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바땀 외국계 봉제업체, 경영진 돌연 이탈…근로자 천여명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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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리 인도네시아(PT Ghim Li Indonesia) 근로자들이 리아우 제도 바땀 뚜나스(Tunas) 산업단지 내 봉제 부서 공장에서 재봉틀 등 회사 자산을 지키기 위해 공장에 남아있는 모습(사진=자카르타포스트/ FSPMI 바땀 제공)
외국계 투자기업이 생산을 중단한 뒤 경영진이 근로자들만 남겨둔 채 회사를 떠나는 사례가 인도네시아 리아우제도 바땀(Batam)에서 또 발생했다.
18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봉제업체 김리(PT Ghim Li)의 경영진이 돌연 자리를 비우면서 근로자 1,025명이 임금과 보상 문제에 직면했다. 회사는 지난 8월 초 생산을 중단했으며, 근로자들은 권리를 요구하기 위해 18일 바땀 시의회 청사를 찾아 항의했다.
인도네시아금속노동조합연맹(FSPMI) 리아우제도 지부의 수쁘랍또 위원장은 이 같은 근로자 방치 사례가 바땀에서 처음 있는 일이 아니라고 밝혔다. 최근 13년간 최소 6개 기업이 생산을 중단한 뒤 이사회와 경영진이 회사를 떠나는 방식으로 사업장을 방치했다는 것이다.
김리 사태는 당초 매월 7일 지급되던 임금이 지난 8월 7일 지급되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회사의 총괄책임자와 경영진이 바땀을 떠난 사실이 확인되면서 근로자들의 우려가 커졌다.
수쁘랍또 위원장은 15일 자카르타포스트와 인터뷰에서 “통상 매월 7일 지급되던 임금이 지급되지 않았고, 총괄책임자와 경영진이 바땀을 떠난 사실이 확인됐다. 현재 공장이 아무런 설명 없이 방치된 상태로 운영 상황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김리는 인도네시아 내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가 아니라 아디다스 등 브랜드 의류를 봉제하는 생산기지로 운영돼 왔다. 전체 근로자 1,025명 가운데 약 80%인 700명가량은 10~15년의 근속기간을 가진 정규직 근로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자들은 보상을 받기 전 회사 자산이 다른 곳으로 이전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장에 남아 재봉틀 등 회사 자산을 지키고 있다.
금속노조연맹이 인도네시아 법무부 자료를 추적한 결과 회사의 투자 지위와 법적 주소가 갑자기 변경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리의 회사 지위는 지난 8월 5일,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외국인투자기업(PMA)에서 내국인투자기업(PMDN)으로 변경됐으며, 법적 주소도 바땀에서 서부자바 브까시로 변경된 것이다.
수프랍또 위원장은 “법무부에 등록된 투자 지위가 갑자기 PMA에서 PMDN으로 변경됐고 법적 주소도 이전됐다. 이러한 변화는 회사가 근로자에 대한 책임을 벗어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카르타포스트는 김리 측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노동계는 이 같은 외국계 기업의 사업장 방치가 반복되는 배경으로 인도네시아의 투자환경 변화도 지적했다.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인도네시아를 떠나 캄보디아, 인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등 사업·투자 여건이 더 나은 국가로 투자를 이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속노조연맹(FSPMI)은 바땀시 정부와 바땀 자유무역지대 관리청(BP Batam), 바땀 시의회가 김리(Ghim Li)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방정부가 대주주를 소환해 책임을 묻을 권한이 있는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기업이 갑자기 사업장을 떠날 경우 근로자에게 지급할 재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투자 단계에서 일정 금액을 예치하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수프랍또 위원장은 “기업이 도주하더라도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돈이 남아 있도록 일정 금액을 예치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바땀의 섬유·의류업계에서는 글로벌 및 국내 경기 압박으로 대규모 해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경영자협회(Apindo) 바땀지부의 라프끼 라시드 위원장은 국내 의류산업이 중고 의류의 무분별한 수입과 중국산 저가 섬유제품, 소비자 구매력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들이 근로자의 권리를 충족할 수 있도록 효율화 조치를 추진해야 한다면서도, 해고가 필요한 경우에는 절차를 투명하게 진행하고 기업의 능력을 넘어서는 요구를 하기보다는 합의를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아우제도 노동이주국의 디끼 위자야 국장은 당국이 김리 인도네시아 경영진을 소환해 상황을 확인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새로운 경영진을 만나지 못했으며, 경영진이 바땀을 떠난 이유도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디끼 국장은 “만일 실제로 폐업이 진행된다면 우선 근로자들에 대한 보상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땀 시의회와 노동 당국 감독관들은 김리 인도네시아 경영진을 공식 소환할 예정이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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