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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정부, 막대한 홍수 피해에도 해외 지원 차단…비판과 불만 쏟아져

사건∙사고 작성일202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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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5일 북수마뜨라 시볼가 지역 피해 영상 캡처(출처=틱톡)

 

인도네시아 수마뜨라를 강타한 홍수로 인한 인명과 재산피해에도 불구, 중앙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국제 구호물자 반입을 막으면서 해당 지자체들과 이재민들의 불만과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피해 상황이 지자체의 복구 역량을 명백히 초과하고 있지만 지자체장들은 심각한 피해를 입은 이재민 구호에 절실한 도움이 될 해외 원조제안을 거절해야만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홍수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이 100만 명이 넘고 중앙정부의 지원이 세밀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이 외국 원조 없이 자체적으로 피해복구를 할 수 있다고 자존심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북수마뜨라 주도인 메단 시청은 중앙 정부의 지시에 따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보낸 쌀 30톤과 주식, 유아용품, 기도용품 300포대를 반환했다. 이 구호 물자는 지난 12 13, 인도네시아 주재 UAE 대사관의 샤이마 알헤브시 부대사가 메단 시장에게 전달한 것이다.

 

리코 메단 시장은 지난 18, 중앙 정부와 협의하고 현행 규정을 검토한 결과, 인도네시아 정부가 현재 외국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해당 정책에 부응해 지원 물품을 반환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결정은 즉각적인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메단 시의회 의장인 웡 춘 센은 이런 당황스러운 결정이 결과적으로 아랍에미리트(UAE)와의 관계를 해치고 향후 해외로부터의 기부와 지원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원 물품을 반환하지 말고 구호가 시급한 수해 피해자들에게 배분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수많은 사람들이 긴급한 도움이 절실한 상황에서 정부와 시청이 외국 지원을 막을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지역 주민들도 불만을 표출했다. 메단 주민인 까이룰 푸아드는 시장의 결정에 실망을 표했다. 이미 받은 지원 물품을 반환하는 것은 무례할 뿐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을 도외시한 처사란 것이다.

 

온라인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많은 이들이 홍수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이 부족한 물자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정부가 비합리적인 태도를 고집한다고 비난했다.

 

이러한 비난 여론에 대해 띠또 까르나비안 내무장관은 지난 19, 해당 지원 물품이 UAE 정부가 아니라 UAE 적십자사에서 온 것이 확인됨에 따라 기부를 수락했다며 뒤늦게 상황을 정정했다. 해당 지원 물품이 정부 간 기부라고 생각해서 반환한 것이었는데, 이는 국가재난사태 선포 등 정부간 기부의 공식적인 메커니즘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였다는 이유다.

 

띠또는 내무부가 직접 인도네시아 주재 UAE 대사에게 연락해 해당 지원 물품이 적십자사에서 온 것을 확인했다고 생색을 냈지만 UAE 적십자사 물품도 사실상 해외 원조품이란 사실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는 메단 시청이 인도주의 단체인 무함마디야 의료센터에 이미 지원 물품을 전달했으며, 의료센터가 메단의 피해 주민들에게 배포할 것이라고만 덧붙였다.

 

말레이시아 지원품

UAE의 지원을 둘러싼 논란이 일어나기 며칠 전 또 다른 홍수 피해 지역인 아쩨 주가 정부에 말레이시아로부터의 500톤 규모의 인도적 지원 물품 반입을 허용해 줄 것을 요청한 일이 있었다.

 

이 지원 물품을 조직한 말레이시아 아쩨 교민 사회는 민간 화물선을 이용해 슬랑고르(Selangor) 주의 끌랑 항에서 아쩨 주의 끄룽 그꾸(Krueng Geukueh)까지 지원 물품을 운송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주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대사관의 다낭 와스키또 부대사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홍수 사태를 국가 비상사태로 선포하지 않았기 때문에 요청을 승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외국으로부터 인도적 지원 물품을 반입하려면 우선 국가 비상사태 선포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 필수 조건이다.

 

아쩨 주정부 대변인 뜨꾸 까마루자만은 14, 인도네시아 정부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지 않았더라도 말레이시아 아쩨 교민 사회의 인도적 지원 물품이 아쩨 주로 반입될 수 있도록 중앙 정부에 특별 허가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어떠한 인도적 지원도 지연되어서는 안 되며,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이재민들에게 신속하게 전달되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정부는 결국 기부 물품 반입을 허용했지만, 띠또 내무장관의 발언이 크게 문제가 됐다. 말레이시아 국민의 지원 총액이 겨우’ 10억 루피아( 8,800만 원)에 불과하다는 투로 말해 도움의 손길을 내민 사람들을 폄하했다는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띠또 장관의 실제 워딩은 이랬다. “말레이시아 사업가들이 아쩨 홍수 피해 주민들을 위해 의약품을 제공하고 싶어 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확인해 보니 보내온 의약품 총액은 10억 루피아도 채 되지 않았다. 수마뜨라 홍수 피해 복구에 들어갈 예산은 그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10억 루피아는 우리에게 별 의미가 없다. 우리가 외국 원조에 의존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도네시아의 실제 역량에 비해 지원 금액은 매우 미미하다."

 

이 발언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국민 모두로부터 거센 반감과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딴 스리 라이스 야띰 전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은 띠또 장관의 발언이 무례하다고 비판하며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인도적 지원에는 감사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띠또 장관은 해당 발언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대응 지연

수마트라 북부와 서부 지역은, 지난달 말 말라까 해협에서 발생한 희귀 사이클론 세냐르(Senyar)가 몰고 온 일주일간의 폭우와 강풍으로 광범위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하며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재난관리청(BNPB)에 집계에 따르면 12 19() 기준 북수마뜨라, 아쩨, 서수마뜨라 전역에서 1,068명이 사망하고 약 7,600명이 부상했으며 158천 채 이상의 가옥과 1,200개의 공공 기반 시설이 피해를 입었다. 최소 190명이 아직 실종 상태다.

 

재난이 발생한 지 3주가 지났지만 아쩨에서 최소 80개 마을, 북수마뜨라에서 8개 마을이 고립된 상태다. 피해 지역 곳곳에서 정전이 계속되고 있으며, 특히 외딴 지역 사회에는 구호 물자가 고르게 분배되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깨끗한 물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부족한 식량으로 연명하는 상황 속에서 사람들이 질병에 걸려 속속 쓰러지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현재 우기의 한 가운데에서 혹독한 날씨가 지역을 계속 강타하고 있어 생존자들에게 담요, 매트리스, 방수포, 의류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말한다. 최근 아쩨 지역 피난민들은 거리에 나와 백기를 들고 제한적인 인도적 지원과 정부의 대응 지연에 항의했다.

 

지난 15일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은 여러 외국 정상들로부터 인도네시아에 지원을 보내겠다는 제안을 받고서 걱정은 고맙지만 인도네시아가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스스로 밝혔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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