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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비즈니스 조코위 정부의 관광분야 5개월 평가 경제∙일반 편집부 2015-03-26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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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인도네시아 경제에 대한 관광산업의 기여도는 4.01퍼센트이며, 세계경제 포럼에서 인도네시아는 관광 분야 경쟁력 순위 70위에 올라 있다. 인근에 있는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관광대국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외래관광객 유치를 통해 외화획득을 늘리고 이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조코위 정부의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취임 직후 발빠르게 관광부(장관 아립 야하)를 통해 인도네시아 관광발전을 위한 10대 과제를 발표한 것에서도 관광산업 중흥에 대한 의지가 읽힌다.
 
*2013년 세계 인바운드관광통계
출처: WTO 세계관광기구
 
인도네시아 통계청은 2013년 외래객 입국객 수보다 7.19% 상승한 9,435,411명의 관광객이 작년 한 해 동안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으며 2014년 인도네시아 관광수입은 98억 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7.5% 늘었다고 발표했다. 조코위 정부는 2015년에 외국인관광객 1천만 명, 외화수입 110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는 2014년 인도네시아방문 외래관광객수 9백4십3만명에서 약 10% 증가한 수치이다. 전년 대비 10% 성장은 두자리 수 증가로 큰 외생변수가 없는 한 실현 가능한 합리적인 목표치로 보인다. 문제는 조코위 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2019년까지의 외래관광객 유치목표를 2000만명으로 발표했다는 점에 있다. 참고로 대한민국은 2014년에 1400만명의 외래관광객을 유치했으며 2000만명 외래관광객 유치달성은 2017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은 도쿄올림픽이 개최되는 2020년까지 외래관광객 2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무비자 정책을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관광부는 외래관광객 성장률을 매년 12%이상으로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예상하면서 2019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2천만명 방문을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인도네시아 관광여건으로 볼때 이는 실현 불가능한 유치목표로 보인다. 2000만명 유치는 2014년 943만명 유치에서 매년 18%씩 성장해야 하는 수치이며 전 세계에서 이런 성장률을 5년간 기록하는 국가는 없다. 2000만명 유치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재 발리나 바탐, 빈탄 등으로만 몰리는 외래관광객을 수도 자카르타로도 유치해야 큰 폭의 성장률 달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수도에 외래관광객이 몰리지 않는 나라가 관광대국이 될수는 없으며, 이는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이 수도권에 외래관광객이 몰리면서 관광대국이 됬음을 입증해 주고 있다. 대한민국의 경우 서울로 몰리는 외래관광객을 지방으로도 분산 유치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 인도네시아의 경우는 반대의 상황에 놓인 것이다. 
 
외래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숙박시설 및 관광지 조성 이외에도 교통, 안전, 보건 등 사회적 인프라가 기본적으로 뒷받침 되어 있어야 한다. 인도네시아를 방문하는 외래관광객은 자연휴양지로만 몰리고 있고, 수도인 자카르타에는 비즈니스 관련 출장자들이 주로 방문하고 있는데, 이는 자카르타의 사회적 인프라 미비에 기인한다. 자카르타의 관문인 수까르노하따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은 2014년의 경우 전년에 비해 0.26% 증가하는데 그쳤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연구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에서는 5대륙 50개 도시에 대해 치안과 안전도(디지털 안전도, 의료 안전도, 인프라 안전도, 개인 안전도 등)를 평가해 ‘세계 50개 도시 안전지수’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불명예스럽게도 가장 안전하지 않은 도시 1위로 자카르타가 뽑혔다. 게다가 자카르타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1~3월중 자카르타에서만 뎅기열에 걸린 환자가 1000명을 훌쩍 넘고 이중 5명이 사망하는 등 보건 분야에서 인도네시아는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지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자카르타 주지사마저 뎅기열에 걸릴 정도로 보건, 위생 상황은 매우 열악하다.
 
영국 윤활류 회사 캐스트롤(Castrol)에 의해, 자카르타가 세계에서 가장 교통 체증이 심한 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시아, 호주, 유럽,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등 전 세계 78개 지역에서 킬로미터 당 평균 시동-정지 수를 측정하여 그 수치에 또 다시 한해 동안 운전한 평균거리를 곱한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카르타는 한 해 운전자 당 시동-정지 수가 33,240회로,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게다가 자카르타는 외래관광객이 걸어다닐수 있는 인도도 없다. 블루버드 택시 이외에는 외래관광객들이 안심하고 타고 다닐 변변한 대중교통수단도 없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관광부에서 난제들을 돌파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가 외래관광객에 대한 무비자시행이다. 인드로요노 수실로 인도네시아 해양조정장관은 지난해 11월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호주 등 5개국 국민에 대해 2015년 1월부터 자국에 비자 없이 입국하도록 허용하기로 했다며, 이를 통해 연간 45만 명의 외국인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11월 발표는 무비자 허용 대상국가들과 협의하지 않고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으로 보이며, 심지어는 인도네시아 내 관련부처들 간에도 제대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혼선을 빗기도 했다. 
 
무비자 입국허용 1차 발표 미시행 문제가 정리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인도네시아 관광산업을 통해 외화 수입을 확대하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정책을 한국을 포함한 30개 나라로 확대할 방침이며, 이르면 다음달부터 시행될 전망이라고 현지 언론이 3월 17일 보도하기에 이른다. 아립 야하 관광장관은 “단기 체류 관광객에 한해 비자를 면제해주는 국가와 도시를 현행 15개에서 45개 국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이 정책이 시행되면, 100만명의 외국인관광객이 증가하고 관광객이 평균 1,200달러를 쓰면 12억 달러의 외화수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비자 면제가 검토되고 있는 국가들로는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네델란드, 노르웨이, 러시아, 영국 등이며 호주는 제외될 전망인데, 최근의 외교적 갈등 때문으로 보인다. 무비자 시행 2차 발표는 조코위 정부가 2019년 임기말까지 무리해서라도 2000만명의 외래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조급증에서 나온 무리수로 보이며, 세가지 점에서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해 보고자 한다.
 
첫째는 상대국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는 조코위 정부의 세련되지 못한 외교행태이다. 비자면제는 국제관례상 상호주의가 원칙이나, 1차 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2차 발표 전에도 무비자 대상국가로 지목되는 해당 국가들과 상호협의를 과감하게 생략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인니 정부가 발표된 해당 국가들을 대상으로 무비자를 일방적으로 시행할 경우 말릴 수는 없겠지만 이는 외교적 관례를 벗어나는 것이다. 또한 상대국가들에 대해서도 ‘우리가 비자면제를 하니 당신들도 비자를 면제하라’는 식의 언론플레이도 해당 국가들에 대한 외교적 결례인 사안이다. 상대 국가에서 무비자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들중의 하나가 불법체류자 문제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목적이기 때문에가 먼저 상대국들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울수 밖에 없다.
 
둘째는 상대국이 동의하지 않는 일방적인 무비자 시행이 인도네시아 건국이념과 상치될 수 있다는 점이다. 초대대통령인 수카르노 대통령이 건국이념으로 발표 한 트리삭티 (Trisakti), 즉 정치적 독립, 경제적 자립, 문화적 정체성 함양이라는 건국이념을 토대로 국민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자부심을 고취하는 외교를 펼쳐왔다. 이는 최근 인도네시아 해양에서 불법으로 어획활동을 하는 인근 국가들의 어선을 폭파시키는 것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이민법 No. 6/2011이 인도네시아에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는 국가의 시민들은, 인도네시아 국민들에게 비자를 요구하지 않는 국가여야 한다고 명기하고 있는데서도 상호주의와 자존감이 잘 드러난다. 이처럼 무비자 시행은 상호주의가 원칙이나 상대방이 인도네시아 국민들에 대해 무비자의 문호를 개방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만 일방적으로 해당 국가에 무비자를 시행할 경우 이는 인도네시아의 자존감을 높이는 외교와 상치되는 것으로 보인다.
 
세번째는 무비자시행을 통한 외확획득이 부풀려져 있다는 점이다. 무비자의 가장 큰 효과인 외래관광객 유치증대를 이루기 위해서는 주로 선진국에서 상대적으로 국민 1인당 GDP가 떨어지는 국가에 대해 무비자를 시행할 경우이다. 이는 일본이 태국, 말레이시아 등을 대상으로 무비자를 시행한 후 이들 국가들로부터의 관광객유치 효과를 보더라도 알 수 있다. 하지만 금번 무비자 시행은 인도네시아보다 국민 1인당 GDP가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들인 한국, 일본,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노르웨이 등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US$35의 도착비자 수수료가 절감된다고 이들 국가의 해외여행 예정자들이 여행목적지를 인도네시아로 바꾼다고 장담할 수 없다. 물론 무비자를 시행하면 외래관광객들은 분명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큰 폭의 증가를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이다. 역으로 무비자 시행으로 인도네시아를 방문하는 이들 국가들의 관광객들로터 받는 도착비자수수료 US$35을 잃는 경제적 마이너스도 상정해 볼 수 있다.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마저 잃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 2014년 인도네시아 방문 외국인수
출처: 인도네시아 관광부(www.parekraf.go.id)
 
위에서 언급한 바대로 무비자 시행 발표시 보여준 외교적 결례, 인도네시아 정부내 관계부처간 이견에 따른 혼선과 정부내 혼선을 정리해 주는 창구 부재, 경제적 이득 계산의 허구성, 장미빛 정책의 발표를 통한 국민적 인기 상승을 노리는 단기적 포퓰리즘 등 조코위 정부의 관광분야 5개월은 조급증과 혼선 그리고 과욕으로 요약할 수 있다. 얽히고 섥힌 난제들을 조코위 정부가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있게 지켜볼 수 있는 대목이다.
 
외래관광객 유치증대는 무비자나 해외마케팅 등 필사적으로 해외로만 눈을 돌릴 것이 아니라 인도네시아 국내로 눈을 돌려야 진정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019년 2000만명 유치보다는 사회적 인프라 정비를 통해 인도네시아 국민들이 많이 가보는 곳, 가서 편안하고 즐거운 곳, 또 가보고 싶은 곳이 인도네시아에 많이 있어야 결국 외래관광객이 그 곳들을 방문하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게 된다. 이것이 바로 인도네시아를 방문하는 외국인관광객들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내에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인들도 행복한 ‘모두가 행복한 관광’인 것이다. 이는 중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자카르타부터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고, 자카르타 시민들을 위해 시내와 인근에 즐겨 찾을 수 있는 관광지를 구축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관광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 진심으로 인도네시아 관광부의 발전과 건승을 기원한다.
 
 
 
오현재 한국관광공사 자카르타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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