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필산책 83 > 행성의 축복 김준규/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운영위원 밤 하늘에 무수히 많은 별 중에 유일하게 생명체를 선택받은 행성, 우리는 그 희귀성에 한번 놀라고 생명체의 유지를 위해서 끊임없이 작동하는 물리적 지속성에 또한번 놀라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박테리아는 수 십억 년을 진화하면서 다양한 생명체를 키워냈고 적당한 시간 차이로 돌아가는 자전의 힘은 생명이 활동하며 휴식할 수 있도록 낮과 밤을 구분하여 진화를 촉진하였다. 그뿐인가,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적당한 온도의 유지가 …
< 수필산책 82 > 아침에 꽃을 지고 문인기 /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금요일 아침, 주말이라는 생각에 설레기도 하지만 잘 마무리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약간 긴장하고 나선 출근길이다. 집에서 출발하여 동네를 벗어나 늘 아침 시간이면 붐비는 네거리를 못 미쳐 있는 짧은 다리를 지날 때였다. 햇살이 정면에서 눈이 부시도록 비추는데 해를 등지고 초로의 한 아주머니가 등에는 바구니를 지고 양손에 무언가 들고 다리를 건너오고 있었다. 역광으로 인해 실루엣처럼 분명하지 않다가 가까워지자 선명하게 보이기 …
< 수필산책 81> 행복의 균형이 오늘도 무사하기를 한화경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인도네시아에서 일단 도로에 넘치는 오토바이를 보면 놀란다. 한 도로에 차와 오토바이가 질주하는 광경은 정말 대단하다. 마치 오토바이가 바쁘게 움직이는 개미 떼처럼 보인다.교통체증이 심할 때는 거북이 걸음같은 차 사이를 오토바이는 물속의 자유로운 물고기처럼 헤엄쳐 가는 것 같다. 그럴 때는 오토바이가 부럽고 차는 과연 이 도로를 뚫고 갈 수 있을까 의문이 생긴다. 10cm도 안되는 차창 옆을 수십 대의 오토바이가 아슬아…
< 수필산책 80 > ‘쟁이’ 예찬론 엄재석 / 한국문협 인니지부 부회장 ‘쟁이’라는 말은 기술이나 기능인을 비하하는 용어로 곧잘 쓰이는데 국어사전에는 2개의 뜻이 있다. 하나는 사람의 성질이나 특성, 행동 등을 나타내는 일부 어근 뒤에 붙어, 그러한 특성을 가진 사람’을 얕잡는 말로서 쓰인다. 예를 들면 욕심쟁이, 욕쟁이, 빚쟁이, 깍쟁이, 심술쟁이, 겁쟁이, 난쟁이, 뻥쟁이, 거짓말쟁이, 영감쟁이 등이 있다. 다른 하나는 일부 명사 뒤에 붙어, 그것…
< 수필산책 78 > 가을은 우리 삶의 정원사 서미숙 / 수필가,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장) 고국에는 나무가 잎을 버리는 계절,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봄과 여름 그 푸르고 무성했던 흔적을 다 내려놓고 미련 없이 떠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한때 간절히 지니고 있던 가득한 꿈과 영화가 그 아름다움이 바람결에 떨어져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맞이하는 이 즈음이면 한번쯤은 자연의 이별과 마주서서 자신의 삶과 자존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진정으로 잎을 버리는 나무가 …
< 수필산책 68 > 박 씨를 문 강남제비 엄재석 / 한국문협 인니지부 부회장 강남제비 원래 뜻은 순수했다. 추운 가을을 나기 위해 따뜻한 중국의 양자강 강남으로 날라 가는 제비를 뜻한다. 어쩌다가 신흥 부자가 많은 강남의 유한부인을 유혹하는 제비족을 지칭하는 용어로 변질되었을 뿐이다. 흥부전에서 흥부가 다리를 고쳐준 제비가 강남에서 박 씨를 물고 왔다. 그 박 씨가 자라고 박을 켜니 보물이 나와서 흥부는 부자가 되고 심술궂은 형 놀부는 거지가 되는 권선징악의 이야기다. 보통 3월에 와서 9월에 남쪽 …
<수필산책 58> 자바의 꿈 이태복 /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부회장) 자바에 3년째 살고 있다. 일이 있어 자카르타에 온지 겨우 3일이 지났는데 자바가 그리워 눈물이 난다. 누구보다 수나르가 보고 싶다. 눈물이 날정도로 보고 싶다. 나는 한국 사람이고 수나르는 피 한 방울 안 섞인 인도네시아 사람인데 말이다. 수나르는 마흔살로 살라띠가에서 만난 아들 같은 자바 사람이다. 내가 수나르를 만난 건 3년 전 2017년 6월쯤이다. 노년을 살라띠가에서 살기로 하고 수나르의 땅을 사서 연구원을 짓고 새로이…
< 수필산책 48 > 인니 대표 서정시인 조꼬 삐누르보와 커피편지 서미숙 / 수필가,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장) 살아있는 생명체는 끊임없이 산소를 들이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처럼 열대나라 수도인 자카르타도 살아있는 도시라고 증명이라도 하고 싶은 것일까? 계절의 순환을 알리듯 거친 숨을 토해내며 한바탕 시원한 빗줄기를 쏟아 붓더니 어느새 활짝 개어 언제 폭우가 쏟아졌냐는 듯 청명하고 맑은 하늘에서 구름에 실려온 봄기운이 느껴진다. 한국의 유력한 시 전문 잡지에서 인도네시아 시와 시인을 소개…
< 수필산책 38 > 글투 운동 하실래요? 이영미 / 수필가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지난 2018년은 미투 운동(Me Too Movement, 나도 말한다)으로 세계가 뜨거웠다. 2006년 미국의 여성 사회운동가 타라나 버크가 성적으로 착취당하는 자국의 소수인종 여성과 아동들을 격려하기 위해 생각해낸 아이디어 미투 운동, 생가지에는 불이 잘 붙지 않듯이 이 운동도 십여 년간 겨우 연기만 피우다 2017년 후반에 이르러서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 제작자인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범죄…
2018 한국문협 인니지부 <인도네시아 문학>제5집 출간 기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