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란 2023년 한-인도네시아 영화제(KIFF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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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인도네시아 영화제(KIFF 2023)
배동선
올해도 10월 19일-22일 기간에 CGV를 중심으로 한-인도네시아 영화제가 열렸다. 늘 그렇듯 자카르타에서는 플래그쉽 매장인 그랜드인도네시아점에서 개막식이 열렸고 이 행사는 반둥, 족자, 수라바야에서도 동시에 진행되었다.
이 기간 동안 해당 영화제 출품 영화들은 일반 가격의 3분의1 내지 4분의1 수준인 1만5,000루피아 (약1,300원)에 티켓을 끊어 관람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장 구매는 안되고 cgv.id나 CGV 앱을 통해서 온라인으로만 구매하는 방식이었다.
일은 CGV가 다 하는 것 같지만 포스터를 보면 주인도네시아 대사관과 한국문화원(KCCI)이 주최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제의 취지는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문화교류이지만 한국문화를 인도네시아에 소개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한국문화원 주최
행사라는 점에서 현지 한국교민들에게는 거의 공지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충분히 이해된다.
물론 기사들을 세밀하게 챙기는 사람들은 현지 신문에서 관련 기사를 접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명색이 문화교류이고 한국인들 보라고 인도네시아 영화들도 출품되었는데 교민사회에 전혀 사전 공지가 되지 않은 건 고질적이고도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행사의 성격이 그런 만큼 여기 출품되는 한국영화들은 늘 인도네시아 영화보다 3-4배
많은 것이 보통이다. 행사의 주 대상이 인도네시아인이란 뜻이다. 그러니
비록 한국 공관이 주최하고 한국 기업이 주관하는 행사이지만 일반 교민들이 소외되는 건 참고 넘겨야 하는 부분이다.
한 가지 긍정적인 것은 매년 일반 극영화 외에 뮤지컬 등 다른 형식의 영상물들도 함께 소개되므로 차려진 밥상의 메뉴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올해도 안중근 의사를 다룬 뮤자컬 영화 <영웅>이 포함되었다.
올해 12편의
한국영화와 네 편의 인도네시아 영화가 이번 영화제에 출품되었는데 그 면면은 다음과 같다.
1. 한국영화
<거미집(Cobweb)> (2023)
<외계+인 1부(Alienoid)> (2022)
<브로커(Broker)> (2022)
<공조2: 인터내셔널(Confidential
Assignment: International)> (2022)
<영웅(Hero)> (2022)
<밀수(Smugglers)> (2023)
<유령(Phantom)> (2023)
<스위치(Switch)> (2023)
<귀공자(The Childe)> (2023)
<옥수역 귀신(The Ghost Station)> (2022)
<더문(The Moon)> (2023)
<범죄도시3(The Roundup: No Way Out)>(2023)
2. 인도네시아 영화
<자서전(Autobiography)>
(2022)
<헬로우 고스트(Hello Ghost)> (2023) – 한국 원작의 리메이크
<여기 멈추면(Ketika Berhenti di Sini)> (2023)
<수숙: 아름다움의 저주(Susuk: Kutukan
Kecantikan)> (2023)
각 도시에서는 다음 CGV 상영관들에서 KIFF 2023 영화들이 상영되었다.
자카르타: CGV 그랜드인도네시아(Grand
Indonesia)
반둥: CGV 23 빠스칼(23 Paskal)
족자: CGV 제이워크(Jwalk)
수라바야: CGV 마블시티(Marvell City)
매년 KIFF 영화제 때마다 한국에서 김인권, 강소라
같은 배우들이 날아와 개막식에 참석했으나 올해는 인도네시아 가수 겸 배우 브리안 도마니(Bryan Domani)가
홍보대사를 맡아 레드카펫을 밟았다.
▲브리안 도마니
2000년생의 브리안은 가수로서는 2012년 데뷔해 세 개의 앨범과 두 개의 싱글을 냈고
배우로서는 2014년 데뷔해 <인간의 대지(Bumi Manusia)>(2018), <7번방의 선물> 리메이크(2022), KIFF 2023 출품작 중 하나인 <여기 멈추면> 등에 출연했다.
한국영화 출품작들 중 시네마 21(Cinema XXI)에서도 함께 상영했던 <더문>과 <귀공자>가 각각 23만 명과 38만
명의 관객이 들면서 한국영화 역대 2위를 갈아치우며 선전했지만 (부동의
역대 1위는 당분간 60만 명 이상의 관객이 든 <기생충>) 나머지는 그다지 흥행하지 못했다.
CGV와 시네마 21 양쪽에서 모두 상영된 또 다른 한국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누락된 것이 눈에 띄는데 이는 다른
한국영화들과 달리 CGV가 아닌 시네폴리스(Cinepolis)가
수입해 인도네시아에서의 상영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끌어오지 못한 주최 측 한국문화원의
섭외력이 조금 아쉬운 대목이다.
한편 인도네시아 출품영화들도 나름 쟁쟁한 편이다.
<여기 멈추면>은 160만 명 관객이
들어 10월말 기준 로컬영화 흥행순위 8위, <헬로우 고스트>는
61만 명으로 14위를 달리고 있다. 후자의
경우엔 연말로 갈수록 상위 15위권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여기 멈추면>은 2023 인도네시아
영화제(FFI 2023) 작곡상 후보에도 올라 있다.
막불 무바라크 감독의 <자서전>은 2022년 인도네시아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했고 올해 인도네시아 영화를 대표해 미국 오스카 시상식에 출품된
작품이다. 참고로 작년에는 <아주 달콤한 작전(Ngeri-ngeri Sedap)>, 그 이전엔 <지옥의
여인(Perempuan Tanah Jahanam)>이 오스카에 출품된 바 있다.
한-인도네시아 영화제는 내년에도 또 열리겠지만 교민사회 입장에서는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그들 만의 리그’가 되어 간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배동선 작가
- 2018년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저자
- 2019년 소설 '막스 하벨라르' 공동 번역
- 2022년 '판데르베익호의 침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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