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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사무처장 지위 겸임하는 자카르타 주지사 직무대행 공식 업무 시작…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정치 작성일202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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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주정부의 재무자산관리국장 시절의 헤루 부디 하르또노 현 자카르타 주지사 직무대행 (kompas.com/Alsadad Rudi)
 
자카르타 주정부의 행정가에서 대통령궁 요직의 대통령 측근으로 변신했던 헤루 부디 하르또노가 지난 10월 17일(월) 자카르타 주지사 직무대행으로 공식 취임했다. 그의 임기는 2024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는 자카르타가 인도네시아 수도로서의 위상을 잃게 될 과도기에 전임자 아니스 바스웨단 이후 시대를 담당하면서 스스로 큰 성과를 이루지는 못할 것이라 보는 전문가 시각이 지배적이다.
 
띠또 까르나비안 내무장관은 헤루의 임명식에서, 당초 자카르타 시의회, 대통령, 여러 장관과 정부 기관장들로부터 세 명의 후보자 이름이 올라왔고 그중 헤루가 자카르타 주지사 직무대행으로 낙점된 것이라고 선정과정을 설명했다.
 
헤루는 주지사 직무대행 취임 후에도 원래 직책인 대통령실 사무처장 지위를 겸임하는데 현재 대통령궁에는 보좌관 두 명이 그의 자리에서 해당 업무를 돕고 있다. 이러한 구도는 자카르타 주정부가 앞으로 대통령의 의지대로 돌아가게 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지난 13일(목) 헤루 역시 꼼빠스와의 인터뷰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지시를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현재까지 나온 자카르타 주정부 관련 대통령의 세 가지 지침은 홍수피해 예방, 교통문제 관리, 도시계획 등 대체로 가치중립적인 것들이다. 하지만 헤루가 비록 직무대행이라 해도 자카르타에 새로운 정책을 제정하여 시행하는 데에 딱히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략국제연구소(CSIS)의 정치 부문 연구원 누리 옥따리자는 조코위 대통령이 헤루를 자카르타 주지사 직무대행으로 지명한 것은 국가수도를 2024년까지 동부 깔리만딴으로 이전하는 계획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헤루가 중앙정부의 요구를 수행하는 것 이외에 자신만의 업적을 남기기에는 2024년 지방선거까지 남은 시간이 충분치 않을 것이란 평가다.  
 
“홍수와 교통문제는 자카르타 주지사라면 누구나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문제다. 하지만 헤루는 그보다는 중앙정부가 자카르타로부터 원하는 것을 쥐어짜내 납품하는 일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며  헤루 자카르타 주지사 직무대행에 대한 누리 연구원의 평가와 전망은 대체로 야박했다.
 
지방자치문제 전문가로서 정부가 지자체장 직무대행을 일방적으로 임명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반대해온 조헤르만샤 조한(Djohermansyah Djohan)은 헤루 직무대행이 아니스 바스웨단 전임 주지사가 세워놓은 지역개발계획(RPD)의 범위 안에서만 충실히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헤루는 지명직 직무대행일 뿐이므로 그 스스로 새로운 플랫폼이나 프로그램을 만들어서는 안되며 민선 주지사인 아니스가 이미 윤곽을 세운 2023-2026 지역개발계획을 그대로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조헤르만샤는 자카르타가 가진 문제들은 너무 크고 심각하고 복잡해서 아주 길어봤자 2025년까지만 현직을 지킬 직무대행이 해소할 만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자카르타가 도시를 좀먹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을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개선할 능력을 가진 혁신적 지도자를 원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헤루 직무대행을 그다지 혁신적이지 못한 구시대 인물로 평가하는 조헤르만샤의 시각이 엿보인다.
 
지난 세기부터 자카르타는 군 출신 수띠요소, 정치인 조코위, 학자 출신 아니스 등 다양한 배경의 주지사들을 겪었다. 이들의 자카르타 행정은 각각 다른 색체를 보였는데 실제로는 사람들의 생각을 모아 보다 통합적이고 균형잡힌 관점에서 자카르타를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조헤르만샤는 혁신적이란 면에서 펜타 헬릭스 개념을 바탕으로 다자협동의 행정을 추구한 아니스에게 높은 점수를 주었다.
 
펜타 헬릭스 개념이란 정부, 민간부문, 학계, 시민단체 및 시민들의 협력을 이끌어내 국가와 사회를 관리한다는 일종의 행정-통치 개념이다.
 
실제로 아니스는 임기 중 자카르타를 관리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민간 부문, 시민사회단체 및 여타 이해당사자들과 협력하고 소통하면서 자카르타를 ‘협력의 도시’로 만들었다는 일각의 평가도 따라붙는다. 
 
자카르타 주정부가 얼마나 방대한 조직인지를 우선 염두에 둔다면, 각 시청들, 수많은 시영기업(BUMD)들과 공공 서비스조직(BLUD)을 연계해 조화롭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추진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필요할 때마다 조직 내에 이러한 독립적 요소들이 서로 협력하여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능력있는 지도자가 얼마나 절실한 지 많은 설명이 필요 없다.
 
그러나 이런 복잡성 때문에 정상 임기의 주지사조차도 자카르타의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기에 5년의 재임기간이 여전히 충분치 않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자카르타 주지사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 거쳐가는 관문처럼 여겨지기 시작하면서 2007년 수띠요소 전 주지사 퇴임 후 두 번의 임기를 역임한 자카르타 주지사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현재 아니스 역시 2024 대선에 출마할 의사를 가지고 있으므로 2024년엔 자카르타 주지사로 새 인물을 선출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누리 연구원과 조헤르만샤 모두 2024년 자카르타가 인도네시아 수도로서의 지위를 잃는다 해도 여전히 정치적 권력의 중심지로서의 지위는 지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국가행정의 중심은 깔리만딴으로 옮겨가더라도 자카르타의 정치적 중요성은 여전히 유지될 것이라는 뜻이다.
 
이는 수도가 깔리만딴으로 옮겨가도 여전히 인도네시아의 경제 중심지로 남게 될 자카르타의 패권을 놓고 정치정당들 간 치열한 접전이 벌어질 것을 의미한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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