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37회 문화탐방기] 도심 정원 속에 숨겨진 박물관 ‘Museum Di Tengah Kebun Kemang’ > 한인니 문화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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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니 문화 연구원 [제 337회 문화탐방기] 도심 정원 속에 숨겨진 박물관 ‘Museum Di Tengah Kebun Kem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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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기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602회 작성일 2023-06-03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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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회 한인니문화연구원 / 제 337회 문화탐방기


도심 정원 속에 숨겨진 박물관

‘Museum Di Tengah Kebun Kemang’


한인회 한인니문화연구원 부원장 정윤희


"주사위는 던져졌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고대 로마의 정치인이자 군인, 성직자, 저술가였으며 서구권 황제의 시초가 된 인물인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Gaius Julius Caesar)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박물관에서 보게 될 줄이야. 별 기대 없이 방문했던 박물관에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떠올랐다. 4.000여 점의 컬렉션 중에서 나는 100점의 스토리도 몰랐다. 그리하여 내 손에는 한 달 전에 사두었던 두꺼운 박물관 책이 다시 들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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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ius Julius Caesar [출처: 박물관]


첫 번째 궁금했던 점은 개인 소유 박물관이라고 하니 도대체 설립자가 누구인지, 어떤 분이길래 2013년 자카르타 우수 박물관으로 선정되고 DKI 지방 정부로부터 두 번 상을 받을 만큼 멋진 박물관을 소유할 수 있었는지, 얼마나 많은 유물을 보유했고 어떻게 유지했는지, 또한 인도네시아 재벌가인지도 알고 싶었다. 


박물관 설립자는 중부 자바 출신의 샤리알 잘릴(Sjahrial Djalil,1940-2019 / 79세 별세)씨이며 30대부터 취미로 유물 수집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Universitas Indonesia(UI) 졸업하지 못한 채 1965년부터 6년 동안 광고 회사 Inter Vista에서 근무했다. 1971년 자신의 광고 회사 Ad Force Inc 회사를 설립했으며, 그의 주거래 회사는 Hero , Indomilk, Gucci , Lanvin , Hong Kong Tourist Association , Chase Manhattan Bank 등 이었다. 


1975년도에 그는 멘뗑(Menteng) 지역에 거주하고 있었고 수집품이 늘어갈수록 집안에 놓아둘 자리가 부족하여 더 큰 부지의 공간을 찾아다녔다. 1976년 끄망(kemang) 지역에 총면적4.2헥타르의 부지를 매입한다. 그 당시 땅 소유주는 매입자를 찾지 못해서 애를 먹고 있던 터였다고 한다. 도면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부지 입구가 목이 긴 도자기처럼 생겼기 때문이었다. 박물관 방문 시 입구가 잘 보이지 않아서 지나칠 뻔한 경험을 되돌아보면 땅 주인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그리하여 숨겨진 박물관이란 별명이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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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도면 [출처 박물관] 


부지를 매입하고 건축업자를 불러 설계도면을 만들고, 건설 자재 물색을 하고, 건축 허가를 받고 여러 가지 필요한 준비를 1978년까지 했다. 부지가 워낙 넓다 보니 자제들을 폐건물에서 찾았다. 벽돌 중에 가장 튼튼한 벽돌은 빨간색 벽돌이다. 찔리웅(Ciliwung) 강 부근 폐건물에서 65,000개의 벽돌을 구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폐건물은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에 VOC에서 사용했던 건물이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Jati tua 나무들을 수집하고, 부낏 두리(Bukit Duri) 지역의 여자 교도소에서 사용되었던 100개의 경첩을 가져왔다. 


인도네시아 독립 후 부낏두리 여자 교도소는 1968년 인도네시아 정부가 정치범을 수용하기 위해 사용했다. 인도네시아 여성 운동가들(Gerwani)과 인도네시아 공산당(PKI)의 인사들이었으며, 1984년 여성 교도소는 수용 인원 초과로 인해 해체되었다. 박물관 입구 큰 대문의 1m 길이의 경첩은 Solo 지역에서 특별 주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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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정문 [출처 riyardiarisman.com] 


1979년에서야 박물관 건물 공사가 시작되었다. 처음부터 박물관을 목적으로 만들지는 않았다고 한다. 공사를 하다 보니 빨간 벽돌이 모자라서 3주 동안 공사가 멈추었고 1896년 지어진 기상관측소 건물이 마침 허물고 있어서 빨간 벽돌을 가져다 사용했다고 한다. 


1980년 10월 1일 드디어 그토록 바라던 입주를 했지만 더 커다란 문제가 남았다. 부지 총면적 4,200제곱미터에서 박물관 건물은 700제곱미터이고 나머지 3,200제곱미터로 전체 토지 면적의 85% 부지를 어떻게 꾸며야 할지 걱정이었다고 쓰여 있었다. 박물관을 유지하는 비용보다 휠씬 많이 들었다고 한다. 


박물관 뒤뜰 정원 이름은 이 박물관에서 가장 값비싼 동상의 이름을 따서 가네샤(Ganesha) 정원이라고 한다. 이 정원에는 136개의 꽃꽂이 시리즈가 있고 1,200그루 이상의 야자수, 56개의 코코넛 나무 등이 있다고 하는데 나의 눈에는 그저 다 같은 꽃으로 보였다. 가네샤 정원에는 다양한 크기의 돌이 109개가 있고 서부 자바에서 석화 되어 화석이 된 나무가 51개 흩어져 있다고 한다.


문화 탐방을 진행하기 전, 사전답사로 내가 방문했을 때 가이드가 힘들었는지 가네샤 정원에서 우리에게 자유시간을 주며 각자 보라고 하였다. 나는 아직 어디에 51개의 화석이 있는지 찾지 못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나의 눈과 카메라 화면으로 보이는 가네샤 정원의 색감은 환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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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네샤 정원 [출처 한인니문화연구원 정윤희]


문화 탐방 당일 오전 나는 당황했다. 이 박물관의 특징은 사전예약을 해야만 방문 가능했고 박물관 가이드가 직접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시작 시간 9시 반을 훨씬 지나 10시가 되어가는데도 가이드는 오지 않았고 박물관 문은 열리지 않았다. 우리는 입구 안쪽 박물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내가 아는 지식을 총동원해서 30분가량을 박물관 역사와 자카르타 수도 이름의 변천사, 박물관 입구에서 60m 걸어오면 만나게 되는 드바라팔라, 인도네시아의 네덜란드 식민지 시대 등에 대해 관하여 설명을 했다. 


설명을 하던 와중에도 걱정이 밀려왔다. 혹시나 가이드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나 했던 나의 예감은 적중했다. 다행이도 10시 조금 넘은 시간에 박물관 운영자들이 문을 열어주었다. 가이드가 오는 중이니 먼저 들어와 살펴보라고 하였다. 다행히도 나는 책 안의 300여 점의 내용을 파악하고 있었던 터라 직접 설명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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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arapala [출처 한인니문화연구원 정윤희] 


대문을 지나 마치 신부를 위한 길처럼 아름다운 60미터의 긴 길을 따라오면 박물관 입구 앞 중앙에서 처음에 만나게 되는 드바라팔라(Dvarapala)가 있다. 드바라팔라는 힌두교, 불교, 왕궁 등 종교를 가리지 않고 사원의 문이나 출입구를 지키는 수호자이다.  박물관 내부는 17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방마다 전시된 수집품에 따라 지어진 이름이 있다. 60-70여개 나라의 컬렉션이 있다고 하는데, 박물관에서 개인에게 자유로운 시간을 준다면 나는 분명 세어 보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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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ara Indra 19세기 서쪽 자바 수집품 [출처 박물관] 


박물관 입구 문 옆 양쪽에는 큼직한 나무로 만든 벽걸이 와양 판넬이 있다. 힌두교에서 하늘의 왕인 날씨의 신이자 천둥을 다스리는 바따라 인드라(Batara Indra)와 바람의 신으로 불리는 바따라 바유(Batara Bayu)가 있다. 


바따라 인드라는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와 동일시된다. 인도네시아 와양(Wayang) 스토리는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현존하는 기록상 가장 오래된 메소포타미아의 신화가 여러 나라로 퍼지면서 신들의 이름이 변화한 것이라는 어느 교수님의 말이 떠오른다. 인도 힌두교의 첫 번째 대서사시 라마야나와 두 번째 만들어진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마하바라타의 주인공들을 공부하다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박물관 가이드는 대학에서 인도네시아의 역사학을 전공했다고 했다. 함께 점심을 먹으며 마하바라타에 관해 간단하게 설명을 부탁했는데 본인도 끝까지 못 읽었다고 해서 웃었다. 그만큼 광범위한 이야기라는 뜻이다. 마하바라타 이야기를 알고 나면 재미있는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대서사시 중간중간에 있는 이야기는 전에 문화 탐방을 진행했던 F.widayanto 도자기 갤러리의 조각상 스마르(Semar)와 두루빠디 여신(Dewi Drupadi)의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었다.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옛날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재밌는 부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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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ro Blonyo [출처 박물관]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면 19세기에 만들어진, 자신들이 신의 후예라고 믿는 자바 지역의 로로 블로뇨(Loro Blonyo) 목각 상이 방문객을 반긴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다 아는지 사전 답사 시 동행했던 친구가 내게 설명을 해줬다. 한국의 원앙과 같은 뜻을 가지고 있다. 


한 쌍의 자바 신랑 신부 목각상은 ‘둘이 함께’ 라는 의미이며 중부 자바와 동부 자바 사람들의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쌀의 여신이자 다산의 여신이 데위 스리(Dwi Sri)와 남편인 라덴 사도노(Raden Ssadono)에서 유래되었다는 말도 있다. 부부 침실을 장식하거나 결혼식장에서도 사용한다고 한다. 로로 블로뇨 목각상은 행복, 번영, 충성 및 안전의 상징으로 행운을 가져다주고 가정생활이 영원히 지속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나는 4천여 점의 수집품 중에 어떤 것을 문화 탐방기에 담아야 할지 고민이다. 알리고 싶은 컬렉션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박물관 관리자는 3개월에 한 번씩 수집품의 위치를 바꿔주기도 하고, 정원으로 옮겨 두기도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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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rdinand II [출처 박물관] 


17세기 초, 오스트리아의 페르디난트 2세 (Ferdinand II) 황제의 초상화가 있었다. 그는 로마 제국 황제이자 오스트리아 대공, 보헤미아의 왕, 헝가리와 크로아티아의 왕이었다. 재위 기간 30년 동안 많은 전쟁을 하고 승리를 했던 왕이지만 후세에 암군이라 불리며 평가는 좋지 않다. 그의 능력이 출중했기보다는 그와 결탁한 가톨릭 동맹에 훌륭한 인물이 많았기 때문이라 한다. 그는 가톨릭 교회 재산을 복구시킨다는 명령을 내리며 개신교를 가혹하게 탄압했다. 스웨덴 왕 구스타프 아돌프의 침입으로 그의 기도는 좌절되고 전쟁 중에 사망했다. 초상화 속의 그의 얼굴이 인자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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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e [출처 박물관] 


19세기, 이탈리아의 니케(Nike) 동상은 그리스 신화 여신으로 정복과 승리의 여신이다. 로마 신화의 빅토리아에 해당한다. 승리의 여신이라는 믿음 때문에 고대 그리스 선박에 자주 그려졌다. 미국의 유명한 스포츠 용품 회사 나이키(Nike)는 승리의 여신 니케에서 회사 이름을 따왔다. 나이키 사의 로고도 니케 여신의 날개에서 영감을 받아 고안된 것이라고 한다. 미국의 육군 미사일에도 승리의 여신 이름을 따서 나이키 미사일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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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dhisatwa Wajrapan [출처 박물관] 


박물관 소장 수집품 중 두 번째로 값비싼 수집품인 9세기 중부 자바의 금강수 보살상(Bodhisatwa Wajrapani)이다. 높이 121cm, 너비는 105cm이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박물관 설립자 샤리알 잘릴께서 오스트리아에 소지하고 있던 2개의 아파트를 팔아서 구입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어로 표기된 불상 명을 오랜 시간 인터넷 검색하여 한국에서 불리는 이름이 '금강수 보살'이라는 것을 알았다. 손에 금강저를 지니고 있는 불교의 수호신 또는 성불하고자 수행하는 사람, 금강 같은 신심과 흔들림 없는 정진으로 수행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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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bawa 토우 [출처 박물관] 


롬복 섬(Pulau Lombok) 옆에 있는 숨바와 섬(Pulau Sumbawa)은 롬복 섬 크기의 3배의 면적을 자지고 있고 마자파힛(Majapahit) 제국의 종속국이었다. 숨바와의 천연자원 때문에 자바, 발리, 마카사르, 네덜란드, 일본 등 외부 세력의 침략을 자주 받았다. 이 때문인지 19세기 숨바와의 토우는 역사적, 문화적으로 수수께끼 수집품이다. 


이 토우는 숨바와의 무덤에서 발굴된 부장품으로 숨바와의 건조한 기후 조건이 토우가 손상되지 않고 온전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 토우의 자세와 얼굴을 보면 이집트 동상의 느낌이 나고 토우가 입고 있는 옷은 이집트에서 미라를 감쌌던 면과 같은 종류의 면이다. 지금까지 이 토우의 기원이나 숨바와의 인류학적 역사에 대한 가학적 조사는 없었다고 한다.  스토리를 알기 전까지는 평범한 흙으로 만든 인형 같았는데 알고 나니 달리 보였다. 이래서 박물관 컬렉션은 역사를 알고 봐야 재미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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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모나이트 화석[출처 한인니문화연구원 정윤희]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만 보았던 기원전 2억 3천만 년 된 중생대의 트라이아스기와 백악기 사이에 끼어 있던 쥐라기 시대(Jurassic Period)의 암모나이트가 내 앞에 있다니, 다시 한번 박물관의 수집품에 환성이 나왔다. 달팽이 모양의 나선형 껍질을 갖고 있었으나 형태는 오징어류에 가까웠다고 하는 암모나이트 화석은 높이 49cm, 너비 47cm 로 작지 않은 크기였다. 다만 아쉬운 점은 주차하는 공간의 구석에 있었다는 점이다. 사전 답사하는 당일 한 시간 정도 일찍 도착한 나는 이곳저곳 외부를 돌아다니다가 이 화석을 발견했다. 이렇게 오래된 암모나이트 화석이 이런 대접을 받는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마지막으로 박물관의 트레이드 마크이자 인도네시아인이 가장 좋아한다는 가네샤(Ganesha)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인도 신화의 3대 신, 창조의 신 브라흐마(Brahma), 보전 유지와 평화의 신 비슈누(Visnu), 파괴의 신 시바(Shiva)는 기억해 두도록 하자. 


코끼리 머리를 하고 인간의 몸을 가지고 있는 가네샤는 파괴의 신 시바와 시바의 아내인 빠라와띠(Parwati 또는 Parvati)의 아들이다. 사실 가네샤가 처음부터 코끼리 머리인 것은 아니었다. 가네샤의 어머니인 빠라와띠가 목욕을 하던 중 누군가 자신에게 위해를 가할까 걱정되어 신체 일부를 떼어 아들을 창조했는데 이 아들이 바로 가네샤다. 


당시 시바는 출타 중이었고 빠라와띠는 가네샤에게 자신이 목욕하는 동안 아무도 출입하지 못하게 하라고 명령했다. 아버지가 시바인지 몰랐던 가네샤는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 시바 신의 출입조차 막았다. 아내가 만든 아이인 줄 몰랐던 시바는 화가 나서 가네샤의 목을 잘라버렸다. 목욕을 마치고 나온 빠라와띠는 죽어 있는 아들을 보고 화가 나서 그녀의 다른 아바타인 두르가(Durga)로 변하여 모든 것을 파괴하였고 그로 인해 땅이 흔들렸다. 그때 충격으로 스리랑카가 인도에서 떨어져 나왔다는 설도 있다. 


아내의 화를 누그러트려야 했던 시바는 밖으로 나와 제일 처음 만난 죽어 있는 코끼리의 목을 베어 가네샤의 몸에 붙이고 생명을 불어넣었다. 그래서 가네샤는 갖가지 장애를 걷어내고 사업을 번창하게 하며 학문의 성취를 이루어 주는 지혜와 행운의 신으로 섬겨진다. 그 외 가네샤에 대해 여려 가지 신화가 존재하고 조금씩 다른 이야기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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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nesha [출처 한인니문화연구원 정윤희] 


Museum Di Tengah Kebun Kemang에서 가장 비싼 수집품은 9세기, 중부 자바의 가네샤 조각상이다. 정원 한가운데 멋진 모습의 가네샤는 높이 173cm, 너비 130cm이다. 나보다 키가 크다. 정원 지킴이인 이 가네샤는 자바 고전 시대의 가네샤 조각 중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조각자들이 작업을 완료하지 못한 미완성 조각상이다. 이 가네샤를 수집하고 싶었던 설립자 샤리알 잘릴씨는 가네샤가 있던 지역에 학교를 설립해 주고 교환식으로 가지고 왔다고 한다. 책에는 나오지 않는 가이드의 말이었고, 가격이 얼마인지는 모른다. 확실한 것은 금강수 보살상 보다 비싸다는 것이다. 


위에 소개한 내용 외에 고대 이집트 여신 이시스(Isis), 2005년 유네스코의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크리스(Keris), 인도네시아 국장이며 비슈누 신의 교통수단, 인도네시아 에어라인 로고인 가루다(Garuda), 마하칼라(Mahakala), 아가스티야(Agastya), 시바 사원 오른쪽 문지기이며 시바 신의 운송수단인 난디스와라(Nandiswara), 인도네시아 남술라웨시의 또라자 족의 마을 입구를 지키는 장승, 독일 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빌헬름 빅토르 알베르트(Friedrich Wilhelm Victor Albert) 2세의 초상화, 비슈누의 아바타로 간주되는 크리슈나(Krishna), 라마야나(라마 왕자의 모험기)에서 라마 왕자를 도와 시타를 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원숭이 군대의 대장 하누만(Hanuman), 중국의 청나라 자기, 한나라 자기, 명나라 자기, 그리고 우리의 조선시대 자기 7점, 은으로 만든 식기들, 인도의 공주들이 가지고 놀았던 상아로 만든 과일 미니어처 등등 정말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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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들과 함께 한 Sjahrial Djalil  [출처 indonesia-az.com] 


박물관 설립자 샤리알 잘릴씨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거나, 숨어있는 미지의 사내이고 싶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후세에 값으로 매길 수 없이 귀한 수집품을 남긴 그를 알리고 싶었다. 그래서 그의 젊은 시절의 온유하고 환한 모습의 박물관 안 액자에 그의 사진을 싣고 싶었는데 인터넷 검색에 그 사진이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 


남아 있는 사진은 그가 파킨슨병으로 투병 생활을 하면서도 방문객을 맞이했던 휠체어를 탄 할아버지의 모습의 사진과 화가 난 듯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사진만이 남아 있었다. 그는 평생을 싱글로 살다 떠났고 지금은 그의 동생이 박물관 운영을 하고 있다.  그는 불법 및 위조품을 받고 싶지 않아서 증빙된 런던의 경매소 Kristi Auction Center나 직접 방문해서 구입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수집한 컬렉션이 잘 보존되어 여러 사람들에게 역사적 자료로 사용되길 원했다. 


샤리알 잘릴씨의 묘는 뒤뜰 넓은 정원 한편에 예쁘게 이슬람 글씨가 새겨진 비석과 함께 모셔져 있었다. 나는 두 손 모아 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 덕분에 세계 일주를 하듯이 여러 나라의 역사와 전설에 대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생전 그가 바랬던 후손을 위해 그의 소장품을 남긴다는 큰 뜻을 존경한다. 문화 탐방에 참여하신 헤리티지 3기, 7기 여러분과 더운 날씨에도 끝까지 귀 기울여 들어준 모든 참가자들께 감사드리며 우리 한인회 한인니문화연구원이 계속 교민들과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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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참가자(왼쪽 1차 참가자, 오른쪽 2차 참가자) [출처 한인회 한인니문화연구원 ] 



[감수] 사공 경

[참조] 

Museum Di Tengah Kebun Kemang 책자

https://www.britannica.com/topic/Ganesha

https://indonesia-az.com/wisata-jakarta-cerita-museum-di-tengah-kebun/

https://www.konde.co/2016/05/jejak-penjara-perempuan-pasar-mester.html/

https://www.riyardiarisman.com/2016/06/museum-di-tengah-kebun-masa-lalu-di.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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