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통합개발당(PPP) 당대표 선출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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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개발당(PPP)의 무하마드 마르디오노(왼쪽) 당대표 직무대행이 2024년 5월 22일 중부 자카르타 멘뗑에 위치한 PPP 본부에서 헌법재판소의 총선결과 불복 청원에 대한 당의 입장을 설명하는 기자 브리핑을 하는 모습. 당시 헌법재판소는 PPP가 제기한 18건의 청원을 모두 기각했고, PPP는 원내 의석을 모두 잃었다. (사진=안따라/Erlangga Bregas Prakoso)
인도네시아 통합개발당(PPP)은 지난 주말 전당대회에서 두 개의 경쟁 파벌이 각각의 당대표를 선출하며 당내 갈등이 극에 달했다. 전당대회 행사에서 당원들이 서로 주먹질을 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북부 자카르타의 한 호텔에서 열린 PPP 제10차 전당대회는 9월 27일(토)부터 9월 29일(월)까지 진행되며 마르디오노 당대표 직무대행과 전 무역부 장관 아구스 수빠르만또 둘 중 한 명을 정식 당대표로 선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마르디오노의 연설이 야유로 몇 차례 중단되면서 두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 반목이 극한으로 치달았고 마르디오노의 충성파로 알려진 PPP 부당대표 아미르 우스까라가 연단에 오르자 그 역시 경질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졌다.
아미르가 해당 요구를 무시하자 이내 당원들이 서로 언성을 높이며 충돌하기 시작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의원들이 난투극을 벌이고 회의실에서 의자를 던지는 영상이 유포됐다.
그날 저녁 아미르는 기자회견에서 전당대회 상황이 악화되어 앞당겨 진행된 투표에서 마르디오노가 만장일치로 당대표로 선출되었다고 발표했다. 그는 해당 투표가 기표소를 통한 것이 아니라 참석한 당원들에게 공개적으로 찬성을 묻는 거수 투표로 진행한 후 의사봉을 두드려 마르디오노의 만장일치 선출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그 자리에 있던 마르디오노 역시 당규에 따라 비상상황에서는 지도부 투표를 패스트 트랙으로 신속히 진행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므로 자신의 선출은 당규가 허용한 합법적인 방식을 따른 것이라고도 강변했다.
그러나 PPP 자문위원회 의장 무함마드 로마후르무지는 마르디오노 당선 발표가 거짓이고 일방적이며 무책임하다고 일축했다. 로마후르무지 파벌은 9월 28일(일) 자체 투표를 실시해 아구스 수빠르만또를 2030년까지 5년간의 임기를 수행할 당대표로 선출했다.
아구스는 수락 연설에서 내부 분열이 민주주의 정당에서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정상 범주 안의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2029년 대선과 총선을 위해 당원들의 단결을 촉구했다. 자신의 선출이 최종적인 결과이니 이제는 미래를 향해 나가자고도 촉구했다. 로마후르무지는 아구스의 선출이야말로 당규에 따른 합법적 절차를 따랐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당대표로 선출된 마르디오노와 아구스 수빠르만또 양측 모두 각자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당대회 결과를 법무부에 제출해 승인받을 준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법무인권이민교정 조정장관 유스릴 이자 마헨드라는 양측 모두 지도부 구조를 자유롭게 제시할 수 있지만, 정부는 중립을 유지할 것이라는 다소 모호한 입장을 밝혔다.
유스릴 장관은 9월 30일(월) 정부가 PPP의 양측 신청을 모두 신중하게 검토하여 어느 쪽이 현행 규정에 부합하는지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PPP에 두 명의 당대표가 존재하는 이상한 상황이 곧 종식될 것이란 점만은 분명히 한 것이다.
국가연구혁신청(BRIN)의 정치 분석가 와시스또 라하르조 자띠는 PPP가 총선에서 일천한 지지를 얻어 원내 의석을 모두 잃고서도 당을 통합할 만한 유력한 인물이 없어 고만고만한 인사들이 힘겨루기를 벌여 갈등하며 자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작년 총선 당시 산디아가 우노 당시 관광창조경제부 장관이 PPP에 입당했지만 그 역시 대세를 바꿀 만한 역량을 보이지 못했다.
와시스또는 PPP 당원들이 마르디오노가 대변하는 당의 전통적 가치의 고수, 그리고 아구스가 대변하는 변화의 수용 사이에서 분열되어 있으며 이제 어느 세력이 승리하든 이번 내부 갈등으로 유권자들 사이에서 당의 신뢰도가 크게 실추했으므로 2029년 총선에서 PPP가 원내에 재입성하는 것은 더욱 요원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PPP의 두 파벌 사이 지도부 갈등이 장기화되면 2029년 선거 준비는커녕 지방의회 출마를 도모하는 인사들과 당원들이 각자도생해야만 할 것이라 전망했다.
지난 2일 CNN인도네시아에
따르면, 법무인권부가 무하마드 마르디오노를 통합개발당 공식 당대표로 인정하는 행정 명령을 발표했다. 이로써 당내 갈등을 종식시키고 PPP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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