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聯 총선 與 승리… 56년만의 정권교체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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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대89로 여당 과반 넘겨
野 선거결과 불복 시사… 후폭풍 예고
野 선거결과 불복 시사… 후폭풍 예고
이변은 없었다. 5일 치러진 말레이시아 총선 결과 집권연합 국민전선(BN)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말레이시아 독립 이후 56년간 집권해온 BN은 집권기간을 5년 더 연장하게 됐다.
하지만 야 3당 동맹인 국민연합(PR)은 투표일 전후 여권의 각종 부정행위를 확인했다며 선거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개표 결과 지역·인종·세대 간 갈등이 위험 수위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 사회통합 문제가 차기 정부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AF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6일 오전 개표 결과 나집 라작(59) 총리가 이끄는 BN이 133석, 안와르 이브라힘(65) 전 부총리가 이끄는 PR가 89석을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2008년 총선 때 BN은 총 222석 중 135석을, PR는 75석을 얻었다.
BN은 보르네오섬 사라왁주와 사바주, 말레이반도 남단 조호르주 등 농촌지역에서, PR는 페낭과 슬랑오르 등 도시지역에서 지지율이 앞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과 함께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BN은 12개주 중 8개주에서 승리했고, PR는 3개주에서 이겼다. 주의회 당선자는 BN 275명, PR 230명이다.
나집 총리는 선관위 발표 직후 국영TV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말레이시아 국민을 위한 원대한 어젠다를 갖고 있고 말레이시아인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PR 측이 제기한 ‘유령 유권자’와 ‘지워지는 잉크’ 등 부정선거 의혹들에 대해서도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유령 유권자’는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투표권이 없는 외국인에게 불법 신분증을 부여해 투표하도록 했다는 의혹이고, ‘지워지는 잉크’는 원래 투표 후 수일간 지워지지 않아야 할 투표지 잉크가 쉽게 지워져 정부가 선거 결과를 조작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그는 “국민의 결정, 국민의 뜻은 존중돼야 한다”며 “야권이 열린 마음으로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안와르 전 부총리는 총선 결과에 불복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선관위가 그간 제기된 부정행위에 대해 설명하기를 바란다”며 “논란이 있는 선거구에 대한 선관위의 해명이 끝날 때까지는 BN이 과반의석을 차지한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야권 지지자들도 페이스북을 검은색으로 꾸미고 대규모 거리시위를 제안하는 등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나집 총리는 이에 대해 “안와르는 물론 선관위에 항소는 할 수 있다”면서도 “(거리시위와 관련해) 우리가 성숙한 민주국가임을 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고 불허 방침을 내비쳤다.
나집 총리는 국민화합 프로그램에 착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자신이 2009년 취임 이후 말레이계 우대정책(부미푸트라)을 완화해 왔음에도 이번 총선에서 인구의 25%를 차지하는 중국계와 도시 지역 젊은 세대의 야권 지지성향이 뚜렷해졌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총선 결과는 분파주의 흐름을 보여준다”며 “이를 좌시한다면 국론 분열과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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