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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잘란 잘란] '코로나 직격탄' 출장 마사지사들 "일하고 싶어요" 사회∙종교 편집부 2020-09-15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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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마사지사로 일해 두 아들 키운 데시 줄리안티(42)씨[자카르타=연합뉴스]
 
고마사지 앱 3월부터 중단…생활비 벌던 '엄마 마사지사들' 곤란
 
"두 손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게 마사지잖아요. 꾸준히 벌어서 애들 학비와 생활비로 썼는데, 코로나로 수입이 반 토막이 났어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7년째 '출장 마사지사'로 일해온 데시 줄리안티(42)씨는 13일 연합뉴스 특파원과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힘겨운 상황을 토로했다.
 
데시씨는 "코로나 사태 전에는 하루 평균 3명의 손님에게 마사지하고 월평균 500만 루피아(40만원)를 벌었다"며 "지금은 오래 알고 지낸 단골손님 집에만 가끔 방문할 수 있기에 지난달 185만 루피아(15만원)를 겨우 벌었다"고 말했다.
 
데시씨는 코로나 사태가 터진 뒤 집세가 비싼 자카르타에서 벗어나 수도권 외곽의 보고르로 이사했다.
 
그는 자카르타에 사는 단골손님이 연락하면 2시간 마사지를 해주고 2만원을 벌기 위해 직접 오토바이를 몰고 왕복 120㎞를 달린다. 마사지 내내 마사지사와 고객 모두 마스크를 쓰고, 대화도 거의 하지 않는다.
 
10여년 전 이혼하고 두 아들을 키워온 '싱글맘' 데시씨는 첫째 아들(21)과 최근 두리안떡과 커피를 파는 작은 가게도 열었다.
 
데시씨는 "둘째 아들(17)이 이슬람 기숙학교에 다니는데 매달 학비로 200만 루피아(16만원)를 내야 한다"며 "아들을 학교에 계속 보내려면 돈이 필요한데 코로나 때문에 마사지만으로는 불가능하기에 디저트 가게를 조그맣게 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가 빨리 종식되길 간절히 희망한다"며 "나처럼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너무 너무 많다"고 덧붙였다.
 
인구 2억7천만명의 인도네시아에서는 시간당 통상 8만 루피아∼10만 루피아(6천400원∼8천원)를 내고 집으로 부르는 출장 마사지 서비스가 인기를 끌었다.
 
특히 승차공유 플랫폼 고젝(Gojek)이 2015년 '고라이프'라는 앱을 내놓으면서 출장 마사지사 수천 명이 자카르타, 족자카르타, 수라바야, 메단, 발리 등 대도시에서 고마사지사(GoMassage)로 활동하게 됐다.
 
택시를 앱으로 부르듯이 고라이프 앱에 접속하면 집 주소가 뜨고, 손님은 ▲ 60분·90분·120분(마사지 시간) ▲ 여성 마사지사와 남성 마사지사(성별) ▲ 오일 마사지와 스크럽, 피부마사지 등 원하는 마사지 종류를 선택하면 된다.
그러면, 집 근처에 있는 고마사지사가 배정돼 30분 이내 손님 집으로 찾아가고, 요금은 손님 결정에 따라 '고페이'라는 전자머니 또는 현금으로 지불할 수 있다.
 
고마사지사들은 상당수가 생활비 벌이에 나선 '엄마 마사지사들'로, 마사지숍에서 온종일 일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지역에서 일할 수 있어 가입자가 계속 늘었다.
 
다만, 남의 집에 들어가서 하는 일이라 남성 고객에게 성폭행, 성추행을 당하는 사례가 발생해 고젝 측이 '성폭력 근절' 배지를 만들어 유니폼에 달고 일하도록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고젝은 '고라이프' 서비스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고마사지와 고클린(방문 청소서비스)에 집중하겠다며 집수리, 일상용품 배달, 세탁 등 나머지 방문 서비스는 작년 말 모두 접었다.
 
고젝은 올해 3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직접적으로 고객과 신체접촉을 하는 고마사지 서비스를 3월 26일부터 중단했다.
 
고젝은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자 7월 27일 자로 고마사지와 고클린 등 고라이프 서비스를 영구 폐쇄했다.
 
출장 마사지사들은 고라이프 앱이 사라지자 기존 단골에게 "일하고 싶어요", "마사지를 받으려면 연락 달라"고 문자를 보내고, 누군가 불러주길 기다리는 상황이다.
 
출장 마사지사로 일한 지 3년 차인 롤라(42)씨도 마찬가지다.
롤라씨는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에는 통상 한 달에 300만 루피아(24만원)는 벌었는데, 지난달에는 120만 루피아(10만원)를 벌었다"며 "22살, 12살, 10살 자녀 셋을 키워서 남편과 둘이 열심히 벌어도 모자란 데 고마사지 앱도 3월부터 없어지고 돈을 더 벌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롤라씨의 남편은 오토바이 택시 운전사인데, 코로나로 수입이 반 토막이 나기는 마찬가지다.
 
롤라씨는 "마사지사로 번 돈으로 아이들 학비를 내고, 새 옷을 사줄 수 있어서 참 좋았는데 코로나 때문에 가정형편이 많이 힘들어졌다"며 "코로나가 빨리 지나가고, 전처럼 다시 일할 수 있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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