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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시위에 헤르쿨레스 등장…쁘라보워의 비공식 권력 네트워크에 쏠린 시선

정치 작성일202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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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 자야의 헤르쿨레스(가운데) 8 30일 발언하는 모습. 그는 서부자바 수까부미 빨라부한라뚜  지부 창립 1주년 기념행사를 겸해 열린 그립 자야 서부자바 지부 실무 회의에 참석한 뒤, 8 27일 자카르타에서 발생한 혼란스러운 시위 이후 불거진 여러 사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유튜브/@gribtvofficial 화면 캡처)

 

지난주 자카르타 시위 진압 과정에 거리의 실력자로 알려진 헤르쿨레스(Hercules)와 연계된 준군사 조직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 정부가 질서 유지를 위해 비공식적인 강압 조직을 활용하거나 묵인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논란이 된 단체는 인도네시아국민운동연합(GRIB Jaya, 이하 그립 자야)이다. 그립 자야는 지난 27일 밤 스나얀 국회의사당에서 시작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슬리삐와 쁘좀뽕안 라야 지역으로 확산되자 거리로 나왔다. 이 지역은 국회의사당에서 약 2km 떨어져 있다.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영상에는 흰색 머리띠를 두른 남성들이 대나무 막대기와 각목 등을 들고 트럭을 타고 나타나 슬리삐 고가도로 인근에서 사람들을 쫓아가며 폭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한 영상에서는 한 목격자가헤르쿨레스가 거리로 나왔다고 말하는 소리도 들렸다. 한 남성이 차량에서 내려집으로 돌아가라고 외쳤고, 이후 남성들이 도로변에 모여 있던 사람들을 각목을 휘두르며 추격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립 자야의 줄피까르 사무총장은 이날 밤 헤르쿨레스와 단체 회원들이 자카르타 거리에 나온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이들은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행동했으며, 이를빰 스와까르사(Pam Swakarsa)’라고 표현했다. 빰 스와까르사는 신질서(New Order) 시대에 치안당국과 함께 시위 진압 등에 동원됐던 무장 민간조직을 일컫는 용어다.

 

인권단체들은 국가기관의 권한에 속해야 할 시위 관리에 민간조직이 개입한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국제앰네스티 인도네시아의 우스만 하미드 사무총장은 경찰이 민간단체의 군중 관리 개입에 대응하지 않은 것은국가가 경찰의 시위 관리 능력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립 자야와 같은 조직의 개입이 공공질서를 강화하기보다는 경찰의 권위를 약화시키고 시위 현장에서 민간 집행조직을 활용하는 관행을 정상화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 피해가 논란을 키우고 있다. 쁘좀뽕안 라야에 거주하는 60세 노점상 밤방 스띠아완은 지난 28일 새벽 사복 차림에 각목을 든 신원 미상의 남성들에게 폭행을 당한 뒤 숨졌다.

 

같은 지역에 사는 18세 파뚜로흐만은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집 인근 골목에서 신원 미상의 남성들에게 끌려나와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이 자신에게 시위 선동자임을 인정하라고 강요한 뒤 자카르타 경찰청으로 데려갔으며, 이후 석방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줄피까르는 쁘좀뽕안 라야에서 발생한 폭력에 그립 자야 회원들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이번 사건은 헤르쿨레스와 쁘라보워 대통령의 오랜 관계 때문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본명이 로사리오 드 마르샬인 헤르쿨레스는 동티모르 출신의 갱단 두목으로, 1990년대 자카르타 따나아방 섬유시장에서 강력한 폭력배(preman) 조직을 구축하며 세력을 키웠다. 그는 갈취, 폭행, 재산 훼손, 토지 분쟁 등과 관련해 여러 차례 체포돼 복역하기도 했다.

 

헤르쿨레스는 1980년대 동티모르에서 인도네시아군으로 복무하던 쁘라보워와 가까운 관계를 맺었다. 그는 2011년 그립 자야를 창립한 뒤 쁘라보워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그립 자야는 이후 대통령 선거에서 지속적으로 쁘라보워를 지지했으며 현재도 쁘라보워 정부의 강력한 지지세력으로 활동하고 있다.

 

쁘라보워가 2024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두 사람의 관계는 이어졌다. 그러나 뗌뽀(Tempo)5월보도에 따르면, 쁘라보워 대통령이 2019년부터 헤르쿨레스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는데, 대통령 측근들은 쁘라보워가 헤르쿨레스가 다른 세력의 목적에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 3월 쁘라보워 대통령의 측근인 떼디 인드라 위자야 내각사무처장은 자카르타에 있는 헤르쿨레스의 사무실을 방문해 그를 만났으며, 헤르쿨레스를오랜 친구라고 표현했다.

 

난양공대의 공공정책 연구자인 비르디까 리즈끼 우따마는 이번 사건을 단순히 헤르쿨레스나 그립 자야가 독자적으로 벌인 행위로만 봐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립 자야와 쁘라보워 대통령 사이에 오랫동안 정치적 연계가 존재해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쁘라보워 대통령이 헤르쿨레스에게 시위 참여를 지시했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비르디까는 책임 문제를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 여부에만 한정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치적 권력은 접근성과 신호, 보호, 기대 등을 통해서도 행사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받아들이고 있는 광범위한 권력 네트워크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대통령은 자신이 명시적으로 지시한 일에 대해서만 책임지는 것이 아니며, 자신이 유지하는 권력 생태계와 접근권을 부여한 사람들, 용인하는 지지세력의 행동, 그리고 어디까지를 단속하고 어디까지를 방치할지를 결정하는 것에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쁘라보워 대통령이 자신의 정부가 폭력배나 비공식적 지지세력, 강압적 조직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내고자 한다면,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명확한 선을 그어야 하는 사람 역시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쁘라스띠요 하디 국무장관은 이와 관련한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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