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밍아웃 당한 롬복의 ‘시스터 홍’ 데아 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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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복의 '시스터 홍 롬복'이라는 바이럴 인물, 데아 리파는 여성으로 변장해 롬복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성공했는데 소셜미디어를 통해 커밍아웃 당한 후 결국 대중 앞으로 끌려나왔다.(사진=Instagram/@dea_lipha)
롬복의 ‘시스터 홍'으로 통하는 데아 리파(Dea Lipha) 또는 데니로 알려진 인물이 여성을 사칭하고 메이크업 아티스트(MUA)로 변신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가 되자 결국 대중 앞에 실제로 모습을 드러냈다. 데아 리파는 활동명이고 본명은 데니 아쁘리아디 라흐만, 23세의 남성이다.
16일 CNN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마따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데니의 가족들이 나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예상치 못한 소동이 벌어진 데 대해 사과했다. 데니가 히잡을 처음 착용한 이후로도 데니가 여자로 변장했을 때 이를 경고하고 못하게 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데니 본인은 자신에 대한 악의적 루머에 대해선 근거도 없어 자신이 하지 않은 일로 비난받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HIV에 감염되었다는 악의적인 루머에 대해서도 부인했고 이로 인해 HIV 검사를 받아야 했다.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다.
데니는 모스크에서 여성용 무끄나(머리 가리개가 딸린 여성 무슬림 기도복)를 입고 여성 전용 줄에 서서 기도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는 루머에 시달리며 신성모독 혐의까지 받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그는 예배 장소와 예배 절차를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데니의 신원은 지난 6일 페이스북 계정@Diana_Arkayanti에서 사진이 공개되며 밝혀졌다.이 게시물은 수만 회 조회됐고, 1,591건 이상의 반응과 1,700건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공유 횟수도 1,800회를 넘었다.
이 포스팅을 올린 디아나는 데니가 완전히 여성처럼 보이도록 행동했고 심지어 많은 남성들이 그녀의 외모에 속아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부 롬복 출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이며, 남성인데 히잡을 쓰고 다녀 자세히 보지 않으면 정말 여자처럼 보여 심지어 아름답다는 칭찬과 찬사를 받기까지 했다고 폭로했다.
디아나는 데니의 이러한 행동을 용인하는 듯한 종교계와 전통사회 지도자들의 태도를 비판하며 데니의 비정상적 일탈을 정당화해 주지 말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녀가 처음 데니의 사진을 게시했을 때만 해도 데니를 비난하며 공격하는 네티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디아나의 이 게시물에 데니의 이전 고객들을 포함한 네티즌들의 댓글이 달리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러자 한 네티즌은 심지어 자신의 남동생이 데니와 사귀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데아 리파로 활동하던 인물이 실제로는 남성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그를 롬복의 ‘시스터 홍’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시스터 홍’이란 별명은 온라인에서 같은 이름으로 알려진 중국의 자오(Jiao)라는 인물에게서 유래했다. 그는 38세 남성이었는데 여성으로 변장해 1,000명이 넘는 남성과 성관계를 가졌고 2025년 7월 5일 중국 동부 장쑤성 난징시에서 직접 촬영한 성적 콘텐츠를 유포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그러나 데니가 여장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스터 홍’과 같은 성범죄를 저질렀는지는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디아나의 적의에 찬 포스팅 이후 데니가 롬복 중부 동쁘라야구 무주르 마을 출신이며 데아 리파(Dea Lipha)라는 이름으로 일하는 메이크업아티스트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가 늘 히잡을 쓰고 다니며 자신이 남성임을 드러내지 않은 것 역시 사실이지만 성범죄나 신성모독 혐의는 그 어느 것도 확인되지 않았다.
기자회견장에서 데니는 이번 일이 벌어지면서 여러 차례 웨딩 메이크업 예약을 취소해야 했으므로 자신은 물론 조수들과 동료 아티스트들, 사진작가들의 일정과 수입도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종교, 문화, 겸손을 중시하는 서누사뜽가라(NTB) 커뮤니티의 가치를 이해한다고 말하며 결코 소란을 피우거나 누군가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으므로 더 이상의 오해가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며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히잡에 관해서는 히잡에 대한 존중, 괴롭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된 자기 방어와 자기 표현의 한 형태일 뿐 누군가를 속이거나 괴롭히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청각장애를 가진 데니는 해외이주 노동자인 부모와 할머니 밑에서 자랐고 성적 지향성 문제로 학교에서 괴롭힘을 받아 초등학교를 겨우 마쳤다. 그 후 유튜브와 다른 소셜 미디어를 통해 독학으로 웨딩 메이크업을 배워 현재는 나름 지역에서는 유능한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이름을 알렸다.
기자회견에 함께 나와 데니의 곁을 지킨 인도주의연대 코디네이터 묵신은 NTB와 롬복 주민들에게 냉정하게 현재 상황에 대응하고 집단적 괴롭힘이나 자경주의와 같이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CNN인도네시아/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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