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시위는 국민의 대정부 경고...인니 정부, 근본 문제 해결해야 > 정치∙사회

본문 바로가기

팝업레이어 알림

팝업레이어 알림이 없습니다.
사이트 내 전체검색

정치∙사회 8월 시위는 국민의 대정부 경고...인니 정부, 근본 문제 해결해야 사회∙종교 편집부 2025-09-05 목록

본문

2025년 8월 25일, 자카르타에서 국회 하원(DPR) 해산을 요구하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최근 인도네시아 전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진 대규모 시위를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 정부에 대한 경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분석가들은 경고했다. 정부가 단순히 시위자들을 체증해 가혹하게 처벌하는 수사를 벌일 것이 아니라 세금 인상, 예산 낭비, 경제적 불평등 심화 등 국민들이 분노하게 된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만 향후 또 다른 소요 사태의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분석가들은 정부가 심화되는 경제적, 정치적 불만을 해소하지 못한 상태에서 근거 없는 안정감에 빠져 국민의 신뢰와 재정적 정당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체 부처 및 기관에서 삭감한 예산을 특정 정책에 쏟아붓는 기묘한 정부 지출 우선순위와 주택 수당 등 최근 불거진 의원 특혜에 반대하는 시위가 여러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폭동으로 번지면서 인도네시아는 근래 수년 만에 가장 심각한 소요 사태를 경험했다.

 

지난 8 28(), 중부 자카르타 시위 현장에서 온라인 차량 공유 서비스 운전자가 경찰 장갑차에 치여 사망하면서 전국적으로 분노가 폭발했다. 그 결과 주말 동안 스리 물야니 재무장관을 포함한 여러 공무원들의 자택이 약탈당했고, 여러 지역의 지방 의회 건물이 파손되거나 불탔다.

 

이에 쁘라보워는 폭도와 약탈자들을 엄중히 단속하라고 군경에 지시하고 수도 주요 지역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는 등 강경 진압을 예고하며 위협하듯 위력을 과시했다.

 

이런 상황에서 폭력적인 진압을 우려한 시위대 측이 9 1() 기존 예정했던 시위를 속속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단지 일부 활동가들이 거리에 나와 평화적 시위를 벌였는데 9 3() 집회를 연 인도네시아 여성연합이 그 중 하나다. 이들은 경찰의 만행에 항의하며 전면적인 경찰개혁 요구의 상징으로 빗자루를 들고 나와 시위를 벌였다.

 

지난 주 내내 전국적으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20명이 실종되었으며 500명 이상 부상을 입었다. 이 과정에서 수천 명이 체포, 구금당했다.

 

쁘라보워는 8 31()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진정한 열망을 수용해 국회의원 수당을 삭감하고 외유성 해외여행을 금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이번 시위가 이른바 마피아 세력과 연관된 반역 행위라는 인식을 드러내며 더 이상의 시위에 대해 강력 진압할 것을 시사했다.

 

정통성 위기

자카르타에 본부를 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요스 리잘 다무리 소장은 대통령이 불순한 외부 세력의 개입을 시사해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에서 사람들의 주의를 돌리려 하기보다 시위대가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사회·경제적 불만의 근본 원인 해결을 위한 포괄적인 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상황을 강력히 대응해 분쇄해야 할 정치적 사안으로만 인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요스 소장은 이번 시위가 수개월에 걸쳐 응축된 경제·정치적 좌절감이 정점에 다다라 분출된 것이며, 점점 더 무거워지는 경제적 부담과 무심한 제도권 정치인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국민들의 열망 사이 거대한 간극이 더욱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드러났듯 대통령이 국가적인 경제 악화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정부가 장단기적 과제를 모두 해결하고, 거기에 더해 경제와 민생을 무시한 정치적, 정무적 접근법 대신 기술관료적 원칙을 회복해 실용적이고 효과적인 해결전략을 채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CSIS 경제 연구원 데니 쁘리아완은 이러한 혼란의 배경에는 재정 정당성의 심각한 위기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시민들에게는 과중한 세금을 부과하면서 정작 정부는 관행에 따라 제멋대로 지출하여 예산을 낭비하면서도 아무런 죄책감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쁘라보워의 대표 정책인 무상급식 프로그램이 현재 국가 예산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교육, 사회기반시설, 지역 재정 지원에 쓰여야 할 자금을 엄청나게 삭감해 끌어다 쓰고서도 정작 국민들에게는 실제로 이렇다 할 경제적 혜택을 주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이번에 겪은 위기가 또 다시 반복될 것이므로 행정부가 민생에 공감해 재정적 신뢰 회복, 예산 편성과 공공 서비스의 투명성 및 책임감 제고, 효율성, 효과성, 지속 가능성에 방점을 둔 우선순위 프로그램 재검토 등은 신속히 추진하는 모범적인 리더십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정부가 노동계뿐만 아니라 재계 및 기업인들과도 대화 창구가 열려 있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1997-1998년과 유사한 심각한 경제 위기 및 민주주의 체제의 위기에 또다시 직면할 위험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가짜 안정감

자카르타 소재 아뜨마자야 가톨릭대학교 연구원 유스 끄나와스는 이번 시위가 쁘라보워 대통령 리더십의 가장 큰 시험대라고 평가하며 정부가 근거없는 안정감에 취해 일반 국민들의 고통과 좌절에 귀 기울이지 않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쁘라보워는 취임 이후 권력 강화에 몰두해 거의 모든 주요 정당의 지지를 확보했고 심지어 유일 야당인 투쟁민주당(PDI-P)과도 대체로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했다. 그러나 유스 끄나와스는 이러한 정치 엘리트들 사이의 대연정이 국민들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정작 국민들이 안정감을 느끼지 못한 상태에서 정권이 혼자 느끼는 안정감은 전혀 근거가 없는 가짜 안정감이라는 것이다.

 

그는 쁘라보워가 엘리트층의 반대를 무력화시켰을지 모르지만, 문고리 권력이 대통령에게 가는 정보를 걸러내고 대통령이 만족할 만한 사안들만 보고하는 충성파들이 둘러싸 대통령이 자기도 모르는 새 진짜 정보로부터 차단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국가 지도부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 사이의 소통 경로가 단절되고 만다는 것이다.

 

싱크탱크 PARA신디케이트의 연구원 비르디까 리즈끼 우따마는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엘리트들은 그 어떤 정통성도 주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질서 유지를 빌미로 국민들의 비판을 침묵시키려 시도하지 말고 오히려 반대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대화의 공간을 열어둘 것을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비르디까는 아무리 대통령이라 해도 실수를 했다면 이를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관련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묻고, 대중의 비판을 억누르기보다는 환영함으로써 책임감 있는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면서 사회 안정을 빌미로 반대 의견을 가진 이들의 입을 막으려 하면 대중의 불만은 더욱 깊어질 뿐이며 결과적으로 정통성은 물론 국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릴 것이라 덧붙였다.

 

예를 들어 지난 8 28() 오토바이 택시 기사 아판 꾸르니아완을 경찰 기동타격대 장갑차로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에 대해 경찰청장이 책임지고 사퇴하라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드높았으나 결국은 해당 장갑차에 탔던 일곱 명의 기동타격대원, 그리고 경정 계급의 타격대 대대장 한 명을 처벌하는 것으로 정리되고 있다. 정작 경찰 수뇌부는 누구도 이 사건에 대해 윤리적, 형사적 책임을 지지 않았다.

 

이번 8월 시위를 미봉책으로 진정시켰지만 시위와 폭동을 초래한 구조적인 근본 원인은 그대로 둔 채 폭동 예방이란 명목으로 시내에 군인들과 장갑차를 깔아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반대편 진영의 사람들과 대화할 공간을 마련하는 것과는 매우 거리가 먼 조치임에 분명하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 © PT. Inko Sinar Media.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