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11월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에 일찌감치 홍보 나선 후보들 정치 편집부 2024-02-28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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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완 까밀의 옥외광고 “나 자카르타 가는 길”(사진=드띡닷컴)
전국 수십 개의 주, 수백 개의 시군 지자체장을 선출하는 지방선거가 9개월 후인 11월 27일로 예정되어 있지만 자카르타에서는 일부 정치인들이 벌써부터 길가에 홍보 포스터를 붙이고 소셜미디어에 적극적으로 관련 포스팅을 하면서 출마를 위한 사전포석을 놓고 있다.
그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은 전 반둥시장과 서부자바 주지사를 역임한 리드완 까밀(Ridwan Kamil)이다. 골까르당 소속인 그는 사진 속에서 백팩을 매고서 어딜 가느냐는 질문에 말풍선으로 이렇게 답하고 있다. “자카르타로 가는 중이지.”
리드완 까밀의 옥외광고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입소문을 타자 이를 본 나스뎀당 국회의원 아흐맛 사로니(Ahmad Sahroni)가 지난 22일 “리드완씨가 지금 자카르타 가는 중이라는데 그럼 이미 자카르타 와 있는 나는 좀 더 쉽겠네요.”라며 자신도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그는 리드완이 ‘쉬운 상대’라며 살짝 빈정거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러자 바로 다음 날인 23일 이번엔 리드완이 유명 브따위 출신 코미디언 만드라 유숩 술라이만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너무 건방져’라고 쏘아붙이는 동영상을 올리며 “아흐맛 사로니 형, 만드라씨가 전할 말 있대요.”라는 문구로 받아쳤다.
그러자 사로니도 다시 한번 리드완의 포스팅에 ‘고마워’라고 코멘트를 달면서 ‘딴중 쁘리옥에서 자카르타를 위해!’라는 슬로건이 적힌 배너를 띄워 놓았다. 사로니가 자카르타 딴중 쁘리옥의 끄본바왕 마을 출신이라 이렇게 올린 것으로 추측된다.
▲사로니의
반응
아직 공식화된 것은 없어
리드완과 사로니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경쾌한 잽을 주고받는 것을 본 자카르타 시민들 사이에 2017-2022년 임기를 마친 아니스 바스웨단의 후임으로 누가 자카르타 주지사가 될지 새삼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자카르타 주지사직은 대통령으로 도약하기 위한 디딤돌 같은 전략적 포지션으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정작 리드완이나 사로니는 둘 다 아직 자카르타 주지사에 출마하려 마음먹은 건 아니라며 한발 빼는 분위기다. 물론 앞으로 어찌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자신의 배너가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자 리드완은 감사를 표하면서도 ‘기다려 달라’는 반응을 보였다.
리드완은 여론조사기관 인디까또르 뽈리띡 인도네시아(이하 IPI)가 2023년에 실시한 자카르타 주지사 적합도 조사에서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당시 1위는 ‘아혹’이란 별명으로 더 잘 알려진 바수끼 짜하야 뿌르나마 전 자카르타 주지사였다. 그는 조코 위도도가 대통령으로 취임하자 자카르타 주지사 직을 승계했다가 2017년 신성논란에 휩싸이고 이슬람 급진파들의 전방위 공격을 받은 끝에 아니스 바스웨단에게 져 재선에 실패했던 인물이다.
골까르당 정치인 대브 락소노(Dave Laksono)는 지난 2월 14일 총선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에 대한 공천이나 전략이 나올 수 없으므로 모든 것이 아직 내부 논의 단계라고 밝혔다.
대선 후보를 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특정 지역에 주지사 후보를 내는 것도 당이 총선에서 일정 정도 이상의 득표를 해야 하는데 만약 해당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다른 당과 선거동맹을 구축해야 한다.
사로니는 굳이 숨기지 않고 리드완이든 대통령 차남 까에상 빵아렙 인도네시아연대당(PDI) 당대표든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에서 얼마든지 상대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소셜미디어에서 각오를 밝혔다.
나스뎀당은 사로니가 자카르타 주지사로 출마하면 적잖은 지지를 받을 것임을 충분히 확신하고 있지만 일단은 선관위의 총선 개표결과 공식발표를 우선 기다리자는 입장이다. 총선 결과 발표 시한은 3월 20일이다.
나스뎀당의 헤르마위 따슬림 사무총장은 사로니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에 주목하고 있으며 오는 8월 후보등록이 시작될 즈음 관련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사로니는 국회의원 재선을 노리며 이번 총선에 출마했다. 2월 26일(월) 선관위 개표시스템 플랫폼 시르깝(Sirekap)에서 확인한 바 사로니는 이번 총선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다섯 명 안에 든다.
유력한 경쟁자
리드완 까밀 외에 자카르타 주지사 후보로 나설 것이 유력한 또 다른 사람은 땅그랑 시장을 두 번 지내고 지난해 말 임기를 마친 아흐멧 자끼 이스깐다르(Ahmed Zaki Iskandar)다. 그도 리드완과 같은 골까르당 소속이다.
골까르당 당대표 아이를랑가는 리드완과 아흐멧 자끼 중 더 높은 당선가능성을 보이는 사람을 당이 후보로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자체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이번 총선에 아예 나서지 않은 리드완과 달리 아흐멧 자끼는 국회의원 후보로 나섰으나 선관위 초반 개표 상황을 보면 사로니만큼 당선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충성파인 현 자카르타 주지사 직무대행 헤루 부디 하르또노도 자카르타 시내 곳곳에 사진의 포스터와 스티커들을 배치해 두었다. 그는 그것이 시정 홍보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가 ‘직무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 주지사가 되기 위해 은연 중에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11월 27일 지방선거일이 오기 전에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 자카르타 주지사는 선거가 아닌 대통령이 지명하는 것으로 변경하는 법안을 정부와 의회가 협의 중이므로 만약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8백만 자카르타 시민들은 스스로 주지사를 선출할 권리를 합법적으로 박탈당하게 된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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