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비즈니스 인니 정부, 루피아 화폐단위 변경 계획 재추진 금융∙증시 편집부 2025-11-12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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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루피아 지폐
인도네시아 정부는 오랫동안 지연되어 온 루피아 화폐단위 변경(리디노미네이션, redenomination) 계획을 재개하고 2027년까지 관련 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에 경제학자들은 이 계획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은 이 정책을 "루피아의 자릿수를 단순화하는 것"으로 정의했는데, 이는 세 개의 0을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50,000루피아 지폐가 50루피아 지폐로 바뀌는 것이다.
중앙은행 대변인 람단 덴니 쁘라꼬소는 지난 10일, 이 조치가 구매력을 감소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국민들이 이전과 동일한 양의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중앙은행, 정부 및 국회(DPR)가 화폐 단위 변경 과정을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이며, 시행 시기는 “정치적·경제적·사회적 안정을 고려하여 적절한 시점을 선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덴니는 이어 정책 시행 전 법적·물류적·정보기술적 준비를 완료할 것이며, 중앙은행은 화폐 단위 변경 과정 중에도 루피아 안정성 유지와 경제 성장 지원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세 자리 숫자를 생략한 가격에 대해 생각하거나 말하는 것은 이미 많은 인도네시아인에게 일상적 관행이다. 가격표나 메뉴판, 상점, 음식점 등에서 마지막 세 자리를 문자 'k'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
인도네시아는 10년 넘게 이 아이디어를 검토해왔는데, 특히 2013년 정부가 다음 해 심의하기로 했던 화폐 단위 변경 정책 초안을 마련했으나 결국 실행되지 않았다.
지난해 국가입법계획(Prolegnas) 우선순위 목록에 화폐 단위 변경 법안이 포함되면서 정책 추진에 새로운 동력이 생겼으나, 2025-2029년 기간 중 우선 심의 대상 법안을 명시한 이 계획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구체적인 진전은 없다.
당시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띠 장관이 이끈 재무부는 2020-2024년 전략에 화폐단위 변경을 포함시켜 2024년까지 초안을 마련하고 2035년까지 완전히 시행할 계획이었으나, 이 역시 실현되지 못했다.
새 재무장관 뿌르바야 유디 사데와는 지난달, 11월 3일 발효된 재무부령 제70/2025호에 이 계획을 포함시켰으며, 이 법령은 2025-2029년 기간의 4대 정책 우선순위 중 하나로 화폐 단위 변경을 명시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정부와 중앙은행(BI)은 화폐 단위 변경 법안을 초안하여 2027년 말까지 국회에서 심의 및 승인받도록 되어 있다.
정책의 긴급한 요건으로 국가 경쟁력 강화,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 및 안정적인 루피아 가치 유지, 루피아 신뢰도 제고 등도 규정에 명시했다.
재무부는 새 규정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아이르랑가 하르따르또 경제조정부 장관도 정부가 해당 계획에 대한 논의를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고 10일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과거에도 통화 개혁을 단행한 바 있다. 1950년 당시 재무장관 샤프루딘 쁘라위라느가라의 이름을 따 ‘샤프루딘 컷(Gunting Syafruddin)’이라고 불렸는데, 이는 네덜란드 발행 지폐를 물리적으로 반으로 자르는 방식이었다.
1965년에는 현재 검토 중인 방안과 유사하게 루피아에서 세 개의 0을 줄이는 화폐 단위 변경이 시행됐지만 당시 정책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이후 인플레이션(초인플레이션 포함)으로 통화 가치가 계속 하락하면서 오늘날 다시 같은 논의가 제기된 상황이다.
쁘르마따은행 수석 경제학자 조수아 빠르데데는 10일 자카르타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1965년 높은 인플레이션과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시행된 화폐단위 변경에서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숫자 단순화와 구매력을 감소시키는 정책을 혼동해서는 안되고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임금, 저축, 계약, 세금이 가치 손실없이 숫자로만 변환된다는 보장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수아는 0을 세 개 없애는 것은 소액 거래가 편리해지고 머릿속 계산도 쉬워질 것이지만, 만일 0을 네 개 없앨 경우에는 소매 가격의 '반올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물가 상승, 화폐 가치에 대한 대중의 오해, 기술 시스템의 운영 차질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달라스 대학교 경제학자 샤프루딘 까리미는 화폐 단위 변경이 실질적인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다고 주장한다. 화폐 단위 변경의 효과가 회계 및 거래 간소화나 심리적 안정 등 상징적인 수준에 그치며, 실제 생산성이나 국민 생활 향상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행정 비용, 재정 및 기술 시스템의 정비, 국민 교육, 화폐 재인쇄 등의 과정에 비용이 많이 들고, 일시적인 통화 불신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자리 창출, 생필품 가격 안정, 균형 잡힌 인프라 개발 등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겉치레만 하는 시도이며, 지금이 과거와 다를 만한 강력한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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