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대통령도 도청 대상…경찰 고위 간부 3명 피의자 입건
본문
2026년 10월 1일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은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홍백내각의 여러 장차관들을 임명했다. (사진=인도네시아 대통령비서실 언론미디어정보국/ Laily Rachev)
인도네시아 경찰 고위 간부 3명이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인과 언론인 등 주요 인사들을 불법 도청한 혐의로 피의자로 지목됐다.
4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이번 사건에는 전 경찰청장인 리스띠요 시깃 쁘라보워 장군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집권 연정 내부의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경찰청 범죄수사국(Bareskrim)의 아셉 사프루딘 국장은 3일 남부 자카르타 경찰청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LSP, ASN, EH라는 이니셜을 가진 경찰 간부 3명을 불법 도청 사건의 피의자로 지목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여러 전화번호를 도청하고, 주요 시스템에 무단으로 접근한 뒤 관련 전자 데이터를 삭제해 증거를 없애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SU라는 이니셜을 가진 또 다른 인물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관련자들은 현재 경찰청 구금시설에 수감돼 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이들의 도청 대상에는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고위 관계자, 정치인, 언론인, 시민단체 지도자, 기업인 등이 포함됐다.
피의자 중 LSP는 현직 경찰 장성으로 알려졌으며, 전 경찰청장인 리스띠요(Listyo Sigit Prabowo) 장군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스릴 이자 마헨드라 법률·인권·이민·교정 조정장관은 별도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실명을 공개하지 않은 채 LSP가 현직 경찰 장성이라고 확인했다.
나머지 두 명은 아리 손따 나수띠온(Ahrie Sonta Nasution)과 에꼬 하디 산또소(Eko Hadi Santoso)로 추정된다. 이들은 모두 리스띠요 전 경찰청장과 가까운 인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2025년에서 2026년 사이에 수사 영장 등 필요한 법적 절차를 밟지 않은 채 도청을 지시했으며, 지난 10월 경찰 내부 컴퓨터 시스템에 저장된 관련 기록을 삭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에게는 형법과 전자정보거래법(ITE) 위반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대 6~1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다만 수사 당국은 도청의 구체적인 목적이나 배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유스릴 장관은 이번 사건이 반역 시도와 관련됐다는 정황은 아직 없다면서도, 도청 목적은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리스띠요 전 경찰청장은 조코 위도도(조코위) 전 대통령과 오랜 인연을 맺어온 인물이다. 조코위가 중부 자바주 수라까르따 시장으로 재임할 당시 해당 지역 경찰서장을 지냈으며, 2014년 조코위 대통령의 경호·보좌관으로 발탁된 뒤 승진을 거듭해 2021년 1월 경찰청장에 임명됐다.
그러나 쁘라보워 대통령은 지난 10월 초 개각에서 그를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이동시키고 수유디 아리오 스또 장군을 경찰청장으로 교체했다.
한편 쁘라보워 대통령은 4일, 반역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리스띠요 대통령 비서실장을 해임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아리 손따 나수띠온은 경찰청 법무국장을 마지막으로 맡았으며, 과거 리스띠요가 경찰청장으로 재임할 당시 개인 비서로 근무했다. 에꼬 하디 산또소는 경찰 교육 담당관으로, 이전에는 경찰청 범죄수사국의 마약범죄수사국장을 지냈다.
이번 경찰 장성 3명에 대한 수사는 경찰청 본부와 지방 경찰 조직에서 간부 264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인사 이동과 맞물려 이뤄졌다.
이번 사건이 리스띠요 전 청장과 측근들이 연루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조코위 전 대통령과 쁘라보워 대통령 간 관계에도 새로운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쁘라보워 대통령은 2024년 대선에서 정권의 연속성을 내세우며 조코위의 장남 기브란 라까부밍 라까를 부통령 후보로 영입한 바 있다. 기브란은 최근 대선 출마 자격과 관련한 법원 판결을 둘러싸고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한편 리스띠요가 이끌던 경찰은 2025년 잇따른 경찰의 과잉 진압 및 폭력 사건으로 비판을 받아왔으며, 이에 쁘라보워 대통령은 경찰 개혁을 위한 임시위원회를 구성해 정책 개선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유스릴 장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성급한 추측을 자제하고 경찰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