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총선 D-2…이번에도 금권선거로 얼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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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총선·지방의회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고질적인 투표매수 등 금권선거 행위가 자행되면서 부정선거 논란이 커지고 있다.
7일 인도네시아 언론과 외신들은 3주간의 선거운동 기간에 전국 곳곳에서 유권자들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가 광범위하게 벌어졌다며 이번 선거도 금권선거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금권선거가 만연하는 것은 이번 선거에서 부패척결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평가와 함께 집권 민주당의 지지율이 폭락하고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한 선택기준으로 '정직하고 깨끗한 후보'를 꼽는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투표매수는 농촌과 도시를 가리지 않고 벌어지고 있으며 소속 정당에 관계없이 많은 후보가 금품을 유권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권자들에게 제공되는 금품은 현금에서 닭고기, 돼지고기, 의류까지 다양하다.
자카르타에서 열린 골카르당의 선거집회에는 수천명이 후보들의 얼굴이 인쇄된 노란 티셔츠를 입고 참석했으며 이들은 무료 식사와 교통편, 현금 5만 루피아(4천700원)를 받기로 하고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향력 있는 소수 민족·종파 지도자에게는 더 많은 금품이 제공된다. 한 소수 종파 지도자는 자카르타 인근 선거구의 한 국회의원 후보가 소수 종파 지도자들에게 돈 봉투와 옷 등을 선물하고 소수 종파를 위한 법률 제정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선거 전문가들은 이런 투표매수 행위는 선거 때마다 관행처럼 벌어져 금품을 주는 쪽은 물론 받는 유권자들도 별다른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아시아재단 등의 여론조사에서는 유권자의 40∼50%가 후보자가 금품을 주면 받을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태도는 빠른 경제성장에도 2억5천만 인구의 절반이 하루 생계비 2달러인 빈곤선 이하 생활을 하는 점과 무관치 않다.
공정선거운동을 펼치는 사회단체들은 9일 투표 전까지 선거운동이 금지되는 냉각기간(6∼8일 3일간)에 금품 살포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부정부패가 외국인 투자 유치 등 경제발전에 큰 걸림돌로 꼽힌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TI)가 각국 공공부문 청렴도를 평가한 '부패인식지수'(CPI·100점 만점)에서 32점으로 177개국 중 114위를 기록했다.댓글목록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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