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꼬따 뚜아 유럽풍 재개발 추진…기존 상인들, 소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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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꼬따 뚜아 파타힐라 광장 거리(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
자카르타 구시가지 꼬따 뚜아(Kota Tua)를 유럽풍 관광지로 재정비하려는 자카르타 주정부의 계획이 기존 상인들로부터 신중한 지지를 받고 있다.
관광객 증가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수십 년간 이곳에서 생계를 이어온 상인들은 재개발 이후에도 자신들이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우려하며 계획 수립 과정에 직접 참여할 기회를 요구하고 있다.
26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2008년부터 꼬따 뚜아에서 자전거 대여업을 해온 수완디(45)는 관광객이 늘어난다면 쁘라모노 아눙 자카르타 주지사의 재정비 계획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네덜란드풍 분홍색 모자를 쓰고 형형색색의 빈티지 자전거를 세워둔 채 손님을 기다리며 “우리 공동체가 없다면 꼬따 뚜아는 아무것도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자전거 대여업자뿐 아니라 거리 음악가, 화가, 손금 풀이를 하는 사람들도 이곳의 중요한 볼거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수완디는 지금까지 당국이 꼬따 뚜아에서 계획을 발표하는 데 그쳤을 뿐, 자신을 비롯한 상인들과 구체적인 논의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전거 대여업자들에게 유니폼을 지급하고 시설을 개선하는 등 기본적인 지원을 원하고 있다.
꼬따 뚜아의 거리 상인들을 대표하는 꼬따 뚜아 공동체 재단도 재정비 계획을 지지하면서 상인들의 권익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2024년부터 손금 봐주는 사람, 기념품 판매상 등 많은 상인이 이 재단을 통해 정식 영업 허가를 받았다. 바양 리잘 재단 이사장은 특히 방치된 건물의 개보수를 환영하면서, 재단이 상인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상설 사무실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재단은 문신 가게 뒤편의 작은 공간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반면 꼬따 뚜아에서 25년간 손금 풀이를 해온 헨디는 재정비 계획 자체를 아직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손금 풀이를 지역의 지혜이자 인도네시아 문화의 일부로 여기며, 재개발 이후에도 자신과 공동체가 이곳에 남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자카르타 쁘라모노 주지사는 지난 10월 12일 꼬따 뚜아를 중상위 소득층을 겨냥한 관광지로 재개발해 유럽 관광객을 유치하고, 유럽풍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꼬따 뚜아뿐 아니라 자카르타의 다른 지역에도 국제적인 테마를 도입할 계획이다. 꼼빠스 보도에 따르면 남부 자카르타의 블록 M(Blok M)을 먼저 정비하고, 2027년부터 중부 자카르타의 빠사르 바루(Pasar Baru)와 서부 자카르타의 글로독(Glodok)을 차례로 재정비할 예정이다. 블록 M은 일본풍, 빠사르 바루는 서울 명동과 같은 야간 먹거리 명소로 조성하는 구상이다.
그러나 외국 도시를 본뜬 관광지 개발 방식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지난 7월 자카르타를 방문한 호주인 관광객 키라(24)는 관광객을 유치하려고 다른 도시를 지나치게 모방하기보다는 현지 고유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꼬따 뚜아의 네덜란드 식민지 시대 건축 유산을 살리는 데는 찬성하지만, 식민주의를 미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른 유명 도시의 특징을 차용하는 방식은 관광객을 의식한 보여주기식 접근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역사학자 아흐마드 순자야디도 외국 문화를 활용해 인도네시아 도시를 홍보하는 방식이 식민지 시대부터 이어져 왔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령 동인도 회사는 서부 자바의 반둥을 ‘자바의 파리’, 중부 자바의 스마랑을 ‘자바의 베네치아’로 홍보했다.
그러나 아흐마드는 꼬따 뚜아와 글로독, 빠사르 바루에는 이미 고유한 정체성이 형성돼 있다며, 외국의 이미지를 덧씌우기보다 기존 특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의 사회·문화적 삶보다 외형에만 집중하면 주민들이 관광을 위한 배경으로 전락하는 식민지 시대 관광의 패턴을 되풀이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자카르타 주지사 특별보좌관 치코 하낌은 이번 계획이 상인들과 협의하고 이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상인이나 국내 관광객이 비용 부담 때문에 밀려나게 할 의도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라노 까르노 부주지사가 이끄는 실무진이 주지사령 제499/2026호에 따라 구역 지정과 임대료, 가격 책정 지침을 마련하고 있으며, 아직 확정된 규정은 없다고 덧붙였다.
손금을 봐주는 헨디는 관광객들이 경험하기를 바라는 지역 문화를 재개발 과정에서도 보존되기를바라고 있다. 그는 “이것은 인도네시아 문화”라며 자신의 공동체가 거의 30년 동안 꼬따 뚜아에서 활동해 왔다고 말했다.
재정비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그 과정에서 삶의 터전을 잃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는 “재정비가 끝난 뒤에도 이곳에 남아 있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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