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주인 목숨 지키지 못한 2억 5천 짜리 부적 사건∙사고 편집부 2023-07-06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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뚤룽아궁 부부 살해범이 7월 3일(월)검거됐다.(사진=꼼빠스닷컴/ SLAMET WIDODO)
주술과 관련한 살인사건이 또 다시 벌어졌다. 이번엔 부적 대금으로 인한 분쟁이 원인이었다.
4일 꼼빠스닷컴에 따르면, 뜨리 수하르노(Tri Suharno, 55)와 그의 아내 닝 라하유(Ning Rahayu, 49)가 6월 29일 동부자바 뚤룽아궁 소재 응안뚜르 마을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수영장을 운영하는 이들 부부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집 근처 루꼬 뒤편 패밀리 가라오케의 한 룸이었다. 부인은 마이크 줄에 목이 졸려 있었고 남편의 부서진 머리에는 천이 덮인 상태였다.
사건이 벌어진 지 며칠 후인 7월 1일(토) 범인이 경찰에 자수했는데 그의 이름은 EP라는 이니셜만 공개됐다. 그는 자신의 형제와 친지들에 이끌려 경찰서에 출두했다. EP는 1998년과 2002년에도 폭력행위로 감방신세를 진 전력이 있는 인물이다.
부적이 고가에 거래된 정황
뚤룽아궁 경찰서장 에코 하르딴또 경정은 살해된 부부에게 무스티카 위두리 마노 부적반지를 판매한 EP가 해당 대금을 받으러 갔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살인을 저지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EP는 이들 부부에게 2021년에 2억5천만 루피아(약 2,200만 원)에 외상으로 판매한 부적반지 대금 지불을 요구하러 갔다가 부부가 이를 거절하자 격분해 사건을 일으켰다.
부적반지는 대개 집안에 행운을 가져오거나 소유자의 몸을 지켜주는 등 모종의 주술적 힘을 담고 있어 주술을 신봉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고가에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EP는 수하르노와 전화 통화를 한 후 6월 28일(수)부부 집으로 찾아왔는데 이야기가 심각해지자 수하르노는 노래방으로 장소를 옮기자고 요구했다. 하지만 수하르노는 부적 대금을 요구하는 EP를 냉소적으로 대하며 돈도 많은 사람이 왜 째째하게 돈을 받으러 왔냐는 식으로 반응했다고 알려졌다.
EP는 수하르노의 그런 반응에 격노해 일방적인 구타를 시작했다. 몸집이 작은 수하르노에 비해 EP는 덩치가 크고 주먹질에 능한 싸움꾼이었다. EP는 정신을 잃은 수하르노를 내려다보며 연거푸 담배 두 대를 피운 후 수하르노가 정신을 차리자 다시 있는 힘껏 20여 차례 머리를 가격해 결국 수하르노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EP는 이미 죽은 수하르노를 이리 저리 돌려 눕히며 손과 발을 묶고 입안에 슬리퍼 신발을 구겨 넣어 박스 테이프로 막은 후 방 구석에 옮겨 놓았다. 그런 다음 그는 노래방 룸의 불을 끈 채 잠시 그 안에 머물렀다.
그 사이 수하르노의 부인 닝 라하유가 두 차례 전화했지만 남편이 전화를 받지 않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꿈에도 모른 채 노래방으로 찾아왔다.
그는 처음엔 갑자기 나타난 닝에게 놀라 수하르노가 룸 안에서 잠자고 있다고 둘러댔으나 닝이 룸 안의 어둠 속에서 남편이 죽은 것을 발견하자 EP는 곧바로 주먹질을 시작했다. 닝이 실신하자 EP는 노래방 마이크 줄로 목을 둘둘 감은 후 줄이 끊어질 정도로 목을 졸라 닝을 살해했다.
EP는 그런 후 밤 1시경 자신의 오토바이를 타고 귀가했다. 그들이 노래방에 들어가던 장면과 EP가 나오는 장면은 길 건너 동네 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EP는 자신의 집 뒤 염소 우리에서 밤 1시 반까지 머물며 혼란한 마음을 달랜 후 집에 돌아와 잠을 청했으나 그제서야 죄책감이 밀려와 자수를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7월 1일 아침 9시경 자신의 가족들에게 자신이 저지른 일을 밝히고 변호인과 함께 뚤룽아궁 경찰서에 출두해 자수했다. 경찰서에서 EP는 무스티카위두리 부적반지 대금 2억5천만 루피아를 받으러 갔다가 수하르노의 말에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희생자 가족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집안에 재물운을 가져오고 주인의 안전을 지켜준다는 부적반지는 이번 사건에서 아무런 효능도 발휘하지 못했다.[꼼빠스닷컴/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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