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외무부 직원의 기묘한 죽음...유족들 재수사 요구
본문
범죄 현장 이미지
인도네시아 외무부 직원 아리아 다루 빵아유난(Arya Daru Pangayunan)의 가족은 기묘한 죽음을 맞은 아리아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이 개입해 줄 것을 촉구했다. 앞서 경찰이 타살 흔적이 없다고 결론지었음에도 불구, 가족들은 아리아가 살해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외 거주 자국민 보호를 담당해온 39세의 이 신임 외교관은 지난 7월 8일 중부 자카르타 곤당디아에 있는 자신의 자취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머리가 비닐과 노란색 덕트 테이프로 밀봉하듯 뒤덮힌 채 침대에 누운 상태로 발견됐고 방은 안에서 잠겨 있었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7월 29일 아리아의 죽음에 어떠한 타살 흔적도 없다고 발표했다. 그가 사망 전 번아웃 증후군을 보였다며 자살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자살이란 단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아리아의 아버지 수바리오노는 지난 8월 23일(토) 기자회견을 통해 수사 당국이 여전히 많은 핵심 의혹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한 상태로 사건을 종결했다며 대통령이 이 사건의 재수사를 명령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수기오노 외무장관에게도 같은 요구를 하며 진실을 밝혀 아리아와 그 가족들이 정의로운 판결을 받게 해달라고 덧붙였다.
아리아 가족의 법률 대리인인 니콜라이 아쁘릴린도는 경찰이 가족이 제공한 중요한 정보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성급한 결론을 내렸다고 비난했다.
사고 당시 아리아는 핀란드 헬싱키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관 발령을 앞두고 이를 위해 준비하는 중이었고 그는 물론 그의 아내와 두 자녀 역시 북유럽에서 보내게 될 미래에 한껏 들떠있었다. 진급과 해외 발령을 기뻐하고 자녀교육을 포함한 이주계획을 신중히 준비하던 사람이 갑자기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자살했다는 것은 상식과 논리를 벗어난 일이라고 니콜라이는 강변했다.
아리아가 사망한 후에도 그의 명의로 등록된 메신저 프로그램인 왓츠앱과 인스타그램 계정이 활성화된 흔적이 확인되었는데 이 두 계정 모두 그의 휴대전화에서 접속한 것이었다. 문제의 휴대전화는 경찰 조사 상 분실되어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는데 그는 경찰이 이런 의심스러운 점들을 모두 무시한 채 ‘타살혐의가 없다’며 사건을 종결했다고 지적했다.
그뿐만 아니라 가족들은 아리아가 사망한 다음 날 집에서 의문의 소포를 배달받았다. 소포에는 별, 하트, 프랑지파니 꽃 모양의 스티로폼 조각들이 갈색 봉투 안에 담겨 있었다. 이 소포 내용의 난해한 의미는 해독되지 않았지만 가족들은 아리아의 사망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경찰 부검 결과 아리아의 혈류에서 진정 효과가 있는 항히스타민제인 클로르페니라민 말레산염(CTM)이 검출됐다. 가족들은 알레르기 병력이 없는 아리아에게서 왜 해당 약물을 검출되었는지 이유도 경찰 수사로 밝혀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니콜라이는 이런 의문점들이 해명되지 않은 채 수사를 종결한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아리아의 부검 보고서에서 몸에 멍과 한쪽 눈꺼풀, 팔 안쪽, 입술 안쪽 등 경미한 상처가 발견되었다고 기재되어 있다. 이는 몸싸움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지만 경찰은 이러한 상처에 대한 만족스러운 설명을 하지 못한 채 시신 발견 장소인 방의 문이 안으로 잠겨 있었다는 것만으로 자살 취지의 결론을 내린 것이다.
유족은 또한 아리아의 얼굴을 덮고 있던 덕트 테이프가 아리아 본인이 한 것으로 보기에는 너무 깔끔하게 붙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자살하려는 사람들이라면 대개 가장 빠르고 가장 덜 고통스러운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렇게 듣도보도 못한 질식 방식의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은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난달 자카르타 경찰의 수사결과는 아리아의 사망 원인이 ‘상기도 폐쇄’이며 다른 사람의 개입 정황은 없다는 것이었다. 머리에 붙인 덕트 테이프에도 아리아 본인의 지문만 발견되었고 사망 전 아리아에게 가해진 신체적 또는 정신적 위협이나 폭력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당시 자카르타 지방경찰청 일반범죄수사국장 위라 사띠아 뜨리뿌뜨라 총경이 발표했다.
경찰은 CCTV 영상에서 아리아가 시신 발견 전날 저녁 자카르타의 한 쇼핑몰을 방문한 후 택시를 타고 외교부 청사로 가 옥상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포착되었다고 밝혔다.
아리아는 자정 무렵 옥상에서 한 시간을 보내며 거기서 벽을 오르려 시도하다가 하숙집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그가 왜 벽을 타려 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아리아의 이메일 기록을 분석한 결과 2013년과 2021년에 정신건강 서비스 관련 기관에 연락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 역시 자살 정황의 근거로 거론되었다. 8월 26일(화) 기자 회견에서 한 법의학 심리학 수사관은 그가 자살 의도를 암시하는 이메일을 여러 통 발송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수사결과를 발표하기 전까지
3주간의 수사 과정에서 아리아의 동료, 택시 기사, 하숙집 경비원 겸 주인, 그리고 아리아의 아내를 포함하여 최소 22명의 목격자를 심문했다며 충분한 수사가 이루어졌음을 강조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