쓸려가거나 액상화된 토양 속에 빠져 사망했고 도시의 대부분이 파괴됐다.

 

이 사건은 최소한 술라웨시에서 모든 정책에 재난발생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운스트림 산업 활성화 속도와 패턴에는 이러한 교훈이 어딘가에 반영되어 있다는 흔적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투자를 확보하고 수출 실적을 과시하려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술라웨시 산업 발전 저변에 도사린 재앙적 위험에 대한 인식이나 우려, 예방 등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현재 니켈 다운스트림 정책의 모순은 원자재 수출에만 의존하던 이전 상태에서 벗어나 원석을 가공, 제련하는 산업을 토착화해 더욱 강력하고 회복력 있는 성장 경로를 확보한다는 기치를 내걸었지만 술라웨시를 비롯한 동인도네시아 지역에서는 언제 일어날지 모를 재해를 대비한 회복력이 전혀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회복력이란 단순한 경제적 변수가 아니다. 회복력은 물리적 안전, 환경적 무결성, 예측 가능한 충격에 대한 기반 시설의 내구성 등도 반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술라웨시에서 진행된 안전장치 없는 산업화, 계획 없는 도시확장, 그리고 방어능력 없는 공동체 사회 등에서는 어떤 회복력도 기대하기 어렵다.

 

진전을 이루어낸 것 같지만 단 한 번의 재난으로 무너져버리는 발전이라면 그것은 지극히 근시안적이라 할 것이다.

 

다운스트림 정책은 인도네시아가 전통적으로 제조 기반의 국가라는 안정적인 이미지 대신 이곳에서 사업을 하는 데 따르는 위험을 더욱 부각시켰다. 쓰나미 발생 위험이 높은 해안에 위치한 제련소는 자산이 아닌 부채이며, 지진 응력을 고려하지 않고 건설된 발전소는 에너지 안보가 아닌 위험 축적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뿐이다. 그렇다면 다운스트림 정책의 진정한 함의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첫째, 정부는 다운스트림 정책의 모든 측면에서 재난 위험을 통합적으로 감소시켜야 한다. 즉 지역적 잠재 위험성을 나타내는 위험지도(Hazard maps)를 구역 지정 및 허가 절차의 지침으로 삼아 지진, 쓰나미 또는 액상화 지역 내 제련소, 발전소. 근로자 주택 등의 건설을 엄격히 금지해야 한다.

 

둘째, 인허가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고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임시 허가는 재난 대비, 환경 기준 및 도시 계획을 사업 승인과 연계하는 통합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 당국은 규정이 지켜지는지 확인 및 보장하기 위해 기술적 전문성, 모니터링 및 집행 능력을 갖춰야 한다.

 

셋째, 정부는 기존 시설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고 중요 기반 시설을 내진 안전 기준에 맞춰 개보수하여 기반 시설을 강화해야 한다. 건축 기준을 준수하는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건축 기준을 위반하는 기업에는 처벌을 내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부정부패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연적으로 독립적인 감시 기구를 두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 기반 재난 대비 체계가 산업개발 모델에 처음부터 포함되어야 한다. 기업은 조기 경보 시스템, 대피경로 안내, 정기적인 모의훈련 등 지역 재난대비 프로그램에 기여해야 하며, 이를 통해 이주민과 지역 주민 모두 재난 대응에 필요한 지식과 도구를 갖줘야 한다.

 

술라웨시 섬 단층지대의 니켈 다운스트림 정책은 안정된 지반을 가진 곳과는 달라야 한다. 최근 뽀소 지진은 2018년 지진에 비해 강도는 약했지만, 다운스트림 산업화 지역이 회복력을 핵심 가치로 삼아야 한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당국이 다운스트림 산업 활성화가 인도네시아의 미래를 보장한다고 생각한다면, 지진이 일어나 엄청난 손실로 그 야망을 파괴하기 전 지금부터라도 해당 지역의 재앙을 대비한 회복력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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