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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비즈니스 "이기려면 하얘져야 해?" 인종차별 논란에도 성장하는 동남아 K뷰티 경제∙일반 편집부 2017-04-12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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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영자 일간지 자카르타포스트는 최근 젊은이와 여성, 네티즌이 아세안 시장을 이끌 3대 핵심 요소라고 분석했다. 아세안에서 35세 미만의 젊은 인구는 전체의 60%다. 15~29세는 27%, 5세 이하의 어린이는 10%에 이른다.
 
선진국은 물론 중국마저 ‘고령화의 덫’에 걸렸지만 아세안은 65세 이상의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6%에 불과하다. 화장품의 주 소비자층이 20~30대이기 때문에 젊은 소비자가 많은 아세안은 그만큼 매력적인 시장인 셈이다. 

여성이 경제력과 소비 결정권이 강하다는 점도 화장품 업계의 호재다. 영국 시사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경제분석업체 EIU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세안 여성의 3분의 2 이상이 자신의 은행계좌를, 48%가 신용카드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여성 응답자 대부분은 식료품과 의류, 액세서리, 아동용 제품에서 지출 결정을 담당했으며 전자제품과 여행 등 다른 소비 영역에서도 최소한 공동 결정자 역할을 했다. 
 
손성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아세안은 젊은 인구가 많은 만큼 새로운 문화와 제품에 대한 습득력도 빠른편이다. 예를들어, 모바일뱅킹 사용 인구가 전체의 20~40% 수준으로 PC를 통한 판매보다 ‘모바일 쇼핑 플랫폼’이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SNS에서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온라인·모바일 판매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세안 국가를 하나의 시장으로 보되 국가별 특성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남아시아 국가가 경제, 문화적으로 활발히 교류하지만, 국가별로 소득 수준의 차이도 있고, 종교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지난해 ‘서울’이라는 지명을 브랜드에 사용한 한 태국 화장품이 인종차별적인 광고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서울 시크릿’이라는 이 브랜드의 미백 크림 광고에는 태국 유명 여배우 시린 크리스 호왕이 등장하는데, 검은 피부의 여성과 대조를 이루며 “이기려면 하얘져야 해”라는 자극적인 멘트를 내뱉는다. 

CNN, BBC 등 해외 주요 매체는 이 광고를 앞다퉈 보도하며 분노를 표했다. 한 태국 네티즌은 “나는 피부색이 검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다. 검은 피부를 가진 사람을 루저(패배자)라고 규정하는 것은 엄연한 인종차별”이라고 항의했다. 
 
이 광고를 제작한 브랜드 서울 시크릿은 태국 업체인 율리한그룹 소유로 한국 화장품 업계와는 관련이 없다. 하지만 브랜드 이름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은 한국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 브랜드가 태국에 출시하는 제품이 대부분 미백 기능을 내세우는 만큼, 광고 혹은 용기 문구를 적을때는 주의를 해야 한다. 여전히 미백을 영문으로 표기할 때 ‘화이트닝(whitening)’이라고 적는 브랜드가 많은데, ‘피부를 하얗게 만든다’는 말 자체는 인종 차별적인 표현이다. 반드시 ‘브라이트닝(brightening)’이라고 적어야 한다. 

아울러, 가격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태국의 화장품 소비자 대부분이 20~30대 젊은 층인만큼 인터넷 쇼핑몰과 SNS, 한글 사이트에 접속해 각종 제품의 정보와 가격을 습득하고, 공유할 수 있다. 따라서 이미 역직구로 판매 됐거나 현지 SNS 등에 개인 판매자가 있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가격 차이가 존재한다면 오프라인 채널에서 판매는 어려워 진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손성민 연구원은 “해당 제품에 대한 가격 정책을 일관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어렵고 한국 시장에 어느 정도 홍보가 된 상품이라면 오프라인 시장보다는 온라인 시장부터 매출을 이끌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베트남의 경우 아직 뷰티 시장 규모는 작지만, 한국 화장품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시장조사 기관 Q&ME에 따르면 지난해 515명에게 ‘화장품’이라는 단어를 주고 가장 먼저 연상되는 나라를 물었더니 46%가 한국이라고 답했다. ‘패션’도 41%로 가장 많이 한국을 꼽았다. 인구도 아세안 국가 중 인구도 가장 젊은 편에 속한다. 베트남 국민 평균 나이는 28세로, 20~30대 인구가 3300만명이다.
 
다만, 아직 베트남 현지 물가와 소득 수준을 고려하면 한국 화장품의 체감 가격은 높은 편이다. 헤어케어 제품을 베트남에 수출하는 에코마인의 안성재 팀장은 “베트남에서는 한국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는 높으나 가격적인 측면에서 구입을 주저하는 소비자가 많다”고 말했다. 
 
코트라 호치민무역관의 이주현 담당은 “베트남은 아직 화장품을 사용하는 인구가 매우 적다. 브랜드 제품은 보따리 상인들이 비관세로 들여와 더 싸게 판매하는데, 유명 제품은 중국산 모조품이 유통되고 있다. 국민소득이 2000달러 수준으로 가격에 민감하며 비싼 가격의 제품은 판매가 어렵다. 이에 따라 중소 브랜드가 베트남 화장품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저렴하고 충분한 제품군을 갖추는 것이 기본이다”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같은 무슬림 국가에서는 원재료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달팽이 크림 처럼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는 경우 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것처럼 ‘할랄’ 인증을 꼭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애니멀 프리’ 즉 동물성 성분이 들어가 있지 않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세포라 매장에서는 아직까지 할랄 화장품을 취급하지 않는다. 대부분 일반 화장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자연주의 브랜드 더바디샵의 경우 ‘100% 베지테리언’이라는 문구를 붙여놓았을 뿐 별도의 할랄 인증은 받지 않았다. 
 
흔히 인도네시아는 이슬람 국가로 인식돼 있지만 이슬람이 국교는 아니다. 또 인구의 87%가 이슬람을 종교로 갖고 있으나 신앙심이 강한 사람들은 그 중에서 10~15%에 불과하다. 따라서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할랄 인증 여부에 크게 관심을 갖고 있지 않으며, 동물성 원료로 제조된 화장품이 아니라면 별다른 거부감 없이 구입한다. 
 
손성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인도네시아 여성의 85%가 올리브 계열의 검은 피부여서 하얗고 밝고 맑고 자연스러운 피부 스타일을 추구하는 경향은 한국 여성들과 비슷하다”며 “현재까지 개발해온 미백과 수분크림 등은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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