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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비즈니스 한밤중 인도네시아 발리에 모인 젊은 남녀들…"비트코인 재테크로 대박?" 교통∙통신∙IT 편집부 2017-07-04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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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인도네시아의 최대 관광 도시 발리에서는 '비트코인 설전'이 벌어졌다. 발리 시내에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스타트업을 위한 공유사무실) '우붓'에서는 매주 화요일 저녁마다 비트코인에 관한 최신 정보를 주고받는 세션이 열린다. 비트코인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와서 토론 거리를 발제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비트코인은 2009년 개발된 세계 최초의 가상 화폐다. 디지털 단위인 '비트'(bit)와 동전을 뜻하는 '코인'(coin)의 합성어로 일종의 암호화된 가상 화폐다.  
 
최근 들어 비트코인 등 가상 화폐들이 안전 자산 혹은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며 몸값이 치솟고 있다. 2009년 탄생 초기에 1비트코인(BTC) 가격은 1센트 이하였지만 최근 1BTC 가격이 30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25일 현재 1BTC당 2631달러)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는 "가상화폐가 미래 사회를 움직이는 제일 큰 산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우붓에서 2년째 열리고 있는 비트코인 세션은 비트코인 전문가이자 IT 컨설턴트인 개리 딕스트라와 붓이 공동 주최한다. 비트코인에 대한 최신 동향부터 시작해서 세계 각국 경제 움직임, IT 트렌드, 정치 뉴스까지도 다룬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 화폐도 결국 세계 정세에 발맞춰 움직이기 때문에 이 모든 지식에 대해 다 같이 나누고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 딕스트라의 생각이다.
 
이날도 세계 각국에서 온 가상화폐 전문가들이 50명 넘게 참석했다. 미국·이탈리아·러시아·중국 등에서 온 이들은 가상화폐 채굴(화폐를 얻기 위해 암호화된 문제를 푸는 행위나 방법)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부터 재테크 일환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사람들까지 다양했다.  
 
2시간 30분이 넘는 세션 내내 참석자 모두가 질문하고 토론 거리를 던졌다. 이들 중에는 발리에 잠시 들른 사람도 있었고 프리랜서로 몇 달간 발리에 짐을 풀고 붓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중국 정부가 급증하는 자국내 가상화폐 채굴 공장을 그렇게 규제하려고 해도 안 먹힙니다. 이번 달에도 중국내 비트코인 관련 기업들이 수십억 위안씩 투자를 받고 있는게 현실이고요." (개리 딕스트라, 미국 IT 컨설턴트)
 
"라이트코인·대쉬 등 다른 가상 화폐로 갈아타야 하나요?"  
"그건 여기서 물을게 아니기도 하거니와 그 누구도 대답해줄 수 없는 문제겠죠" (마이크 민델, 미국 IT 프리랜서)  
 
관광 도시인 발리에서는 이같이 비트코인에 대한 난상토론을 벌이는 자리가 매주 20여곳 넘게 열린다. 일부 비트코인 전문가들은 발리를 '비트코인의 성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만큼 발리는 오래 전부터 비트코인이 왕성하게 거래되는 곳이다.  
 
발리에서는 비트코인으로 부동산 거래부터 호텔·식당 예약, 중고품 거래도 할 수 있다.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설치한 가상 지갑을 열고 상점에서 보여주는 QR 코드를 찍으면 결제가 완료된다. 국내에서는 익숙지 않은 풍경이다. 
 
일찌감치 발리에서 가상 화폐가 통용될 수 있었던 것은 'IT 도시'로서 발리의 매력 덕분이다. 이곳은 저렴한 물가와 우수한 통신 인프라 덕분에 2000년대 후반부터 세계 각국에서 IT 기업과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몰려왔다.
 
미국 IT 도시 실리콘밸리에서 본따 '실리콘 발리'라는 별명도 얻었다. 업 특성상 프리랜서들이 많은 컴퓨터 개발자들도 발리에 몰려오면서 기술 개발이 필수적인 가상 화폐도 덩달아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전세계에서 몰아치는 가상 화폐 열풍은 비트코인이 주도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이더리움·라이트코인·대쉬 등 다양한 가상화폐 후발주자들이 주목받고 있다. 비트코인의 가상 화폐 시장 점유율은 올초 87%에 육박했지만 24일(현지시간) 현재 39.2%까지 내려왔다. 반면 이더리움의 시장 점유율은 31%까지 올랐다.
 
세계 주요 국가들도 가상 화폐 광풍에 대한 제재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각국의 제재에 대한 전망 또한 이날 비트코인 세션 중 가장 뜨거운 감자였다.  
 
EU는 이달 초 50억 유로(약 6조3500억원)의 자금을 3개년 동안 투입해 블록체인 감시하고 지하경제에서 흐르는 돈을 잡는 ‘프로젝트 티타늄’을 시행하기로 했다. 지난달 영국·독일·스페인 등 6개 국가들을 중심으로 학계ㆍ사법 기관ㆍ전문가 등과 공조한다는 세부 계획을 밝혔다.
 
티타늄 프로젝트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된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사태 이후 EU가 내놓은 대책이기도 하다. 피해자들이 해커들에게 비트코인으로 몸값을 지불했지만 정작 이들 범인을 검거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 상원 의회에 지난달 발의된 ‘테러 자금 및 위조 화폐 방지 법안’에도 비트코인 같은 가상 화폐에 대한 제재가 포함됐다. 가상 화폐에 대해 대체로 호의적인 인도네시아에서도 “이 같은 가상 화폐가 이슬람국가(IS) 등 테러 집단들의 자금 모집 경로가 되고있다”며 우려한다. 
 
그러나 이날 세션에 참석한 사람들은 “비트코인에 대한 제재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 것”이라며 “매년 수십배씩 증가하는 가상화폐 거래량을 기존 금융거래처럼 실명 등 개인 정보를 수집해 통제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구시대적”이라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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