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불량학생 병영훈련 강제입소 정책의 교육·인권 문제 정치 편집부 2025-05-05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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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학생 병영훈련 입소 현장(사진=꼼빠스닷컴 유튜브 영상 캡처)
인도네시아 서부자바 주지사 데디 물야디는 격렬한 찬반논란에도 2025년 5월 2일(금) 국가 교육의 날을 기해 관내 불량학생들을 병영훈련소에 6개월 간 강제 입소시키는 정책을 전격 시작했다.
입소 기간 중 이들 학생들에게는 정규 학교교육 대신 별도의 병영 집체교육 커리큘럼이 진행된다.
데디 주지사는 친구들을 잘못 사귀어 패싸움, 오토바이 갱단 가입, 불법 약물 복용 등 범죄에 연루되고 부모가 더 이상 가르침을 주기 어려운 학생들이 더 이상 범죄에 깊이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그들을 병영훈련에 징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그들이 일반 학습에서도 뒤처지지 않도록 학교 정규교육으로 되돌려 보낼 것이라 약속했다.
오히려 새로운 갱단의 출현 서사?
하지만 교육교사협회(P2G) 지원국장 이만 자나뚤 하에리는 지난 4월 30일 꼼빠스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에 대한 이러한 강제 병영훈련 정책을 시민사회가 수용할 수 있을지, 오히려 이로 인해 새로운 갱단이 탄생하는 것은 아닐지 우려를 표했다.
교도소에서 만난 범죄자들이 출소 후 함께 또 다시 범죄를 저지르곤 하는 것처럼 병영훈련소에서 만난 학생들이 6개월 후 나와 병영에서의 연대감을 기반으로 더욱 끈끈하고 광범위한 청소년 범죄조직을 구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서부자바 주정부의 해당 정책이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교사협회(P2G) 데이터에 따르면 서부자바의 청소년 인구는 810만 명으로 관내 전체 인구의 약 18.22%에 달하며 청소년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은 90만5천 명인 반둥군이다. 청소년 비행 실태는 이런 인구 구성비 자료와 비교 검토되어야 한다.
이만은 주정부가 이 정책을 인성교육의 일환이라 말하는 것도 잘못되었다고 지적했다. 인성교육은 2017년 대통령령 87호에 규정되어 있는 반면 군사교육은 법적 토대도 불분명하고 그 접근방식 역시 다르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민간인인 학생들에게 병영입소 훈련을 강요하는 것은 분명 인권 논란을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그는 학생들을 ‘불량 학생’이라 부르는 점에 대해서도, 만약 그 불량함이 범죄적 폭력행위를 뜻하는 것이라면 그런 문제학생들을 수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소년원(LPKA)이나 이동보호소(LPKS) 같은 기관들이 이미 존재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따라서 서부자바 주정부가 자의적으로 정책을 졸속 수립해서는 안되고 정책 시행 전 긴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는 만약 비행청소년들의 인성교육을 중시하고 청소년 비행 예방을 하려는 것이라면 군이 아니라 경찰과 협력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예를 들어 경찰 감시가 소홀한 곳에서 발생하는 패싸움을 막으려면 경찰의 예방 프로토콜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만은 주정부가 아이들을 군 막사에 가두는 대신, 차라리 비행청소년들을 위한 기숙사형 특수 군사학교를 설립하여 명확한 커리큘럼을 확정하고 주정부가 해당 교육비용을 부담하는 식의 보다 교육적인 접근방식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 덧붙였다.
정규 교육 배제해선 안 돼
국회 제10위원회 부위원장 라루 하드리안 이르파니 의원은 학생들을 병영훈련에 입소시킬 경우 결과적으로 정규교육을 받을 학생들의 기본권이 침해 당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외국에서도 천방치축인 자녀들에게 엄격한 규범을 가르치기 위해 군사 아카데미 편제의 중등학교에 보내고 인도네시아의 일반 가정에서도 문제 자녀들의 인성교육과 학교 출석을 담보하기 위해 이슬람 기숙학교 쁘산뜨렌에 보내 규율 있는 생활과 종교교육을 시키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라루 의원도 병영에서의 집체교육이 청소년들의 규율과 기강확립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일부 인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이 우선 담론 단계에서부터 심도 깊은 연구가 있어야 하고 중앙정부, 교육계, 지역사회의 다양한 관계자들과 대화와 협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제에 군사교육에 대해서도 깊이 연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병영 집체교육 프로그램도 학생교육의 주요 목표인 학문 정진과 생활기술 함양이란 교육 중점을 벗어날 수 없으며 현행 정규 교육과정이 이미 국방의 가치를 가르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의 국방이란 개념은 물리적으로 군사훈련을 받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식 함양, 조국애, 국가를 수호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의 준비 등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교육 내용조차 일개 주정부나 교육부에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방의식 함양 지침에 대한 2022년 국방부령 8호에 명시되어 있으므로 각급 학교에서는 이 지침을 기준으로 삼아 교육 수준에 따라 내용과 수위를 조정할 뿐이라는 것이다.
라루는 교육과정을 강화하고 관련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이 학생들을 병영 막사로 몰아넣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뿌르와까르따 학생들의 병영훈련 입소
뿌르와까르따 군수 사애뿔 바흐리 빈제인은 지난 2일(금)까지 39명의 학생을 제1 스띠라 유다 야전포병연대와 제9군 야전포병대대에 인계했다.
학생들의 병영훈련 입소 소집에 처음엔 학부모들만 왔고 그들이 이후 자녀들을 데려와 입소시키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그 중 학생 한 명은 도주했다고 밝혔다.
병영입소 결정을 받은 학생들은 장기 결석, 패싸움, 음주, 마약 사용 등에 연루된 이들이다. 사애뿔 군수는 가족과 친구들을 위협하는 학생들을 부모도 교육편달을 포기할 경우 지자체가 관련 규칙에 대해 조치를 취하고 그 학생들을 일반 학생들과 일상의 환경으로부터 격리해 교육 가능한 기관에 위임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육군예비전략군 제1연대장 아름 로니 주나이디 대령은 입소한 학생들이 우선 건강 및 심리검사를 받은 후 아침 기도, 운동, 청결, 규칙적인 식사, 상담 및 동기부여 세션과 같은 일정을 소화하게 되며 우선 2주간의 정신교육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꼼빠스닷컴/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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