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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키트 재사용에 격리 회피가 벌어지는 마당에 관광지 재개방이 과연 가능할까?

사회∙종교 작성일2021-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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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2일 반뜬주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여행객들이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사진=Antara/Fauzan)
 
코로나-19 신속항원진단키트 재사용 문제와 일부외국인 도착자들이 강제격리를 불법 회피하는 등 최근 발생한 보건정책상의 실패로, 조만간 해외 관광객 입국을 허용하고자 방침을 정한 인도네시아 정부의 준비상태가 도마에 올랐다.
 
그동안 인도네시아 정부는 여행시 코로나-19 전파 위험을 줄이기 위해 여러 규정을 마련했다. 여행자들은 누구나 빠짐없이 PCR 검사나 신속항원진단검사의 음성 결과지를 제출해야 하며 외국에서 도착할 경우 반드시 지정된 시설에서 5일 간의 격리생활을 해야 한다. 그러나 감독이 소홀한 틈을 타 어떤 이들은 관련 규정을 이용해 불법적인 이익을 챙길 기회로 삼고 또 어떤 이들은 규정 자체를 완전히 무시해 버리기도 했다.
 
북부 수마트라 경찰청은 2020년 12월 이래 델리 서르당(Deli Serdang) 소재 꾸알라나무(Kualanamu) 국제공항에서 보건검사를 담당하는 국영회사 키미야 파르마 디아그노스티카(Kimia Farma Diagnostika)의 직원 다섯 명에 대해, 매일 그곳을 출발하는 150명 이상의 여행객들에게 이미 사용한 신속항원검사키트를 재활용한 혐의로 조사를 벌였다. 그들은 메단 소재 연구소에서 사용한 면봉을 재활용하기 위해 세척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번 용의자들 중 한 명인 당시 현장 매니저는 이런 관행을 전부터 알고 있었으나 자기들은 음성 결과가 나온 키트의 검체 체취용 면봉만을 재활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부 수마트라 경찰청 빤짜 뿌뜨라 시만준탁(Panca Putra Simanjuntak) 치안감은 그 역시 보건 표준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용의자들을 검사키트 재활용을 통해 18억 루피아(약 1억 2,873만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 중 1억 4,900만 루피아(약 1,148만원)는 경찰에 압수되었다. 신속항원검사 가격은 회당 25만 루피아(약 19,300원)다. 용의자들은 2009년 보건법을 위반한 혐의로 최고 10년형 또는 100억루피아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1999년 소비자보호법에 의해서도 유죄로 판결될 경우 최고 5년형과 20억 루피아의 벌금형을 추가로 선고받을 수 있다.
 
인도네시아 병리학 클리닉 및 특별의약품연구소 협회(PDS PatKLIn)아리야티 회장은 이는 매우 위험한 행위이며 의학연구소에 대한 신뢰를 갉아먹는 짓이라고 비난했다. 에릭 토히르 국영기업부 장관도 4월 30일(금) 이 문제에 대한 절차적, 조직적 문제들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보다 이틀 앞서 소집된 키미아 파르마 주주총회는 대표이사를 포함한 이사회 임원 다섯 명을 해임했다.
 
이 사건이 전국적인 충격파를 일으켰지만 사실 보건시설에서 내놓는 코로나-19 검사결과에 회의적이거나 관련 규정을 완전히 무시하려는 시도는 사업체나 개인차원에서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지난 1월 자카르타 경찰청은 가짜 PCR 검사서를 위조하여 자카르타를 출발해 발리로 가려던 대학생 세 명을 체포했다. 그들은 PCR 테스트 최고 90만 루피아(약 6만9400원)의 정상가보다 저렴한 65만 루피아(약 5만원)에 위조서류를 구했다.
 
뿐만 아니라 자카르타 경찰청은 격리 규정을 위반한 7명의 인도인과 4명의 인도네시아인 용의자들의 이름을 공개했고 또 다른 두 명과 다수의 브로커들을 수배 중이다. 그들은 4월 21일 인도에서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으로 입국해 600만~750만 루피아(약 46만~58만원)에 이르는 금액을 브로커에게 지불한 후 강제격리시설로 가지 않고 자택으로 직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서 곧장 입국하거나 입국 전 2주 이내에 바이러스 창궐 지역을 거쳐온 사람들은 지정된 격리시절에서 기간이 늘어난 14일 간의 격리생활을 해야 한다.
 
인도네시아 귀국노동자, 학생, 공무원들에 대한 격리비용은 정부가 지불하나 이에 해당하지 않는 인도네시아인과 외국인들은 인도네시아 호텔 및 요식업 협회(PHRI)가 제공하는 명단에 등재된 호텔에서 격리비용을 자비로 결제해야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세계적으로 신규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정부정책이 너무 느슨하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 신고 커뮤니티(Lapor COVID-19)는 북부 자카르타 소재 오크우드 아파트에서 격리 중인 외국인들이 자기 방을 벗어나 외부활동을 한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고발하기도 했다. 자카르타관광창조경제국은 이러한 보건 프로토콜 위반행위가 있었다는 보고에 따라 해당 아파트 관리실에 경고장을 발행했다. 해당 부서 구밀라르 에깔라야(Gumilar Ekalaya) 국장대행은 이 같은 행위가 반복될 경우 해당 건물을 사흘 간 폐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광창조경제부 보건격리국장 벵엇 사라기(Benget Saragih)는 강제격리 호텔목록에서 오크우드를 빼도록 PHRI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아이르랑가 대학교 감염학자 라우라 나비카 야마니(Laura Navika Yamani) 박사는 신속항원검사키트 재사용부터 격리회피에 이르는 일련의 문제들이 정부의 모니터링 및 법집행 능력의 소홀로 인해 벌어진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더 이상의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이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라우라 박사는 “정부의 모니터링 능력결핍은 심각한 문제다. 이런 여건에서 관광지를 개방한다면 매우 복잡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자카르타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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