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 별이 되는 마을 > 인문∙창작 클럽

본문 바로가기

팝업레이어 알림

팝업레이어 알림이 없습니다.

사이트 내 전체검색

73c27ae0295d5ccfd060ed5825f883ca_1671375260_4225.jpg

(117) 별이 되는 마을

페이지 정보

인문과 창작 작성자 편집부 작성일 2019-12-11 09:37 조회 14,144 댓글 0

본문

별이 되는 마을
 
시. 김현숙
 
 
집으로 돌아갈 때마다
정다운 이들이 하나 둘
별이 되어 떠났다
 
함석집 할머니,
탱자나무집 아저씨,
고향을 떠나 살던 젊은이들이
반딧불 같이 깜빡이다
낯선 땅에서 지기도 여럿,
 
저녁이면 개들마저 더 소란하던 마을이
이제 집집마다 불 하나 켜면 되었다
불 켜는 이 없는 집들은
더 이상 돌아올 이도 없게 되었다
 
등잔불 밝히다 일찍 잠든 마을처럼
밤은 까맣고
끝내 돌아갈 곳 없을 절망감이
그 칠흑보다 꺼먼 어둠 속에 나를 고립시켰다
 
   (구글 이미지)
 

*** 시작노트
 
나이가 든다는 건 이별에 익숙해진다는 의미다.
어느덧 부모님을 여읠 나이가 되고, 또 다가올 어느 순간엔 형제와 친구들을 보내는 시간이 오리라.
 
고향이 그리운 건, 그 곳에 그리운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운 이들이 하나 둘 별처럼 지고, 점점 어두워져 가는 마을에 마음이 아프다.
머잖아 어둠 속으로 수몰되어 사라질 고향을 바라봐야 하는 일, 참 무섭다......
 
 
*이 글은 '데일리 인도네시아'에 함께 실립니다.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많이 본 뉴스
주요뉴스
공지사항

Copyright © PT. Inko Sinar Media. All rights reserved.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