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유엔 기후회의 앞두고 기후 대응 강화 압박…산불·홍수에 정책 비판 고조
본문
2026년 10월 30일, 환경운동가들이 자카르타에서 오염을 유발하는 에너지 산업과 생태 재난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정부 정책 및 미흡한 산불 대응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인도네시아가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를 앞두고 보다 과감한 기후 대응 약속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후 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산불과 대기오염, 홍수 등 각종 환경 재난이 잇따르면서 정부의 기후 정책에 대한 비판과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자카르타포스트가 1일 전했다.
제3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는 오는 11월 9일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개막한다. 튀르키예와 호주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회의에는 각국 정상과 기업, 시민사회 대표들이 참석해 2015년 파리기후협정의 이행을 앞당길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지난 10월 21일 발표된 유엔 기후 보고서는 지구 온난화가 향후 몇 년 안에 1.5도 기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각국이 온난화 초과 기간을 최대한 짧게 유지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는 파리협정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줄여 2060년까지 감축 경로를 제시하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2차 개정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정부가 재생에너지보다 화석연료를 앞세워 경제성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산림과 토지 전용이 필요한 사업을 중단하는 데도 소극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독립 연구단체 기후행동추적(Climate Action Tracker)은 인도네시아의 전반적인 기후 대응 수준이 기후 위기 완화에 필요한 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온실가스 배출을 충분히 억제하지 못한 결과 기후 관련 재난도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북수마뜨라에서는 사이클론의 영향으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해 1,2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산림 훼손과 기후 위기가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최근에는 수마뜨라와 깔리만딴, 빠뿌아 등지에서 수개월간 이탄지와 산림이 불타면서 인도네시아의 산불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슈퍼 엘니뇨'로 건기가 길어지고 강도가 세진 것도 산불 확산의 요인으로 꼽힌다. 과학계의 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지구 온난화가 태평양 중·동부에서 발생하는 엘니뇨 현상을 더욱 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산불 연기는 인도네시아 여러 도시를 뒤덮고 인접 국가까지 확산해 주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항의 시위도 벌어졌다.
청정대기·에너지연구센터(CREA)가 지난 10월 29일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9월 수마뜨라와 깔리만딴의 산불 연기로 인한 사망자는 3,560명으로 추산됐다. 이는 자바 지역의 도시·산업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추정치 1,750명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CREA의 까드린느 하산 분석가는 29일 자카르타포스트에, “정부가 정책을 재검토하고 청정에너지를 우선시하는 한편, 온실가스 배출을 오히려 늘릴 수 있는 잘못된 해결책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고 공중보건에 대한 권리를 우선하지 않는다면 인도네시아가 COP31에서 실현 가능성이 낮은 약속을 내놓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 위기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법적 대응에 나서는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쁘라보워 수비안또 정부는 2025년 수마뜨라 홍수와 최근 서깔리만딴 산불에 대한 예방 및 대응 의무를 부실하게 했다는 이유로 각각 별도의 소송에 직면해 있다. 정부는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자카르타 앞바다 천개의 섬(KePulauan Seribu) 군도에 속한 빠리섬 주민 4명도 2023년 스위스 법원에 스위스 시멘트 기업 홀심(Holcim)을 상대로 기후 소송을 제기했다. 홀심이 빠리섬 인근에서 사업을 운영하지는 않지만,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는 이유로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와 손실에 대한 배상을 요구한 것이다. 스위스 법원은 2025년 말 소송이 심리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해 본격적인 심리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소송 원고 중 한 명인 아리프 뿌지안또는 지난 10월 29일 인도네시아 환경포럼(Walhi)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어린 시절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기후 위기의 영향을 지금은 직접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면적 41헥타르인 빠리섬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2050년 경에는 침수될 것으로 전망된다.
섬 주민들을 지원하는 비정부기구(NGO) 스위스 교회구호단체(HEKS)의 변호사 니나 부리는 세계 곳곳에서 잇따르는 환경 재난이 각국 정상과 기업들로 하여금 기후 대응 약속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각국 정부와 기업이 기후 약속을 이행하고 기후 피해에 대한 배상도 제공해야 한다며 압박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달 초 쁘라보워 대통령의 동생이자 광산 재벌인 하심 조요하디꾸수모를 COP31 대표단 단장으로 임명했다. 하심은 2024년 이후 세 번째로 인도네시아 대표단을 이끌게 된다. 에너지·환경 담당 대통령 특사인 그는 최근 브리핑에서 안탈리아 회의에 확고한 국가 입장과 명확한 의제, 국제협력 강화 의지를 갖고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