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채용 공고에 연령 제한 금지 > 경제∙비즈니스

2025년 5월 22일 브까시 블루플라자에서 열린 취업 박람회장에 수천 명의 구직자들이 일자리를 찾기 위해 몰렸다.(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인도네시아 인력부 야시에를리 장관은 국내의 모든 구직자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고용주가 채용 공고에 연령 제한을 두지 못하도록 하는 회람을 발표했다.

 

야시에를리 장관은 지난 28일 "이 회람의 주요 목적은 채용 과정에서 모든 종류의 차별을 금지하는 것"이며, 이 회람이 차별에 반대하는 정부의 입장과 채용 담당자가 채용 과정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관행을 유지할 수 있도록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1945년 헌법은 인도네시아 국민의 고용권과 적절한 생활 수준을 보장했지만, 여전히 연령 제한, 외모, 결혼 여부, 키, 민족, 피부색에 따른 채용 등 취업 과정에서 차별적인 채용 관행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채용 공고에서 연령 제한을 설정하는 것은 특정 조건 하에서 허용된다. 예를 들어, 직무의 특성상 연령 제한이 필요한 경우인데 일반 대중이 일자리에 공정하게 접근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는 한 허용된다.

 

이러한 조건은 장애인 구직자에게도 적용되며, 채용 절차는 차별 없이 능력과 직무 적합성에 따라 진행되어야 한다고 장관은 말했다.

 

또한 장관은 고용주들에게 공식 채널을 통해 정확하고 정직하며 투명한 구인 정보를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궁극적으로 구직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사기 행위, 위조 및 중개를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야시에를리 장관은  각 지방 정부에 기업들이 기회 균등과 차별 없는 채용에 관한 정책을 수립하도록 장려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채용 관행을 지속적으로 개선하여 보다 투명하고 공정하며 역량에 기반한 채용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경영자협회(Apindo)는 이전에 일부 직책에는 신체적 건강상의 이유로 젊은 직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특정 직책에 연령 제한을 두는 관행을 옹호한 바 있다.

 

또한 일부 기업에서는 잠재적 지원자가 많은 경우 채용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연령 제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영자협회의 노동위원회 위원장 밥 아잠은 지난 5월 13일, 인도네시아에서는 채용 공고가 10개만 나와도 1천 명의 지원자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며, 모두 다 선별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밥은 채용 공고에 연령 제한을 도입한 것은 구직자 수와 채용 가능한 일자리 간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취업 기회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싱가포르의 기업들은 지원자보다 일자리가 더 많기 때문에 연령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는 올해 해고와 일자리 감축이 증가하면서 노동 조건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야시에를리 장관은 이달 초 올해 첫 4개월 동안 파산, 규모 축소, 이전 등 다양한 이유로 전국적으로 24,036명이 해고됐다고 발표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노동조합연맹(KSPI)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4월 기준 해고된 노동자 수가 7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두 수치 모두 경제 활동의 상당 부분이 비공식 부문에서 이루어지는 인도네시아의 전체 상황을 반영하진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1일 국제 노동자의 날에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은 자카르타 국립기념물(Monas)에 모인 수십만 명의 노동자들에게 연설하면서 해고 대책반 구성을 약속하고 노동자 복지 향상과 노동 보호 강화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