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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비즈니스 인니서 맥 못추는 세계1호 편의점…차별화 실패·경기 침체·당국 규제에 결국 ‘철수’ 유통∙물류 편집부 2017-07-19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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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지난달 30일부로 인도네시아 사업을 모두 접었다. 이는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 경제국인 인도네시아에서 해외 기업으로서의 사업 난항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 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한때 ‘세벨(Sevel)’이라는 애칭으로 사랑받았던 글로벌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이 문을 닫게된 것은 점점 가중되는 경쟁의 치열함·인도네시아 경제의 침체·당국의 높은 규제 허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17일 전했다.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본사는 최근 성명을 통해 “2017년 6월 14일 인도네시아에서 세븐일레븐 프랜차이즈를 운영해 온 상장 기업 PT모던인터내셔널의 자회사 ‘PT모던세벨’과의 MFA(Master Franchise Agreement) 계약이 종료됐다”면서 “지난 23개월간 세븐일레븐과 PT모던세벨 측은 사업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MFA 계약을 준수하기 위해 협상을 지속해 왔으나 결국 사업 종료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2009년 모던인터내셔널은 자카르타에 인도네시아 최초의 세븐일레븐 매장을 열었다. 이 기업은 기존의 전통적인 편의점에 카페와 레스토랑을 접목시켜 인도네시아에 완전히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소개했다. 다른 현지 소형 슈퍼마켓들과는 달리 대부분의 세븐일레븐 매장에서는 따뜻하게 조리된 음식을 판매하고 하루 24시간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앉을 공간도 제공한 것. 또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는가 하면 고객들을 매장에 밤 늦은 시간까지 머무르게 하기 위해 라이브 밴드의 공연을 열기도 했다. 

경쟁사인 현지 업체 인도마렛(Indomaret)이나 알파마트(Alfamart)도 결국은 핫밀(hot meal)을 판매하고 매장 내에 앉을 공간을 마련하는 등 세븐일레븐의 사업모델을 따라하게 됐다. 로이 맨데이 인도네시아 소상공인 협회 회장은 “세븐일레븐의 비지니스 모델이 다른 편의점 업체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으며, 이것이 사업 확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략은 한동안 성공을 거뒀다. 학생들과 젊은 직장인들이 근처의 세븐일레븐 매장에 앉아 친구들과 슬러시 주스나 맥주 등을 마시며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노트북으로 작업을 쉽게 볼 수 있었다. 2014년 세븐일레븐은 총 190개 매장에서 1조 4000억 루피아(약 1200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이처럼 잘 나가던 세븐일레븐의 영광은 그러나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지난 2년간 인도네시아 경제가 침체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감소한 것이다. 맨데이 회장은 “소비자들의 행동 변화는 전체 소매 업계에 영향을 미친다. 많은 소비자들이 더이상 식료품을 비축해두지 않고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지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을 더 많이 이용하면서 매장에 들려 충동적인 구매를 하는 경우가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년간 매출 감소로 인해 45개의 매장 문을 닫았다. 모던인터내셔널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 기업의 순손실은 6387억 루피아(약 541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순손실인 548억 루피아(약 46억 원)에 비해 손실액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모던인터내셔널의 총 수익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세븐일레븐의 총매출액은 6752억 루피아(약 572억 원)로 전년 대비 24%가량 감소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 인도네시아 지사의 올리 프라유디 부소장은 차별화 부재를 지적했다. 그는 최근 보고서에서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 것은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인도네시아 내 패스트푸드점·중형사이즈 레스토랑들과의 명확한 차별점을 만들어 내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세븐일레븐의 사업모델과 리스크는 레스토랑의 그것과 비슷하다. 준비된 식음료·앉을 자리·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렇다”면서 “결과적으로 세븐일레븐 체인은 인도네시아 소비자에게 여전히 매우 인기가 높은 패스트푸드점과 전통적인 음식 좌판과 치열한 경쟁에 놓이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경쟁에서 우위에 있기 위해 세븐일레븐은 매장 위치를 주로 자카르타 중심가의 목좋은 곳에 자리 잡았다. 이는 한편으로 매장 임대료도 매우 높음을 의미한다.
 
인도네시아 당국의 규제도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2015년 인도네시아는 자국 내 소형 매장과 편의점에서의 주류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주류 판매가 매출의 15%를 차지하고 있던 모던인터내셔널로서는 뼈아픈 조치가 아닐 수 없었다고 피치는 설명했다. 또한 인도네시아 당국은 소매점·레스토랑과 카페에 각각 별도의 영업허가를 내주고 있어 세븐일레븐처럼 카페와 소매점을 결합한 형태의 매장은 관광청으로부터 특별 허가가 발급되는 자카르타 인근 지역에서만 사업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 전국에서 사업을 할 수 있는 소매점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자카르타에 최소 250개 매장을 낼 것을 요구받았는데, 이는 너무 많은 수라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조치였다.
 
한편 세븐일레븐의 모기업인 일본 지주회사 ‘세븐앤아이홀딩스’는 로이터통신에 인도네시아에서 세븐일레븐 프랜차이즈를 부활시킬 또다른 파트너 사를 물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븐앤아이홀딩스 대변인은 “인도네시아는 우리에게 중요한 나라다. 이것이 세븐일레븐 사업의 끝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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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왕뿌띠님의 댓글

바왕뿌띠 작성일

망하게 만들어서 이겼다고 생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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