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정부의 예산 삭감, 여성 권익 보호에도 '위기'...대통령의 우선순위 '말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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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8일, 제50회 국제 여성의 날을 맞아 인도네시아 여성운동가와 참가자들이 여성 근로자의 권리를 더 잘 보호하고 성평등법을 강화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며 거리를 행진했다.(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 집권 첫해에 도입된 많은 정책들이 여성 보호나 양성평등에 대체로 관계가 없는 것들이어서 정부가 여성 인권 옹호 의지가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2045인도네시아연구소(Laboratorium Indonesia 2045-이하 LAB45)는 지난 한 해 동안 많은 정책들이 시행되었지만 정책 결정 및 리더십 분배에 있어서 여성의 동등한 권익과 대표성에 유의미한 관심을 보인 조치는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LAB45 분석가인 라뚜 디아 아유 겐디스와르다니는 현 행정부의 주요 프로그램들이 성(性)적 관점이나 여성 권익 옹호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라뚜는 지난 10월 29일, 여성의 참여가 부족한 무상급식 프로그램의 운영 구조에서 이러한 사실이 명백히 드러난다고 특정했다. 무상급식 과정에서 수천 명이 식중독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 국가영양청(BGN)이 주도적으로 강행하고 있는데 이 기구의 여성 임원은 나닉 수다리아티 데양 한 명뿐이며 그나마 바로 얼마 전인 9월 중순 내각 개편을 통해 입각했다.
쁘라보워 행정부의 아스따 찌따(Asta Cita)라 부르는 8개 지상과제는 17개 우선 순위 프로그램들을 포괄하는데 그 중 하나가 성평등과 여성 보호다. 그러나 라뚜는 이 과제가 전혀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아스따 찌따는 여성 폭력과 아동 조혼을 줄이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하지만 이 문제를 담당하는 기관에 충분한 예산과 적절한 정책 지원이 되지 않는 실정이다.
더욱이 대통령 자신의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기 위해 부처 예산들을 대폭 삭감하면서 여성권익아동보호부의 2025년도 예산도 2024년 3천억 루피아(약 259억 원)에서 1,530억 루피아(약 132억 원)로 절반 가량 삭감됐다.
성범죄를 포함한 다양한 범죄의 피해자와 증인을 보호하고 동행하는 독립 국가기관인 증인피해자보호국(LPSK) 역시 2024년 2,290억 루피아(약 198억 원)에서 올해 850억 루피아(약 73억 원)로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보호대상자를 줄이거나 보호 정도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해당 부분에 대한 당국의 의지가 없거나 미약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여성폭력방지위원회(Komnas Perempuan)도 유사한 수준으로 예산 삭감을 당해 지역 여성을 위한 서비스에 영향을 미쳐, 보호 프로그램의 시행, 폭력 생존자 접근, 여성권익보호 지원이 더 어려워졌다. 여성폭력방지위원회 위원 유니 아스리얀또는 정부 예산 분배가 성별 중립적이라 표방하지만 사실상 기본 공공서비스에 대한 여성 접근성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어떤 보장도 없음
규제 측면에서도 그런 상황은 마찬가지다. 여성폭력방지위원회는 쁘라보워 취임 이후 발표된 100개의 법률, 정부령, 대통령령 중 여성 문제를 다룬 것은 단 4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여성 보호과 회복, 성폭력 생존자, 피해자 보상기금에 관한 두 개의 정부령이 거기 포함된다.
유니 위원은 여성 친화적인 규제의 부재가 우려스러운 신호라고 지적하며,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아스따 찌따(Asta Cita)'와 문서상 선언으로 그쳐서는 안 되고 반드시 구체적인 정책과 규제로 현실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폭력방지위원회는 또한 지난 8월 전국적인 시위에서 여성 3명이 적법 절차 없이 구금된 사건을 언급하며 정부가 아직 여성의 안전과 표현의 자유를 제대로 보장하지 않고 여성들이 계속해서 성폭력, 범죄화, 불법 체포의 희생자가 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아리파뚤 초이리 파우지 여성권익아동보호부 장관은 폭력과 성 불평등이 여전히 지속적인 문제로 남아 있음을 인정했다.
해당 부처는 실시간 신고 시스템인 'SIMFONI PPA'를 통해 올해 초부터 22,400명의 여성이 폭력 피해자가 되었고 그중 거의 절반이 성폭력 사건에 연루되었다고 파악하고 있다.
부처는 지역 서비스 조직을 확대하고, 폭력 피해자를 위한 법률 지원을 제공하며, SAPA 129 콜센터 서비스를 개선하고, 마을 안전공간 사업인 '인도네시아 공유공간(Indonesia’s Shared Space - RBI)'프로그램 시행을 통해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 근절에 힘쓰고 있다.
아리파뚤 장관은 올해 여성권익증진부의 정책이 대부분 성폭력 사건 급증에만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에 그쳤음을 인정하며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는 한 이 문제가 결코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따라서 내년에는 근본 문제 해결과 더욱 강력한 예방 조치를 위해 나설 것임을 약속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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